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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한다 <내 사랑 내 곁에> <굿모닝 프레지던트> 임하룡
내 사랑 내 곁에, 굿모닝 프레지던트 | 2009년 10월 5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요즘 근황은 어떤가? 가게를 새로 오픈해서 바쁘다고 들었는데.
우리 아들이 제패니즈 다이닝 바라고 와인하고 사케하고 파는 가게를 오픈했다. 시네시티 뒷골목 좀 들어가서 50m 안쪽에 있다. 이름은 나랑. 놀이터 같고 사랑방 같은 그런 분위기다. 내 손님들이 오면 나도 가끔 가고, 우리 집사람도 집사람 손님이 오면 가고 그런다. 운영은 우리 아들이 하고 있지만 우리 부부 손님들이 많다. 오픈한 지는 한 보름 됐는데 그런대로 지인들이 많이 와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

가게도 가게지만 올해는 계속 촬영이 잡혀 있는 것 같다.
계속 불러주니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웃음) 예정된 촬영은 지난달에 전부 끝났다. <내 사랑 내 곁에>가 24일에 개봉했고,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어서 10월 8일 부산에 내려간다. 그걸 시작으로 시사회도 하고 22일 날까지 홍보 일정이 있으면 소화할 예정이다. 그 다음 작품은 <백프로>라는 골프 소재의 영화인데, 아직 촬영 스케줄은 안 나온 상태다.

<백프로>의 제목 듣고 100%인 줄 알았더니 프로 골퍼의 그 프로네?(웃음)
내가 프로 골퍼는 아니다.(웃음) 주인공은 감우성 씨가 캐스팅됐다고 들었다.

분량은 조금씩 다르지만 나올 때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글쎄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는데, 잘 모르겠다.(웃음) 예전부터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인물이 들어와서 캐릭터를 만들고 하는 작업이 다 즐겁다. 연기는 계속 해왔지만 뭐 연기력이 뛰어나다고는 말 못 하겠다.(웃음) 하여간 나름대로 다른 사람이 되는 작업이 재미있다.

그래도 연기자이기에 비중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그건 마음을 비워야 하는 부분이다. 현실이 그러니까. 사실 주인공 하면 좋지. 예전에 코미디할 때는 원톱이든 투톱이든 항상 주역이었는데, 영화는 또 흥행이 돼야 하는데 내가 주연 맡아서 안 되면 책임도 못 지잖나.(웃음) 책임질 사람 따로 두고 옆에서 활동하는 것도 부담 없고 좋은 것 같다.(웃음) 나중에 나이 먹어서 적합한 역할이 있으면 주인공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코미디를 하기 전에 이미 극단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군대 제대하고 극단 가교에 들어갔는데 <포기와 베스>라는 한 작품밖에 못 했다. 그때 같이 했던 선배님들이 극단 가교의 주축 멤버였다. 박인환, 최주봉, 김성려, 김진태 이런 분들. 그 뒤로, 여러 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생활고 때문에 연극을 계속 하지 못하고 야간 업소에서 사회를 봤다. 아르바이트로 정신병원에서 사이코드라마를 하긴 했지만 연극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학창시절 좀 까불거리면서 응원단장도 하던 게 도움이 됐는지 야간 업소에서 웃기고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서, 늦은 나이인 30살에 KBS 특채로 들어가 코미디언이 됐다. 그 뒤로는 과분한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10년 전 쯤, 1999년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을 끝으로 고정적인 코미디 출연은 끝냈다.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끼리 많이 하니까 내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더라. 그래서 생각한 게 연극 제작이었다. 근데 제작 단계 초기에 꿈을 접었다.(웃음) 준비를 하다 보니 내 길은 제작이 아니라 연기라는 생각이 더 확고하게 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장진 감독을 만나 더 왕성한 연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장진 감독, 박광현 감독 모두 내 연기생활에 많은 도움을 줬다.

연기도 잘 하지만 그래도 코미디에 대한 미련이 아직 많을 것 같은데.
TV가 없던 시절의 원로 코미디언 선배님들은 주로 영화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극단 시절을 지나 영화가 들어오면서 꽃을 피웠다가 그게 방송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넘어갔다. 어차피 연기는 같은 뿌린데, TV, 영화, 연극으로 나눠진 거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왜 코미디 안 하냐고 하지만 나는 방송 코미디를 안 할 뿐이지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하는 내 연기가 웃기면 그게 코미디가 되는거니까. 반대로 눈물짓는 연기를 하면 그건 또 비극이 되는 거고. 지금도 코미디언이 아니라는 얘기에는 항변을 하고 싶다.

