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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류의 싸움이 좋다 주먹이 운다
patros 2014-02-26 오후 5:14:05 143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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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밑바닥 인생들... 

 

나는 밑바닥 인생들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그 거친 느낌, 정제되지 않은 듯한 삶의 파편들...나는 또 연약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는 것들에 맘이 간다. 그건, 내가 못나고 보잘 것 없고, 가진 게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태식...

권투 은메달리스트, 실패한 사업가, 한 아이의 아버지...그가 가진 이력의 전부다. 파산으로 인해 가족들과도 이별한 그에게 남은 건, 오직 두 주먹뿐...쾌쾌한 방구석으로부터 대도시 뻥 뚫린 광장으로 내몰린 태식은 그래서 마치 올가미에 걸린 짐승과도 같이 불안과 공포에 떤다.



상환...

불량배, 양아치, 건달...날치기, 퍽치기 등...주먹이운다에서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은 모두가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청년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다. 사회에 나가 자신의 꿈을 펼치거나 대학에 들어가 학문에 정진해야할 나이지만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그가 갈 곳은 넓은 서울, 그 어디에도 없다.


주먹이 운다...Crying Fist

격투기의 파이터들은 다져진 근육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도 화려하고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의 등장과 함께 불꽃튀는 접전, 뭔가 모를 짜릿함과 그 뒤에 찾아올 카타르시스를 기대한다. 그러나 영화<주먹이 운다>는 우리를 배신하고 우리의 기대를 무너뜨린다. 상대하는 두 선수 모두가 연약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이팅으로 불타올라야 할 그들의 주먹은 이미 울고 있다.




<주먹이운다> 이태백, 사오정. 그들의 우울한 대결...

이 사회에는 이태백과 사오정들이 넘쳐난다. 그들이 가진 건, 오직 굳은 살 박힌 두 개의 빈 손뿐...불끈 쥔 두 주먹으로 뭔가를 하려해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해서 그들은 사회의 병이 된다. 사회는 이들의 병을 치유해야 하지만 사회는 그럴 능력도 그리고 의지마저도 상실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태식(최민식)과 상환(유승범)...그리고 그들의 어두운 과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우울하고 상스러워 보이는 삶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싶어진다. 마치 지하철에서 만나곤 하는 앵벌이들을 대할 때처럼, 중산층이란 허위로 얼굴을 가린채...우리는 나의 삶이 그 보다는 낫다는 사실에서 오는 우월감으로 만족스러워한다.





주먹이운다...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그래서일까 주먹이 운다에서  카메라는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인생들을 신이 불쌍한 중생들을 내려다보듯 위에서 아래로 내리 찍어댄다. 그러자 태식이 말한다. 전두환, 노태우보다 우리가 더 낫다고. 더 훌륭하다고, 그러니 우리한테 이러면 안된다고... 이건 마치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모든 소시민들의 바램처럼 들린다. "우리한테 이러면 안돼지, 누구때문에 이 나라 이 경제가 이 만큼 발전한 건데, 우리 때문에 잘 먹고 잘사는 니들 우리한테 이러면 안돼" 라고...

그러나 현실은 변화되기 힘든 것. 맨주먹 하나 밖에 없는 인생, 왠종일 길바닥을 온 몸으로 쓸고 다녀야 겨우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개미같은 인생들에겐 딱 하루치만큼의 울분 만이 남는다.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닌데, 살기 싫어 삶을 포기한 것도 아닌데 세상은 이들의 삶을 벼랑끝으로 몰고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궁지 몰린 사람들끼리 서로 지살겠다고 상대방의 등을 치는 묘한 형국을 연출한다. 물론 이렇게 아둥바둥 치고박고 하는 것들이 윗분들 보기에는 애들 장난처럼 느껴지겠지만, 어쩌랴 이것이 이땅을 살아가는 그리고 이땅을 지탱해나가는 밑바닥 인생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것을...



<주먹이 운다> 밴댕이이에게도 지켜야 할 자존심이 있다.

결국 삶의 막다른 곳까지 다다른 두 사람은 마지막 몸부림을 친다. 삶은 구차하더라도 털끝만큼의 자존심마져 짖이겨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인왕전에 참가한 두 사람. 그 동안의 노력에 보답하려는 듯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하나의 산꼭대기 끝에는 하나의 정상 뿐. 두 사람에게는 피할 수없는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권좌를 위해 두 사람은 죽을 힘을 다해 서로에게 주먹을 날린다. 그러나 시원스런 카운트 펀치가 작열해도 마음은 전혀 통쾌하지가 않다. 왜려 두 사람의 뒷모습에선 왠지 모를 그리움이 묻어난다. 엑스트라가 부족한 건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건지, 링 주변엔 아무도 없는 듯하고. 적막함과 고독이 그 사이를 가로지른다.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끝까지 사투를 이어나가는 두 인생에게서 우리는 멋지다 보다는 쓸쓸하다. 흥미진진하다 보다는 슬프다 라는 감정이 읽게 된다.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는 어김없이 찾아오고 점수가 그들의 노력을 채점한다. 승자와 패자는 결정되었지만 그 누구도 승자일 수 없고, 또 그 누구도 패자일 수 없다. 모두가 진정한 인생의 승자이며 이들이 다시 찾은 것이 바로 가족애라는...다소 상투적인 결말로 영화<주먹이운다>는 끝을 맺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이와 같은  보상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내 자신이 그와 같은 것들로부터 위안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지닌 작고 작은 소시민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주먹이운다...


사족

복싱규칙의 나열이나 실제 현역 아나운서의 기용등은 왠지 모르게 낯설은 느낌을 가져다준다. 어짜피 영화라는 것이 화면을 통해 걸러진 현실, 또는 환상이라 볼 때, 이러한 구성은 현실과 환상 사이의 충돌을 일으켜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해 가던 관객들에게 '화~악' 깨는 느낌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평면적이고 수평적인 스토리 구성은 관객들이 쉽게 결말을 짐작할 수 있게 하여 자칫 영화를 밋밋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주먹이 운다>는 두 명의 훌륭한 배우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쉽게 잊을 수 있지만...^^

 

 

휘과장의 오래된 영화 다시 보기 <주먹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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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2005, Crying Fist)
제작사 : 시오필름(주), ㈜ 브라보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쇼이스트(주)
공식홈페이지 : http://www.fist200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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