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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고양이를 부탁해
dkelfksje 2004-02-03 오후 11:33:29 1387   [2]

 

 한 1년전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었다.

 그러니까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작품성있는 영화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서 궁금한 마음반

 기대반으로 영화를 보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난 그때 이영화가 왜 어떤 면이 좋은지 정확히 몰랐었다.

 그냥 지영의 가난한 생활을 연민하고 태희의 엉뚱함에 웃고 혜주가 너무 현실적이구나...

하는 생각 이외엔 깊게 영화를 본거 같진 않다.

 시간이 흘러흘러 나는 올해로 스무살이다.

 이영화속 주인공들과 동갑이 된것이다.

 나는 스무살이 되고 이런저런 생각들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 막연한 설레임

 또 알수없는 약간의 불안함...

 이런 마음들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느날 느닷없이 이 영화가  또 보고싶었다.

 1년 반만에 다시 본 영화에서 그전엔 보지 못했던것들을 발견해 내기 시작했다.

 그녀들을 공감했고 태희에 모습에서도 지영에 모습에서도 혜주에 모습에서도

비류,온조에 모습에서도 그들 다섯명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해 냈다.

 이 영화는...그래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마이너리티 영화다.

 감독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애정을 느낄수 있는 이야기이다.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끝없이 소외된, 주변에서 벗어난 ,그래서 불안한 이들을 조명하고 세심하게 관찰한다.

 내가 좋아하는 인정옥작가가 이런말을 했었다.

 자신은 마이너가 좋다고... 그래서 불안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고...

 세상은 그리고 사회는 우리의 보통(?)평범한 부모님은 끊임없이 메이저가 될것을

 강요한다.모두 사회 중심에 있기를 꿈꾸고 그들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마땅하다.

 인작가는 그런 현실에 부당함을 느낀다고 했다.

 불안한 인생의 찬란함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었다.

 불안한 삶이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단다.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오냐...

 인작가와 이 영화의 감독은 그런점에서 둘이 닮아 있었다.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소외된 이들.이들에 대한 애정.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그것도 대학도 못(?)나온 여성은

 철저한 마이너다.

 이들 다섯친구들은 모두 이런점에서 닮아있다.

 이들은 모두 마이너 인생이다.

 그러나 자신이 마이너 임에도 여러부류가 있다.

자신이 마이너 인지 뭔지 크게 심각하지 않고 그냥 밝게만 사는 경우(비류,온조,이들은 악세사리 좌판을 벌이며

장사)

중심에 가기 위해 메이저로 진출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자신의 일상들인 주변부를 배타하고(인천에서 서울로의 이사,인천으로 갈때 돼지갈비냄새가 역겨웠다 등의

대사,혜주),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애를 필요할때 써먹을줄도 알며,지극히 현실적이라 속물냄새나는 경우

 (렌즈,눈수술,고칠수 있는데 까지 고쳐볼꺼야.코도 쪼금 높히고,눈도 쪼금 찢어볼꺼야.미쳤냐?공돌이랑놀게?)

 마이너 중에도 가장 극빈층.

 우리 사회를 계층으로 나누자면 가장 밑바닥.

 쓰러져 가는 집에서 매일 조금씩 떨어지는 콘크리트 조각을 주워 담으며 늙으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경우.이정도까지 되면 현재고 뭐고 삶 자체가 불안하고 두렵다.

게다가 부모님이 안계시므로 신원보증이 안된다는 이유로 취직이 안되고

열심히 일한 공장에서 짤리면서 월급도 못받는다.(지영,삶이 불안하고 두렵고 씨니컬하다.거지를 보며

아까 본 그 거지...나도 그렇게 될까봐 무서워...이런 대사들...)

또 다른 경우는...

나와 같은 주변부 인생을 끊임없이 연민하고 소외된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을 돕고(뇌성마비 시인 봉사활동)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줄 아는 따듯함과 자유 분방함을 동시에 지닌 태희.

그녀는 자유롭다.따듯하다.호기심이 많다.

나는 이영화에서 태희가 참 좋다.

지영은 혜주생일날 줄 선물박스를 열심히 디자인하여 직접 만들어서 주지만

혜주는 그 포장을 그냥 뜯고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걸 한참 있다 태희가 들어서 "이거 니가 직접 그린거야? 잘했다..."

라며 오래 쳐다본다.

지영이네 집이 무너지기 전 지영의 집에 처음이자 마지막 손님이 된것도 태희이고

미얀마에서 온 남자들에게 관심 갖는것,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하는 것도 태희이다.

자신의 환경에 대한 상처와 소외감을 갖고 있는 지영에게 끊임없이 소통을 요구하고 찾아가는것도

태희이다.

물론 그녀가 가진 타고난 호기심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기 이전에 그녀의 주변부에 대한

애정이 나를 감동시켰던거 같다.

그리고 이 네부류에 모두 나의 모습이 있다는것...

하지만 태희의 모습을 하고 싶다는것이 나의 바람이다...(마지막 떠나는 장면,형광등 달린 모자쓰고 책읽는 장면^^)

이건 몰랐던 사실인데 왜 하필 고양이였냐...

는 질문에 감독이 하는 말.

강아지가 중심인 한국사회에서 고양이는 메이저다.

음...그랬구나...메이저인 고양이의 불안함이 이들 다섯친구들과 닮아있었다.

애견과 야생의 사이에 있는 고양이 처럼 이들도 스무살이라는 나이.

아이와 어른사이에서 불안하게 흔들린다.(이것은 감독에 의해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태희와 지영이 떠나는 장면처럼 언제든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스무살은 불안하지만 그 불안함이 아름다운 나이.

그리고 이런 생각들과 함께 또 하나 했던 생각.

나의 친구들...

나는 나의 친구들에게 어떤 아이일까...적어도 태희는 아닌거 같다.

오히려 혜주에 가깝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며 반성하는 계기도 됬다......

태희어록: (소년원에 있는 지영에게)나는 니가 도끼로 사람을 찍어 죽였다고 해도

              니편이야.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지...

이런 친구가 되고 싶다.

 

 kja85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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