코미디 연기와 영화 연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내가 낚시에 비유를 한 적이 있는데, 코미디는 3분에 한 번, 3초에 한 번 웃겨줘야 하니 족대낚시 같다. 돌멩이 헤치면서 직접 하는 그런 재미가 있다. 영화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되고 작업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코미디는 아이디어 짜서 다음날 녹화해서 바로 반응을 알 수 있는데, 영화는 찍고 편집하고 홍보하고 개봉하고 그러면서 몇 개월 혹은 1년, 2년도 걸린다. 오랜 시간에 걸쳐 손맛을 보는 그런 낚시에 비유할 수 있다.

최양락, 이봉원 등 과거 코미디언들이 다시 방송에 나오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갈 길이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MC를 추구했다면 계속 얼굴을 보였겠지만, 아직은 영화나 연기에 신경 쓰는 것이 더 좋다.
얼마 전, 희극인의 날 재정에도 참석하는 등 코미디계 맏형 역할도 든든하게 하고 있다.
예전에도 희극인의 날 재정이 있었다. 근데 그 때는 방송사 주관으로 하다보니까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방송사가 아니고 지자체에서 하니까 매년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성남시에서 하는데, 관련 행사를 진행할 생각이다. 사실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방송사별이나 프로그램별만 모여서 전체가 모이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처음에는 일단 모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다음부터는 나도 아이디어를 냈지만, 해외 유명 코미디 영화나 극단, 단체 등과 교류할 수 있는 국제 희극제 같은 형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오래 해왔지만, 여전히 연기를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작업 자체가 재미있다. 사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까 어떤 캐릭터를 따라가려고 하는 작업들이 재미있다.

하지만 대놓고 웃겨보자는 코믹 캐릭터는 안 하는 것 같다.
슬랩스틱 코미디가 있다면 대놓고 웃겨볼 생각도 있다. 짐 캐리도 슬랩스틱 코미디 장르에서는 대놓고 웃기는 연기를 하고, 또 드라마나 멜로에서는 다른 연기를 한다. 어떤 영화에서든 코미디만 하면 이상한 사람이 될테니까. 지금 하고 있는 영화들이 다 그런 편이다. 근데 장진 감독 영화는 코미디이긴 하지만 일부러 웃기는 코미디는 아니라서 약간은 다른 매력이 있다.

이번에 <내 사랑 내 곁에>의 캐릭터도 은근히 웃기는 캐릭터다.
상황이 그랬다. 실제 병원에 가 봐도 암에 걸린 사람들도 다 성격이 다르다. 우울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막 웃으면서 지내는 사람도 많더라. 내 동생도 그런 경우가 있어서 가봤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모델로 했다. 캐릭터를 잡으면서 부인이 병상에서 죽어가지만 남을 배려할 줄도 알고 분위기도 띄울 줄 아는 사람으로 설정했다. 4년이라는 세월이면 처음에는 굉장히 슬펐겠지만 여하튼 그런 속에서도 살아가야 하니까.

영화 속에서 유일한 코믹 요소였다. ‘이 나이에 쑥스럽구만’ 같은 과거 유행어도 하던데.(웃음)
아, 그거. 빼자고 했는데 박 감독이 굳이 넣어야 한다고.(웃음) 진짜 쑥스럽더라. 어떨 때는 내가 했던 걸 또 하면 닭살 돋고 쑥스럽고 그렇다. 난 웬만하면 옛날에 하던 거 말고 새로운 걸 하고 싶은 편이다. 물론 옛날에 하던 게 효과적이라면 해야겠지만.(웃음)

그러면서도 마음을 짠하게 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복도에서 주저앉는 장면은 뭉클하더라.
(웃음)부끄럽게. 실제 병실에서는 보호자도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도 할 수 없이 웃고 그런 역할이니까. 그렇게 봐줬다니 고맙다.

영화에서 박진표 감독의 아버지 이름을 사용했다.
남능미 선배는 박 감독 어머니 이름이다. 그래서 조금 더 부담되기도 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어떤 역할을 맡았나?
갇혀 있는 생활에서 벗어나서 노후에는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은 가장 역할이다. 대학교수 출신인데 정치를 하는 부인이 덜컥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할 수 없이 청와대에 들어와 살게 되고, 그곳의 갑갑한 생활 때문에 이런 저런 사건들도 생긴다. 그 생활에 맞출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대통령 남편으로서 제약이 많으니까. 친구들하고 술자리도 하고 재미있게 놀고 싶은데 주부의 날 행사에 참석해야 되고 뭐 그런 일들이 생긴다. 자기한테 안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상황들이 재미있잖은가?(웃음) 일부러 웃기지는 않는데 상황 자체가 웃기다. 물론 캐릭터 자체는 진지하다.

