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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테이션’의 아카데미 삼총사
인터뷰 | 2003년 4월 30일 수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니콜라스 케이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생의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알코올 중독자로 건들거리는 와중에 보여주었던 고뇌 어린 영혼의 연기를 기억하는가.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Love Me Tender’를 느끼하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열창하던 <광란의 사랑>의 늠름한 모습은? 메릴 스트립. <소피의 선택>과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두 번 수상하고 <어댑테이션>을 통해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션 기록을 바꿔버린 그녀지만 정치적인 의도로 변질되어 가는 아카데미를 향해서는 짤없이 한방먹이는 왕언니의 독설은? 그리고 우리한테는 조금 생소한 크리스 쿠퍼가 지난 75회 아카데미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며 “메릴 스트립과 같이 연기하는 것은 멋진 재즈 연주를 함께 하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말하던 순간은?

<어댑테이션>은 <존 말코비치 되기>의 실제 각본가인 주인공 찰리 카우프만이 ‘난초 도둑’의 영화 각색을 의뢰 받고 시나리오화 하기 위해 고군 분투하다가, 결국 원작자와 만나면서 책에 쓰여 있지 않은 이면의 욕망과 환락, 열정의 세계로 빠져든다는 내용. 여간해서는 한 자리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기 힘들 이들 아카데미 베테랑 삼총사가 들려주는 기발. 발랄. 도발 만점의 상상력과 두뇌 플레이로 무장된 <어댑테이션>의 추억을 들어보자.

노이로제 소심남 VS 매력만점 유쾌남의 이중인격
니콜라스 케이지

Q. 찰리 카우프만과 도날드 카우프만의 성격은?
A. 도날드 카우프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고, 주위 사람들 역시 그를 좋아한다. 반면 찰리 카우프만은 자기 자신을 싫어한다.항상 머릿 속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을 중얼거리기 일쑤다. 예를 들자면 난 뚱보야, 난 대머리야, 내 얘긴 장황해, 난 못났어, 뭐 이런 말들이 항상 그의 머릿속을 맴도는 것이다. 그렇지만 찰리 카우프만은 예술가이며, 반면 도날드 카우프만은 역시 예술가를 꿈꾸지만 실제론 상업주의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Q. 1인 2역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A. 각각의 배역을 연기할 때마다 서로 다른 정신적 상태에 있어야 했다. 찰리 카우프만을 연기할 땐 상대방에게 재미없는 사람이어야 했다. 성질이 괴팍한 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쌍둥이 연기라는 것이 정말 어렵더라.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도날드 카우프만과 그 정 반대인 찰리의 역할 사이를 오가다 보니 혼란스러워지며 정신적인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결국 나중엔 내 자신이 지금 누구인지를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스파이크 존즈 감독에게 말했다. “혹시 (배우를 움직이는) 리모컨이 있으면 당신이 알아서 누르쇼. 난 이제 더 이상 내가 누구를 연기하고 있는지를 모르겠으니 말이요”라고.

Q. 찰리 카우프만과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한 느낌
A. 찰리 카우프만은 나를 매우 진솔하게 대했다. 우린 한 시간 정도 길이의 인터뷰를 세 번 했고, 그것을 통해서 그를 최대한 분석하고 깊은 부분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또 우린 몇 번의 점심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는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양팔에 끼고는 우스꽝스러운 날개 짓을 하곤 했었다. 물론 그의 이런 행동은 나를 골탕 먹이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촬영장에 자주 나타났는데 이게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왜냐면 자신을 연기하고 있는 나를 존즈 감독 옆에서 일일이 지켜보는 그가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항상 나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고, 결국 그와 난 매우 기묘한 관계였다고 할 수 있겠다.

원초적 감성에 빠져드는 잡지 ‘뉴요커’기자
메릴 스트립

Q. <어댑테이션>에서 맡은 역할은?
A. 내가 발견한 것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줄거리에 대해, 예를 들자면 한 대사의 아주 작은 뉘앙스의 차이까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가 대사를 전달하는 방법의 차이가 대사의 의미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파악하는데 매우 섬세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의 이러한 스타일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다. 어쩌면 그가 매우 젊은데다가 정규코스의 학교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작업 스타일이 더 자유로울 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섬세한 집중력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여배우에게 있어 자신의 연기를 누군가가 매우 섬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흥분과 긴장을 준다. 스파이크는 대단한 감독이다.

Q. <어댑테이션> 관람시 주의할 점이라면?
A. 존즈 감독 말처럼 정말 영화의 시작 부분 자막에 “여러분 모두 입 다물고 계세요”라고 써 넣어야 될 것 같다. 왜냐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니콜라스 케이지의 머릿 속 독백이 나오는데 이게 정말 너무 웃기기 때문이다. 관객 모두가 아마 이 부분에서 폭소를 터뜨려서 그 다음 부분을 제대로 듣지 못할 텐데, 이 부분에 잠시 영화를 멈췄다가 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Q. <어댑테이션>의 느낌은?
A. 난 이 영화를 소화하기 위해 여러 번 보아야 했다. 처음 한번 보았을 때엔 본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매우 진하고 두텁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들은 관객에게 아주 많은 것들을 제시하는데, 그게 그의 영화들이 재미있는 이유일 것이다. 관객은 영화에 몰입 되고 난 그것을 즐긴다.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고등학교 이후 가장 날씬한 몸매를 만들어 오스카를 거머쥔
크리스 쿠퍼

Q. 존 라로쉬의 성격은?
A. 이 인물이 가진 강박관념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받아들였다. 내 연구에 의하면 편집증이라는 증후군이 있는데 이는 하나의 특정한 대상, 예를 들면 경주용 자동차나 거북이 등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상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데, 경주용 자동차의 경우 누가 운전하는지, 차 번호, 색깔 등 가능한 모든 것들이다. 그들의 대화 내용은 이 특정 대상에 대한 내용이 전부이다. 이 증상은 그 사람의 삶을 매우 제한하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나는 존 라로쉬의 성격에 편집증 환자의 한 면을 투영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인물의 강박 관념적 모습에 가까워야 한다는 전제하에 연기를 해야 했다.

Q. 극중 인물 존 라로쉬가 난초에 두는 의미는?
A. 라로쉬가 난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전 세계에 적응해가는 난초의 능력에 감탄해 한다. 살아 남기 위해 자신의 모습과 색을 변화시키는 난초의 뛰어난 돌연변이 능력에 이끌리게 된 것이다.

Q. <어댑테이션>을 통해 얻은 특별한 경험은?
A. 스파이크 존즈 감독과 함께 작업을 했다는 것과 맡은 배역이 나에게 요구한 내용이 매우 특별한 경험으로 남는다. 내가 여태껏 연기했던 배역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모습의 인물들이었는데 반해, 이번 영화는 매우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만한 값진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배역은 매우 선이 굵었고 여러 분야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똑똑한 인물인데, 이렇게 자신에 찬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자료협조: 젊은기획)

7 )
loop1434
재밌네요   
2010-04-03 13:01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57
qsay11tem
잘보고감   
2007-08-09 20:54
kpop20
니콜라스케이지의 넥스트 잘 봤어요   
2007-05-27 11:46
ldk209
이 영화.. 정말 재밌는지 모르겠다....   
2006-12-27 18:19
soaring2
메릴스트립 너무 좋아요~   
2005-02-13 12:38
cko27
오 니콜라스케이지.. ; 또 한국방문 해주세요.ㅜㅜ꼭 보러갈께요.   
2005-02-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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