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월 26일)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기대는 안했습니다만...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죠... 사실 '미술관옆 동물원'의 이정향 감독 같은 새로운 인물을 기대안한 것도 아니지만요...
나름대로 생각나는 것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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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나에게는 매우 친숙한 직업인 커플매니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소재상으로 본다면... 어떻게 보면 참신해 보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제는 해피엔딩을 근거로 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의 시작부분에... 영화를 보고 있는 세 친구들이 등장한다. 극장에서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보며... "이런 영화를 돈 주고 봐서 아깝느니...", "로맨틱 코메디는 뻔하다느니.."하는 푸념이 쏟아져 나온다. 정작, 자신들이 로멘틱 코메디 영화의 조연들이면서 말이다.
근데... 이 부분이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도상의 실수가 아니였나 싶다. 어디선가 본 듯한 컨셉이다. 난.. 이 영화의 첫 장면을 보고 '스크림'을 떠 올렸다. 공포 영화의 뻔한 줄거리를 영화 속에서 비판하는 영화...그러나, 정작 공포영화의 그런 뻔한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영화... 작가나 연출가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러한 느낌을 마음에 담고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던 간에... 이 영화에서 무언가 새로운 내음들을 전혀 맡을 수 없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이 영화는 코메디다. 그것도 로멘틱 코메디.... '아! 유치할꺼야..' 이런 전제를 깔게 한다. 영화속에서 강조를 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그걸 어느 정도 예상할꺼라는 얘기다.
영화의 초반에 '박상면'씨가 까메오로 등장해서... '신은경'씨 보고.. 작년에 어디선가 보지 않았냐고... 묻는 의도적인 코메디와... 화장지를 치마속에 품고 나오는 씬 등... 몇몇 씬들은 '이 영화는 코메디다...' 하는 생각을 미리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좀 거슬릴 정도로 고의적이다.
개인적으로 난 모든 영화와 책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영화나 책의 완성도, 성공여부 이런걸 떠나서...... 만약 잘 안된 작품들을 본다면... 저건, 이런 면이 모자라....하고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동기가 좋지 않은가 말이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영화이지만... 이 영화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들 좋은 동기가 있다. 바로 '공형진'이란 배우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공형진이란 배우를 기억에 남긴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능청스럽고 자연스런 연기는 또 한명의 걸직한 한국 배우를 만났다는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물론,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너무나 사실 같아서... 분명 저건 진짜야...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강열한 '오바이트(국내에서 보통 쓰이는 말로 하면..)씬'을 했다는 사실 하나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대사 하나, 몸짓 하나... 근래의 영화계에 큰 획을 긋고 있는 '설경구', '송강호' 씨 등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6살의 영화 감독 '모지은'감독의 젊은 도전은 그렇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등장한 캐릭터의 대사처럼... '7,000원이 아까운 영화'를....물론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모지은'씨 자신도 만들어 버리진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모지은 감독이...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처럼 그만의 색깔을 담은 두번째 영화를 멋지게 선보일 날을 기대해 보고 싶다. 또, 걸출한 배우... 공형진이 등장할 영화는 어떤 영화일지.... 더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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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7 오전 11: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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