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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테러> 공연후기 : 간만에 본 진국같은 소극장 공연이었습니다.
spitzbz 2010-12-19 오후 8:48:15 888   [0]
 
 
(공연에 대해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하면 공연 다 본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무도 공연보러 오실분이 없을것같아
공연에 관한 구체적설명은 가급적 줄이고, 간단한 소개와 개인적 감상평 위주로 나열하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영화나 공연이나 그냥 아무 사전적지식없이 보러가는게 제일 맛있게 공연보는 방법이라는것이 저의 개인적 노하우입니다.)
 
오늘 대학로에서 서울테러 4시공연 연극을 관람하고 오자마자 집앞 피씨방에서 공연후기를 남깁니다.
어제 컴퓨터의 브레인이나 다름없는 CPU 칩은 생전처음 청소하다 실수로 컴터가 사망하는 사건이 생겨서
집에서 후기를 남길수없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목적은 공연을 보고 난 후의 여흥(?)이 가라앉기전에
글을 남기고 싶어서입니다.  글남기는게 뭐 대수냐 하겠지만, 임팩트가 강해서 끝난후의 되새김질이 강한
작품은 꼭 글로 남겨서 다른분께도 홍보하고싶고 글로 생각을 남기길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입니다.
 
불필요한 사설이 길었네요. 공연의 스토리는 간략히 말하자만 청년실업자 문제에 대한 사회고발과 그로 인한
희곡적인 설정과 사건들입니다. 청년실업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분명 경제불황으로 일자리는 줄어들고 인력은
넘쳐나는 서울을 중심으로한 대도시의 취업난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고, 전세계적인 대도시의 사회문제겠죠..
그러기에 대부분은 자신의 꿈을 하향조정하고 적당한 선에서 생계를 유지할 직업을 갖고 적당히 살아가는것이고
계중에는 자신의 꿈을 굽히지않고 경제력이나 기타 주위의 냉대등을 감수하며 꿈을 향해 계속 달려나가며 사는
이들도 극소수지만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황장복은 대학원까지 나온 긴 가방끈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좋은 대기업(?)일거라 추정되는 그런 꿈을 향해 계속 취업준비생(또는 백수)으로 5년째 고생중입니다.
사실 제 주위에도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친구들이 많습니다.
대학나왔다고 그렇다고 좋은 대학도 아님에도 내 있을곳은 좋은 대기업이다 생각하여.. 또는 공무원이라 못박고
몇년째 고생하지만.. 뒤늦게 세월이 너무지나 적당한 선에서 취업하려해도 이미 신입도 아니고 경력도 아닌
어정쩡한 취업에 목마른 백수로 보이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되는 그런 케이스..
 
