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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마일 8마일
hongwar 2007-10-10 오후 11:55:25 2385   [10]
영화 <8mile>의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 분) 역시 너무도 높은 꿈을 꾸고 있다. 그의 꿈은 랩퍼로서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꿈은 그의 시궁창 같은 현실로 인해 허황된 것으로 퇴색해 버리고 만다. 자동차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미래가 사라져 버린 디트로이트의 흑인 지역. 집세가 밀려 퇴거 경고를 받은 어머니의 트레일러에 얹혀살고 있는 그는 남들에게 ‘백인 쓰레기’일 뿐이다. 이처럼 최소한의 생계조차 위협받는 상황과 주변 사람들의 무시로 인해 그는 늘 주눅들은 모습으로 살고 있다. 타이틀백에서 그는 랩배틀을 앞두고 더러운 화장실 안에서 구토한다. 타인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는 무대 위에 서기가 두려운 것이다. 결국, 랩배틀에서 그는 상대방의 인신 공격에 한 마디 대꾸도 못한 채 무너지고 만다. 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만 것이다.

랩배틀이 이루어지는 무대는 랩퍼들에게 있어서는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그 곳에서 그들은 현실의 억압에서 생기는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곳은 독설과 욕설이 가득한 공간이며, 하층 계급의 치열한 삶이 적극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이다. 그 곳에서 처음에 래빗(지미 스미스의 예명)이 랩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아직은 그가 그의 삶을 마주 대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있었을 뿐, 그 처참한 현실을 자신의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것이었다.

영화는 이러한 래빗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물음이 놓여 있다. 초반부에서 래빗은 윙크라는 친구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 그러나 친구 퓨처의 말대로 누군가의 도움에는 반드시 그에 따르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다. 래빗은 윙크의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간 현장에서 자신의 여자 친구 알렉스(브리트니 머피 분)가 윙크에게 대가를 치르는 추악한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모델이 되려고 했던 알렉스는 도움을 준 윙크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한 것이다. 결국, 래빗은 윙크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 했던 것도 친구로서가 아니라 그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하였음을 깨닫고 만다. 그러면서 래빗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설 것을 다짐한다.

래빗이 이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대비되는 인물 둘이 등장한다. 첫째는 그의 새로운 여자 친구 알렉스이다. 알렉스는 자신의 몸을 담보로 힘 있는 자에게 기대어 현실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처음에 래빗에게 접근할 때에도 그녀가 눈여겨 본 것은 래빗이 랩퍼로서 성공할 가능성이었다. 둘째로는 래빗의 엄마인 스테파니(킴 베이싱어 분)이다. 스테파니는 어린 딸 릴리를 위해 밖에 나가 일을 하기보다는 그렉이라는 남자의 교통 사고 합의금에 희망을 거는 인물이다. 그녀는 그렉을 떠나보내고 빙고 게임에서 거금을 따는 행운을 얻기도 하는데, 그것은 역시 행운일 뿐이다. 그녀가 처해 있는 비참한 현실은 삶에 대한 그녀의 태도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님을 너무도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상의 두 인물은 모두 자신의 힘으로 현실을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힘이나 행운에 기대어 현실에서 탈출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영화의 종반부로 갈수록 래빗의 성숙한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영화의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의 엔딩부에서 다시 랩배틀이 등장한다. 이번에 무대 위에 선 래빗은 엄연히 처음과는 다르다. 그는 이미 전보다 더 성장해 있는 것이다.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그것에 당당히 맞서며,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 내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그래서 그는 파파독과의 배틀에서 스스로를 공격한다. 스스로의 초라하고 한심한 처지를 세상에 다 까발리는 것이다. 분노의 대상이 자신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랩이 전달하는 에너지는 배가 된다. 그 위세에 기가 꺾인 탓인지 파파독은 자신의 차례 때 말문을 열지 못한다. 이미 자신이 공격할 부분들을 래빗이 희망의 노래로 다 태워 버렸기 때문에…….

드디어 챔피언이 된 래빗은 함께 아지트를 운영하자는 퓨처의 제안을 사양한 채, 연장 근무를 하러 공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아마도 자신의 스튜디오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리라……. 그는 이제 자신의 힘으로 작은 일부터 하나씩 이루어 가면서 큰 꿈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화려한 환호성을 뒤로 한 채, 어둡고 좁은 골목길 속으로 그는 그렇게 혼자서 걸어갔다. 뒷모습만으로 그려지는 그의 발걸음은 ‘8마일’을 넘어서는 성숙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참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은 에미넴이 연기하는 지미 스미스의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메아리치듯 떠돌아다니는 그 눈동자가 뇌리에 깊이 박혔다. 그리고 힙합. 흑인 하층민들의 문화인 힙합에 담겨 있는 저항과 분노, 카타르시스의 미학이 영화의 서사 구조와 절묘하게 맞물리며 펼쳐지고 있었다. 특히, 랩배틀 신은 역동적인 클럽의 분위기와 무대 위에 홀로 서 있는 개인의 섬세한 내면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묘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깊은 성찰의 결과로 그려진 엔딩 장면이 고마웠다. 래빗이 랩배틀의 챔피언이 되어 퓨처와 손잡고 성공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끝나지 않아서 행복했다. <8마일>은 이와 같은 매력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져, 현실을 배우고 그것을 극복해 가는 용기와 희망을 깨닫는 한 젊은이의 성장 기록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진 영화이다.

꿈이 사라진 시대. 요즘이 그런 시대가 아닌가싶다. 개인의 꿈은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현실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너무도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만다. 우리는 꿈을 꾸기 전에 이미 그것의 실현 여부를 따져 보곤 한다. 그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슬그머니 그 꿈을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언제나 꿈이 먼저라고 말하고 싶다. 실현은 그 다음 문제이다. 꿈이 있어야 그것을 이룰 수 있으며, 작은 꿈이 자라 큰 꿈이 되는 것이다. 래빗이 보여 준 인생처럼 우리도 마음껏 꿈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자. 그러한 과정에서 얻어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은 지갑 속의 복권보다 훨씬 든든한 믿음이 될 것이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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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마일(2002, 8 Mile)
제작사 : Imagine Entertainment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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