코믹한 캐릭터보다는 자연스럽게 웃기는 캐릭터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장진 감독이랑 하면서 그런 역할을 잘 맡는 것 같다. <웰컴 투 동막골> 연극도 대표적이고 <묻지마 패밀리> <아는 여자>도 그랬다. 근데 따져보면 장진 감독이랑 한 작품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바깥에서 형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서 남들이 보기에 둘이 굉장히 작품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몇 개 안 된다. 사석에서 워낙 친하다보니까 나도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웃음)

연극 제작을 준비하다가 친해지게 된 건가?
워낙 다재다능한 사람이라 내가 장진 감독을 찾아갔다. 예전에 표인봉, 홍록기, 김경식 등과 함께 장진 감독 연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 얼굴을 봤다. 이후 작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연극연출가로서 많은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연극 제작에 관한 문의를 하려고 만났다. 제작에 관한 설명을 듣다보니 이게 내 길이 아니구나 싶었다. 사람들하고 작품 얘기하는 건 좋은데 제작비에 관련된 얘기 나오니 역시 힘들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생각을 접고 연기에만 몰두하게 됐다. 그 뒤로 인연이 생겨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돈 보다는 역시 그냥 좋아서 하는 일들을 하며 자유롭게 사는 것 같다.
나도 가게를 해봤지만 운영은 별로고, 인테리어 할 때는 재미있다. 이번에 오픈한 가게도 경영은 아들이 하지만 인테리어는 내가 했다.(웃음) 그냥 그런 일들이 즐겁다. 목표가 뚜렷하게 있는 건 아닌데,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그 때 그 때 재미있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것 하나 잘 하는 건 없고 그냥 이것저것 다양하게 한다.(웃음)

사람들을 진짜 좋아하다. 그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결혼식이나 각종 경조사는 거의 다 간다. 꼭 누구라서 가는게 아니라 사람들 많이 모이는 장소니까 가면 즐겁다. 또 그런데 가야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젊게 살면 좋은데 늘어가는 주름은 어쩔 수 없나 보다.(웃음)
그래도 여전히 ‘젊은 오빠’잖나?
아직 어리다.(웃음) 저번에 희극인의 날 행사에도 선배님들은 없고, 이용식이랑 내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 밑으로 김학래, 심형래 이런 친구들이 있으니 이제 선배의 위치가 된 거지.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 주축으로 바뀌는 게 보통이니까.
그래도 많이 있다. 안성기 선배, 백윤식 선배, 장항선 선배는 영화에서, 한진희 선배, 노주현 선배, 이순재, 최불암 선생님도 TV에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한다. 근데 코미디는 좀 다르다. 예전에는 구봉서, 배삼룡 선생님은 회갑을 넘겨도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요즘은 컬투나 박준형 같은 친구들이 원로가 돼 있으니, 그런 프로그램에서 같이 하자고 할 수도 없고.(웃음)

개그콘서트를 그만 둔 것도 그런 이유인가?
가끔 게스트로 나오긴 했지만 고정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이미 10년 전에도 후배들이 나랑 하기가 좀 어려웠나 보다.(웃음) 선생님 소리 듣는 선배잖아. 그래서 내가 형님이라고 하라고 했다. 왜냐면 같이 웃겨야 되는 입장인데 선생님 소리 하면 둘 다 어려워진다. 농담으로 얘길 해도 진담으로 받으니까 재미도 없고.(웃음) 내가 형님 소리 듣고 싶어서 그러라고 한건 아니고.(웃음) 그런 걸 없애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간혹 특집 때나 불러주고 하는데 그럴 바엔 안 하겠다고 했다.(웃음)

과거하고 코미디 스타일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과거에는 콩트 같은 코너가 많았는데.
개그콘서트와 같은 공개 코미디는 예전에 했던 쇼 비디오자키하고 흡사한 편이다. 비공개 코미디는 없어졌고. 그래서 오히려 그 쪽으로 개발할 여지가 있다. 뭐 유행을 타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다양한 것들이 시도됐으면 좋겠다. 드라마나 영화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는 것 같은데 코미디가 변화가 적어서 아쉽다.