<서울테러> 공연에서  주인공 황장복의 주절이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좌절은 이미 저의 주변지인들에게서 지겹도록
들어왔던 그것과 전혀 다를바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무작정 못들어주겠다 그런것은 절대..전혀
아니었습니다. 남들못지않게 열심히 살아와도 인구가 넘쳐나는 대도시 서울에서 좋은 직장(?)을 구하기는 결코
실력만으로 되기 어려운일이서 적당한 행운도 따라야하고, 적당한 인맥(?)도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살아온 짧은 인생경험에 의하면요..
멀찍이 떨어져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백수의 고뇌를 구경하다온거나 다름없는 저였지만, 제 인생도 그렇게 어디 내놓을 건 없습니다 ^^  그저그런 대학다니다 나름 음악에 대한 꿈이 있어 외국에서 공부도 하다왔지만 짧게 포기하고,
다시 대학을 마치고나와 일단 꿈을 이룰때까지 밥벌이는 하자고 들어간 이름없는 직장에서 하루이틀 일년이년 버티다
회사에 젖어들어 벌써 7년째 다되가는.. 그런 흔하디 흔한 직딩스토리죠.. ^^ 그래도 꿈이 아직 완전히 사그라들진않아 온갖 국내외 콘서트니 공연이니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관객으로서의 역할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아, 저도 황장복과 같은 나이입니다. 칠십팔년도생... ^^
그래서, 황장복의 모습을 보며 많이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내가 꿈을 굽히지않고 살아왔다면 그의 모습이 지금 내모습일수도..
저 퀘퀘묵은 자취방이 지금의 내 방일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자취방무대 참 리얼하게 잘 꾸며놓았더군요. 저도 고등학교 졸업이후 대학 유학 직장생활 포함해서 원룸 자취생활만 10년넘게 해와서 남자자취방이라면 몸서리치게 잘 압니다. ^^   거기에 계속 지나가는 지하철소음까지 더해져서 정말 리얼하고 훌륭한 무대연출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뒤에서 계속 영사기로 지하철 영상을 틀었다 껐다하시는분도 정말 수고하셨구요
그 효과는 소극장공연장의 묘한 훈훈한(?) 매력에 플러스알파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연극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무대장치와 셋팅효과(?)도 무척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기에 그냥 좋았다 라고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글솜씨가없으니 원..
백수 황장복의 아리따운 여자친구 김효선님도 짧은 시간동안 몇번이나.. 4번이었나?? 복장을 갈아입고 나오시느라 고생하셨을텐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장면을 재현하는 당연히 무척 효과적이었던것 같습니다.  과거재현시의 그 바랜 노을빛이 나오는 조명효과도 정말 아름다웠구요.
 
세상에 어떤 지고지순한 여친이 백수를 위해 5년을 기다릴수 있을까요? 극이어서 오래된 여친의 설정이었겠지만 요즘같아서 백수와는 아예 상종을 하지않는 세상인데.. 제 입사동기들은 직장을 얻었음에도 지방에서 서울로 취직해서 자주 못보게됐단 이유만으로 굿바이~ 달링~ 을 선언하고 동기들 눈에서 눈물나게 하던데.. 하물며 백수로 몇년째 근근하는 남친을 위해 월세까지 대주며 자신은 계약직 서무보조로 일한다면
그런 여자는 요즘세상에서 퀸오브엔젤스 입니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리부모님세대에는 그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실제로 가능했던것이 부모님 말씀대로 그 시대엔 사람과 사람간의 정도 있었고, 능력이나 돈보다
더 가치있는 그 무언가가 존중되는 사회였으니까요.. 지금처럼 결혼알선 회사나 중매전문회사같은게 있지도 않았겠지만, 또 공무원이나 은행원이나.. 그런 곳에 취업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은 시대여서 그럴수도 있겠죠..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한 서울때가 아직 덜묻은 김진용님은 홍성인님만큼 훌륭한.. 연륜있는 연기를 보여주셨던 것 같습니다.
대학로의 공연이 주로 사랑과 우정.. 코믹관련 공연이 많기에 어두운 소재의 연기를 볼 기회가 좀처럼 많지않지만, 주인공 두분의 연기를 보며 아.. 정말 연기란 이런거구나 하는걸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하찮은 하나의 관객이지만 이런저런 연극 계속 보다보면 타임킬링용인지 초짜배우인지
어설픈 연출로 급구성된 공연인지 어느정도 감이 옵니다..  하지만 <서울테러>는 오랜만에 본 소극장연극중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진국같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드네요. 그래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개인사까지 설파하며 글을 적고있습니다만..
보통 연인이나 친구끼리 보는 연극에서 사회풍자극이나 어두운 취업난 얘기를 보고싶어하진않겠지만.. 다양한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연극에 더불어 극시작전 모리슨호텔이란 밴드의 보컬 남수한님의 쇼케이스 공연까지 곁들여 감상할수있는 좋은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못할것 같습니다. 사실 모리슨호텔도 모르고 곡도 처음이지만.. 공연과 어울어져 참 좋았습니다.
처음엔 누구인지 모르나 뚜렷하게 기타코드 잡는 것이나 하루이틀 부르지않았을것 같은 아름다운 보컬음색에 빠지다보니.. 그냥 극단배우분중 기타좀 치는 분이겠지..하는 저의 짧은 생각이.. 아~ 이분 분명 어떤 밴드하시는 전문음악인이신가보다 하게되더군요.
그러는중에 나오는 밴드 소개와 앨범홍보..  약간 슬픈 대사로 소개하셔서 가슴찡했지만.. 무대끝나고 나오는 중에 앨범이 어디서 파는지 찾으려다 극단배우분들?  준비요원?? 분들이 적당한 거리마다 서서 인사배웅해주시는 황송함때문에 입장할때나 퇴장할때나 기분은 너무너무
좋았지만 왠지 그럴만한 대접(?)을 받을 만한 본인이 아니라 생각되어 뻘줌하게 도망치듯 나오느라 앨범을 구경도 하지못했어요..  어디서 팔고있던거죠??   
 
