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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살벌 Miss Park < Mr. 아이돌> 박예진
2011년 11월 3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화면과 실물이 별 차이가 없는 배우가 있고, 크게 차이나는 배우가 있는데, 후자다. 실물이 훨씬 좋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웃음) 화면이 많이 안 받는 편이다.

서운한가?
서운할 때도 있다. 하지만 ‘화면이 실물보다 훨씬 낫다’는 말보다는 이게 더 마음에 든다.

화면에서는 인상이 강해 보이는데, 실제로 보니 여성스러운 느낌이 크다.
앵글이나 조명에 따라서, 얼굴이 많이 변한다.

어떤 앵글이 마음에 드나?
오른쪽 보다, 왼쪽이 낫다. 그래서 촬영할 때, 의도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왼쪽을 많이 보여주려 한다. 또, 약간 위에서 앵글을 잡는 게 마음에 든다. 한국 사람들은 아래에서 찍으면 아무래도. ‘얼짱’ 각도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기자 간담회에서 ‘미스터 칠드런’의 경쟁상대로 ‘울랄라세션’을 언급했다. <슈퍼스타K 3>는 즐겨보나?
TV 프로는 잘 챙겨보지 않는데, <슈퍼스타 K>는 즐겨본다. 재밌더라고. 감동도 있고. 저 사람들이 다음 주에 어떻게 될까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 ‘울랄라세션’은 사람들로 하여금 즐기게 만든다. 그러면서 감동을 놓친지 않고. 복합적인 면에서 너무 애정이 가는 팀이다.

그렇다면, 아이돌 가수 중에는 좋아하는 가수가?
빅뱅이랑 투애니원(2NE1)!
그들은 일반 팬도 많지만, 연예 종사자들에게 유독 사랑 받는 것 같다. 음악 취향은 어떻게 되나?
음악 취향이랄 건, 특별히 없다. 노래 제목이나 가사도 잘 못 외운다. 그냥 들으면서, ‘이거 좋은데’하며 즐기는 정도다.

영화 얘기를 해보자. <Mr. 아이돌>은 언제 처음 봤나?
1차 편집 때 처음으로 살짝 봤다. 완성된 걸 본 건, 어제 기자 시사회에서다.

시나리오로 접했을 때와, 1차 편집으로 볼 때, 완성된 영화를 볼 때 세 번의 느낌이 다르던가?
시나리오에서는 내 캐릭터가 약간 전형적인 느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손발 오그라드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들도 있었다. 그런데, 1차 편집 때 보니까 영화가 훨씬 세련돼 졌더라. 감동을 주려고 억지로 꾸미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온도가 있어서 좋았다. 흥행을 모르겠지만 배우로서 이 작품에 참여한 게, 좋다는 느낌이 받았다.

배우로서 참여한 게 좋다고 했는데, 처음 이 작품을 선택할 때 배우로서의 어떤 플랜 같은 게 있었나?
플랜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어우러지는 게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다. 같이 하기로 돼 있는 배우 분들이 너무 좋았다. (임)원희 오빠도 그렇고, (김)수로 오빠도 그렇고. 고창석 선배님도 같이 작업 해 보고 싶은 선배님이었다. 또 라희찬 감독님의 전작 <바르게 살자>를 재미있게 봤다. 감독님이 자신만의 감각으로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선배나 또래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 적이 많았다. 이번에는 본인이 선배의 역할을 해야 했는데, 어떻던가?
개인적으로 어른을 대하는 게 편하다. 그런데 남자 동생들이 갑자기 많이 생기니까 어색하더라. 동생들에게는 먼저 다가가고 싶기는 한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애매하더라고. 그네들끼리만 몰려다니니까 더 어렵기도 했고. 그 친구들도 그 친구들 나름대로, 내가 선배고 하니까 어색해서 잘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지금도 많이 친해지진 못했는데, 처음보다는 가까워졌다.
동생들을 휘두르는 스타일은 아닌가 봐. 혹시 남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나? 예를 들어, 기자 성별에 따라 인터뷰할 때 다른 면모를 보이는지.
그런 건 없다. 사람차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런데 여자랑 얘기할 때, 더 부드러워지긴 한다. 예전에 샵에서 아는 언니랑 통화를 하는데 샵 직원분이 “누구랑 전화하는데 그렇게 애교 떨면서 얘기하냐” 하더라. 그 때 옆에 있던 스태프가 “예진 언니가 원래 남자들이랑 통화할 때 막 하고, 여자들이랑 통화할 땐 부드러워요” 그러더라. 그 때야, 내가 그렇다는 걸 깨달았다.