코미디도 연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가끔은 배우들보다 다 방면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요즘 후배들한테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추세가 그렇다면 발을 넓히라고. 꼭 콩트 프로그램에서만 하는 게 코미디가 아니다. 연극에 가서 할 수도 있고 뮤지컬에서도 할 수 있고 영화에서도 할 수 있다. MC를 볼 수도 있지만 연기가 더 좋다면 계속 도전하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유독 코미디언들의 연기에 관해서는 여전히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웃음) 그래서 이번에 <내 사랑 내 곁에>를 본 사람이 “이번엔 별로 안 웃기시대요” 그러더라. 그래서 환자 보호실에서 그 정도면 되게 웃긴거라고 말해줬다. 환자 보호실에서 일부러 웃기는 것도 이상하잖아?(웃음)
그나마 <웰컴 투 동막골> 때문에 코미디언의 연기에 대한 선입견이 좀 없어진 부분도 있다.
그래도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고 본다.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도 처음에 영화할 때는 사람들이 웃겨주기를 기대했다가 악역도 하고 그러니까 못 받아들였다더라. 하루아침에 바뀌면 뭐 누구나 할 수 있을테니까. 내 경우는 어린 친구들은 과거 코미디 시절을 못 봐서 쉽게 받아들이는데, 어른들은 아직도 빨간 양말 찾는걸 보면 쉽게 바뀌지는 않겠구나 싶다. 아직도 왜 안 웃기냐는 질문 받는걸 보면.(웃음) 언제 한 번 대단히 웃기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 근데 내가 제작을 할 수는 없으니까. 누가 좀 안 해주나?(웃음)

여러 감독들을 접했는데, 감독들마다의 스타일은 어땠나?
장진 감독은 연극 연출 할 때는 굉장히 카리스마가 넘친다. 영화는 NG도 있고, 반복해서 촬영이 되니까 현장이 나름 즐겁다. 영화 촬영할 때 장진 감독은 재미있는 사람이다.(웃음) 일을 즐기면서 한다. 근데 연극할 때는 사람이 바뀐다. 후배지만 무섭다. 영화 현장에서의 유쾌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박진표 감독이나 박광현 감독은 진지한 편이다. 그래도 작업 내용 자체는 모두 즐겁다.

작업이 없을 때는 주로 뭘 하고 지내나?
가끔 한 달에 한 두 번씩 골프를 친다. 동네에서는 당구도 치고. 전에는 헬스클럽에 일주일에 2,3번 갔는데 올해는 작업이 많아 잘 못 갔다. 근데 이제 다시 살도 좀 빼야지. 김명민 같은 배우는 20kg 뺐는데 난 살면서 최고로 많이 뺀 게 3kg이다.(웃음)

그래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 제일 잘 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자기한테는 좋은데, 보는 사람들한테 좀 더 완벽하게 다가서려면 고생도 필요한 것 같다. 근데 워낙 고생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큰일이다.(웃음) <웰컴 투 동막골>할 때도 전쟁통에 못 먹고 고생했을테데 인민군이 너무 살쪄서.(웃음) 그냥 부었다고 그랬다.

다른 것에 비해 영화만이 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나?
예전에는 사람들 앞에 나와서 하는 일이 많았다. 공개방송 프로그램이나 야간 업소 사회볼 때도 그랬고. 많게는 수 천 명 앞에서 공연하고 그랬는데 영화는 그런 부담은 없으니까. 남 앞에서 나서서 하는 것도 없고 그래야봐 스탭들 앞인데 다들 친하니까. 또 실수를 해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여러 이유로 현재는 영화 작업이 제일 재미있다.

영화 스케줄이 많지만, 연극 무대에 대한 욕심도 여전한 편인가?
요즘은 영화가 좋아서 계속 영화만 하고 있다. 중간에 연극 섭외도 들어오곤 했다. 얼마 전에도 조재현군한테서 연극열전에 참여해 달라고 했는데, 영화 스케줄이 계속 잡혀 있어서 스케줄이 안 맞더라. 올해는 즐거운 비명을 좀 질러댔다.