계속 삼천포로 빠지는 후기입니다만.. 마지막에 끝내 서울을부수겠다는 그 다이나마이트.. 결국 터지지도 않고 꺼져버리는것이.. 정말 장난으로 그런건 분명아닐테고.. 심오한 뜻(?)을 담은 그 조그만 개인의 사그라듬을 의미하는것이었을것 같았는데..  느끼는바가 많았습니다.  마지막에 극이 끝나고 배우분들이 인사를 하시는데 너무 극에 몰입하신건지 아님 지치신건지..  많지않은 관객에 실망하신건지.. 표정이 좋지않으셨던것 같았는데 조금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공연에서의연기는 정말 최고셨습니다!!
그렇게 어두운 소재의 연극임에도 시종일관 유머코드를 자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계속 이끌고 갈수있었던것은 두 주연배우님들의 연기력때문이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중간의 짱깨집 배달원 역할을 해주신 유재성님도 말그대로 약방의 감초였구요..
아이돌 댄스실력까지 완벽히 재현해주실때는 기립박수라도 치고싶었는데.. 너무나 얼어있는 관객분위기탓에 꾹꾹 참고있었습니다. 아마 다른 관객분들도 다 저같은 생각이셨을듯 싶습니다. 맨앞 오늘쪽의 여자분들 세분은 정말 열심히 박수치고 응원하면서 람해주셨는데 마 저는 그러지 못해 후회스럽네요 ^^  그럼춤은 얼마나 연습하면 터득할수있나요?
 
좋은 공연을 관람하고 나면 가슴이 뿌듯해져 또 한주간 버티며 살아나갈 무언가의 힘이 솟아납니다. 내일부터 또 평범한 대부분의 직딩들은 터에서 열심히 뛰겠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언젠가 또 좋은 작품을 만날 기대를하며 아가지않나 싶습니다.
 
잠깐 인터넷을 조회해보니 정범철작가님이 만드신 작품중 <삼겹살굽는이야기> 작품이있던데, 작년 겨울인가? 무척 재밌게 보았던 작품이라 제서야 그때와 비슷한 분위기의 느낌이라는 개인적인 감상이 들었습니다. 더 좋은 작품들도 많지만요..
 
좋은 작품과 미니쇼케이스 잘보고 왔습니다. 
모든 공연관계자분들과 배우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짧게나마 글로 전합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십시요~  꾸벅..
 
PS. 몇달전인가.. KBS프로그램 <3일> 이라는 다큐프로그램에서 배우세상 소극장 모습이 나왔던 것을
봤는데.. 드디어 오늘 가보았네요.  그 공연장 2층에 있는 피씨방이 나름 제 단골 대학로 피씨방인데...
거기서 알바하던 친구..배우분이 그 극단배우중 한분이 알바하던 것이었더군요.. 그래서 혹시 오늘 공연보러
가면 그 친구도 있지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앞에서 인사하며 입장을 반겨주시던 스탭중에는 안계시더군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자기가 싫어하는것 열가지를 해야한다고 했던 다큐 인터뷰내용이 오랫동안
머리속에서 잊혀지지않았거든요.. 저는 그 싫어하는것 열개를 못채우고 포기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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