오그라드는 걸 싫어하다더니, 남자들 앞에서의 애교는 지양하나보다.
남자들 앞에서 예쁜 척 하는 분들 보면, 미칠 것 같다.(웃음)

공감한다. (웃음) 극중 이름이 특이하다. 오구주. 듣기로는, 독설 종결자 방시혁씨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그건, 홍보팀에서 홍보용으로.(웃음) 나는 방시혁씨가 나오는 프로그램 조차도 본 적이 없다. 오구주는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만들어나간 캐릭터다.

극중 유진(지현우)이 구주에게 말하는 ‘로봇 같다’는 대사는 오구주를 한 마디로 설명하는 대사다. 구주는 감정을 거의 분출하지 않는 인물이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지. 배우라면, 감정을 얼굴로 극대화 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텐데, 억누르느라 힘들었겠더라.
촬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단조로운 느낌이 들까봐. 또, 씬씬마다 있는 미묘한 감정 변화가 표현되지 않았을까봐. 내가 계속 똑같은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란 의구심과 답답함도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편집해 놓은 걸 살짝 보면서 깨달았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서 뭔가 변화를 주려고 하면,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겠구나’ 라는 걸. 그래서 최대한 절제하면 연기했는데, 다행히 씬들을 붙여 놓으니까 쭉 가는 힘이 생기더라. 다행이다, 싶었다.

<Mr. 아이돌>은 연애 쇼비즈니스를 다룬 이야기다. 더 깊이 들어가면 연애 쇼비즈니스 중에서 아이돌에 관한 이야기다. 재범의 2PM 탈퇴 사건도 살짝 겹치는 느낌이 들었고, 유명기획사의 횡포도 은근슬쩍 깔아둔 것 같았다. 배우의 입장에서 보기에 가요계는 특이한 구석이 있던가?
아무래도 가수들 쪽이, 특히 아이돌 가수들은 배우보다 조금 더 기획적인 느낌으로 포장되는 게 있다. 그러다 보니, 상처 받기 쉬운 상태로 노출되는 거지. 힘에 의해서 눌리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어리잖나.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큰 오해에 희생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 출신은 아니지만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연기나 가수를 하는 후배들을 보면 나름 느끼는 바가 있을 것 같다.
안쓰러운 마음이 조금 있다. 그 나이 대에 평범하게 살면서 할 수 있는 경험들을 못하게 되는 거니까. 물론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긴 한다. 하지만 성장과장에서만큼은 남들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게, 정서적으로는 안정되지 않나 싶다. 그런 부분에서 안타깝다.

당신은, 몇 살 때 데뷔했지?
고3때 정식 데뷔했는데, 고2때부터 잡지 모델은 했다.

말한 대로 평범한 삶은 살지 못했겠다. 학교에서도 주목받았을 테고.
나에게는 그래도 그게 맞는 선택이었다. 학교를 너무 싫어했거든. 탈출하고 싶은 마음도 컸었고.

의외인 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내가 반항심이 많은 스타일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는 억압하는 게 심하잖나. 그런 공간이 되게 싫었었다.

<Mr. 아이들>은 음악과 꿈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린다 린다 린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고고70>류로 분류될 수 있지만, 쇼비지니스를 애기한다는 점에서 <댓싱유두> <드림걸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어느 쪽에 더 포커스를 맞춘 영화라고 봤나? 사실,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는 꿈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가수가 소재가 된 거지,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 파헤치고, 그걸로 관객들에게 어필하려는 영화는 아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고, 좌절하지만 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열정을 다하는. 그런 걸 보여주는 영화다.