영화는 꾸준한데 드라마나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것 같다. 혹 TV랑은 잘 안 맞다고 생각하는 건가?
드라마는 <오버 더 레인보우> <최강칠우> 두 편을 했다. 관심이 없는 건 아니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또 하고 싶다. 대본이 몇 개 오긴 하는데 얘기가 잘 안 돼서 못 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와 같은 프로그램은 일부러 안 나가는 건 아니다. 예전에 영화 개봉할 때도 나가고, 심형래 군이 <디 워> 개봉할 때 도와달라고 해서 몇 번 나가기도 하고 그랬다. 이번에 개봉하는 2편의 영화는 버라이어티에 나가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고, 그렇다고 또 혼자 나가기도 좀 그렇고.(웃음) 방송에 대해 안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중에 언젠가는 내가 MC를 보거나 게스트로 나갈 수도 있는 거니까. 근데 그 동안 내 얘기를 많이 해서, 매번 나가서 비슷한 얘길 할 수는 없으니까.(웃음)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자꾸 얘기하는 것도 좀 쑥스럽고.(웃음)
드라마는 진행도 빠르고 영화랑은 호흡이 다르니까 안 맞으면 힘든 작업이다.
굉장히 빠르다. <최강칠우>할 때는 엄청 고생했다. 사극 하는 사람들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여름에 그 갑옷을 입고 땀을 흘려가면서 촬영장도 멀고 그런데 스튜디오랑 왔다 갔다 하면서 촬영하고. 진짜 고생 많이 한다 싶더라.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닌데 그 이후로는 섭외가 잘 안 들어온다. 그때 불평을 많이 해서 그런가.(웃음)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다 할 수야 없지만 특별히 드라마를 꺼리는 건 아니다. 해볼 만한 작업이라면 하고 싶다.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 속 캐릭터 중에서 어떤 캐릭터가 마음에 드나?
<내 사랑 내 곁에>가 예전에 했던 콩트랑 비슷한 느낌이다. 일부러 그런 방식을 도입한 건 아닌데 헤어스타일이나 쌍꺼풀 만들고 하는 거나 그런 부분에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다. 하면서 예전에 코미디하던 생각도 나더라.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그동안 양복 입는 캐릭터를 안 해봐서 좀 다른 느낌이었다. 또 틀에 갇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그런 부분이 실제 내 모습하고 비슷하다. 실제 경험할 수 없는 역할로는 <웰컴 투 동막골>의 인민군이다. 나도 하사를 했지만 국군 하사가 아니라 인민군 하사니까.(웃음) 좀 아쉬운 캐릭터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때였다. 악기를 못 다루는데 영화에 캐스팅됐다. 원래 촬영 시작하기 전에는 연주 장면을 CG로 하기로 했는데 제작비가 모자라 그냥 하게 됐다. 그래서 아쉬운 장면이 나온거지. 차라리 처음부터 배워서 하기로 했으면 더 연습하고 해서 좀 더 나은 장면이 나왔을텐데, 그렇지 않아서 많이 아쉽다. 관객들한테는 노력안 한 걸로 보였을테니까. 처음부터 연습해서 직접 하는 것으로 했으면 좀 나았을 텐데. 또 아쉬운 건 <원탁의 천사>다. 내용도 재미있고 캐릭터도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CG나 뭐 이런 부분에서 좀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만약 다시 제작한다면 좀 더 멋지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다.

<백프로>는 어떤 내용인가? 언제 작업에 들어가나?
시골 섬마을에 골프를 가르치려는 선생님이 있는데, 그걸 제일 반대하는 동네 선주 역이다. 동네 사람들 선동해서 심하게 반대하다가 나중에는 물신양면으로 도와주는 그런 사람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경상도 욕이 포인트다. 동네 사람들 선동하는 좀 거칠고, 단순하고, 무식한 캐릭터라서 일상 대화가 거의 욕이다. 근데 들어서 욕 같은 욕이 아니라 왜 있잖나? 욕을 하도 달고 다녀서 욕 같지도 않은 사람. 근데 소화가 될지 모르겠다.(웃음) 촬영은 10월 중순부터 할 예정인데 아직 정확한 스케줄은 안 나왔다.

원래 충청도 쪽인 걸로 아는데, 경상도 사투리 연기라 좀 부담 되겠다.
충청북도 쪽은 표준말과 강원도 사투리가 좀 섞여 있는 말이다. 이번 경상도 사투리는 일종의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다. 양상국이라는 후배 개그맨한테 경상도 톤에 대한 얘기도 듣고 그랬다. 이기 이기 미친나 뭐 이런 거?(웃음) 아직은 어색하다.(웃음) 욕을 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애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 심한 욕은 없다. 그냥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그런 수준이다.

2009년 10월 5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2009년 10월 5일 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6 )
again0224
잘 읽었습니다   
2010-03-23 01:01
kisemo
 잘 읽었습니다
 
  
2010-03-14 13:13
youha73
잘 읽었습니다   
2010-02-27 20:41
pretto
좋은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7 09:59
ninetwob
잘보고갑니다   
2010-01-21 15:39
dukeyoko
웰컴투 동막골에서부터 영화인 감초역할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화이팅하십시오.   
2009-11-03 09:04
ldk209
임하룡... 개그맨 출신이라는 딱지 떼기를 위한 노력...   
2009-10-22 22:07
jjah32
너무 멋지시네요^^   
2009-10-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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