재범의 스크린 데뷔작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 재범은 어땠나?
처음 보는 이미지보다 볼수록 호감 가는 친구다. 첫인상이 좋으려면 사실 겉치레 같은 걸, 어느 정도 해야 하잖아. 그런데 이 친구는 그런 게 없다. 워낙 아메리카 스타일인 것도 있지만, 인사를 과하게 하는 것도 없고, 일부러 과하게 웃는 것도 없다. 굉장히 솔직하데, 그렇다고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모습들이 더 귀여워 보였다.
당신은 첫인상이 어떻다는 말을 많이 듣나?
첫인상은 잘 모르겠고, 웃지 않으면 차가워 보인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오해를 받은 적도 있나?
큰 오해를 받은 기억은 없다. 그래도 가끔 억울하긴 하지. 가만히 있으면 강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괜히 도도한 척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영화를 보면, 가수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청춘들이 많이 등장한다. 당신도 첫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된 케이스다. <여괴괴담>은 여배우의 등용문으로 꼽히는 시리즈인 만큼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한데, 당시에도 경쟁이 치열했지?
굉장했지. 몇 백대 1이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 당시 매니저가 오디션 보러 가지고 해서 봤는데, 운이 좋았다. 감독님들이 어떤 모습을 좋게 봐 줬냐고? 글쎄, 또래에 비해 성숙해 보이는 게, 플러스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서 당신이 맡은 효신이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한다. 독특한 분위기의 캐릭터였고, 근사하게 어울렸다. 그래서 묻는데, 본인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있을까?
글쎄.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다 복잡하잖나. 나 역시 되게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딱 비슷하다고 단장할 만한 캐릭터는 없다. 모든 캐릭터에 내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혹은 몇 가지 면들이 투영돼 있을 뿐이다.

박예진이 생각하는 박예진은 어떻길래?
복잡하다. 조금 단순해 졌으면 좋겠다. 생각이 너무 많다. 특히 나에 대해서 생각이 많다.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이 많은 게, 결코 정신 건강에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나?
그런 편이다. 그래서 더 힘들다. 그냥 자아도취 돼서 나에 대해서 생각 많이 안 하고, 웃으면서 사는 게 가장 속 편한 것 같다.

자아비판을 많이 하는 건가?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큰 문제는 대범하게 넘기는데, 작은 것엔 끙끙 앓는 편이다.
<Mr. 아이돌> 촬영은 언제 끝났나?
6월에 끝났나?

오래 전, 기억을 가지고 와서 인터뷰 하는 건 어떤가?
솔직히 기억, 끄집어내느라 정신이 없다.(웃음) 어제, 뭘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몇 개원 전의 기억을 생각해 내려니, 참. 특히 나는 인터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정도로 기억력이 안 좋거든. 내가 전화번호랑 사람 얼굴, 이름에 약하다. 내 핸드폰 번호도 저장해 놓고 다녀야 할 정도다.

당신에게 터닝 포인트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다. 다른 배우와는 조금 다른 케이스가 아닐까 싶은데,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많이 맡다가, <패밀리가 떴다> 이후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감사한 일이다. 그걸로 인해서 내가 조금 더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까. 사랑도 많이 받았고.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 같다. 나는 예능을 즐기지도 않았을 뿐더러, 예능 고정 출연이라는 게 내 인생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더 신기하다.

혹시 터닝 포인트가 예능이라는 게, 배우로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그러진 않나?
그걸로 인해 기회를 많이 얻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배우로서 작품을 통해 조금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

박예진이라는 이름을 내걸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물론, <선덕여왕>도 그렇고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긴 했는데, 왜 그런 거 있잖나. “이건 박예진 아니면 안 돼” 하는 작품들.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일을 많이 해온 것 같기는 하다. 그런 걸 너무 집요하게 쫓으면 배우 생활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더 받았을 거다. 그냥 순리대로 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보이겠지. 그런 게 저절로 생기는 배우가 있는 거고, 그렇지 못하는 대신 작품 안에 녹아들면서 매 작품 해 나가는 배우가 있는 거고. 그렇게 생각한다.

극 중 오구주가 ‘미스터 칠드런’에게 “하늘의 별을 바라만 보지 말고, 너희가 별이 되라”고 하는데, 배우 박예진도 그런 마음을 갖나?
아니!(웃음)
(웃음) 왜? 돋보이고 싶은 욕심은 배우라면 누구나 있지 않나.
멋있고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 싶은 날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게 되게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패밀리가 떴다>로 사랑받을 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검색어 1위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다. 나는 내 생활이 있는 게 좋았던 사람인데,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면 그만큼 단점도 더 많이 보이잖나. 욕먹을 일도 많이 생기고. 그런 게 두려웠다. 그래서 “이건(인기는) 잠깐이야. 내가 배우로서 가는 길에 잠깐이야. 한번쯤 이러는 걸 거야.”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얼마 전에 <해피투게더> 녹화를 했다고 들었다. 오랜만에 하는 예능은 어떻던가?
여전히 너무 불편하다. 나가기 며칠 전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재석이 오빠 만나는 건 좋긴 한데, 어쨌든 앉아서 얘기를 해야 하는 프로잖나.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나가는 거지, 내 작품 홍보만 하겠다고 나가서 예쁜 척 하고 앉아있는 건, 되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예쁘고, 인기 있는 분들은 그래도 되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예능을 나갔으면 즐거움을 드리든 감동을 드리든 그 시간이 즐거운 오락시간을 될 수 있게 뭔가 일조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내 경우, 스스로가 나가서 얘기하는 걸 즐기지 않으니 문제다. 특히 에피소드를 얘기해야 할 땐, 난감하다. 에피소드가 없거든, 잘.

심지어 기억도 안 나고!(웃음)
그러니까!(웃음) 그게 괴로워서, 부담이 됐었다.

<패밀리가 떴다>의 오랜 경험이 준 교훈인가? 예능에 나가면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건?
맞다. 그런 외적인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배우들이 예능에 나가는 건, 보통 자기 작품 홍보를 하기 위해서다. 그런 대단한 분들이 예능에 나와 주면, 프로그램으로서야 감사하지. 하지만 어쨌든 나가기로 했다면, 그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배우 생활 10년이 넘었다. 이때는 참 힘들었다, 싶은 시기가 있나?
계속 있었지. 캐스팅이 됐다가, 못하게 된 경우도 두어 번 있었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나? 배우로서 어떤 게, 힘든지.
일단,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되지 않은 직업 같다. 한 직장에 적을 두고 있으면, 출근도 매일 하고, 월급도 나오잖나. 그런데 우리는 이 작품이 끝나면 다음에 뭘 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돈을 받고 작품을 다 찍었다고 해서 끝인 게 아니라 흥행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그게 또 다음 작품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그리고 살면서 내가 어떤 실수를 할지는 모르는 거잖나. 실수 하나로 몇 년 동안 일을 못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우리는 어디 가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백수가 되는 거다. 그런 거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출퇴근하는 생활, 한번쯤 해 보고 싶나?
그건 또, 굳이 해 보고 싶진 않다.(웃음)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못하거든. 물론 작품 할 때는 일찍 일어나긴 하지만, 대신 몇 달간 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잖나. 너무 어려서부터 배우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인지, 그건 잘 상상이 안 간다.

최근 당신을 찾는 곳이 굉장히 많다. 근 몇 년간 <청담보살> <헤드> <Mr. 아이돌> 등 영화도 많이 찍었고. 예전보다 활동이 활발한데, 그럴 땐 불안감이 조금 줄어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은 늘 같이 가나?
같이 간다. 인기가 생겨도 불안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알면 알수록 더 갈증 나는 부분도 생기고 말이다. 그리고 연기도 오래 하면 점점 편해지지 않을까 싶지만, 어떻게 보면 더 예민해졌다. 연기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니까. 못 하는 부분도 더 많이 보이게 되고. 그러다보니, 매 씬 찍을 때마다 더 예민해 지더라. 그런 걸 보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다. 옛날에 선배들을 보면, “저 배우 분들은 왜 저렇게 화내고, 무섭게 해” 그랬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요즘 박예진을 가장 들뜨게 하는 건 뭔가?
찾고 있다. 요즘 어릴 적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고, 친구들과 노는 게 좋고, 아침에 일직 일어나서 뭔가를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재미를 요즘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아침에 눈뜨는 것도 무섭다.

저런, 빨리 찾길 바란다.
그런데 옆에 있는 걸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왜, 맛있는 것도 계속 먹으면 물리잖나. 즐거움이나 감동을 너무 많이 느껴서 무뎌졌나 싶은 거지.

아까 말 취소다. 속을 뻔 했다. 지금 너무 행복해 보이잖아.(웃음)

2011년 11월 3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1년 11월 3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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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yj3535
이번 영화에서 살벌한 예진씨 만날 생각에 아이돌 예매했답니다 ^^
기대할께욤
말투가 너무 사랑스러우셔~ㅋㅋ
음성지원 되는거 같네요 ㅎㅎ   
2011-11-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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