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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원의, 강예원에 의한 <왓칭> 강예원
2019년 4월 18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뺀질뺀질하게 일을 미루는 팀원과 깐죽거리며 툭 하고 일거리 던지고 가는 상사 사이 낀 능력 있는 팀장이자 싱글맘 '영우', 강예원이 입은 새 옷이다. 지하주차장을 무대로 한 탈출 스릴러 <왓칭>을 보고 있자면, 주의를 꽉 붙들고 놔주지 않는 흡인력과 별도로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저 배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이다. 일찍이 감금 스릴러 <날, 보러와요>(2015)로 몸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강예원이지만, <왓칭>에선 보는 이가 숨 가쁠 정도로 전력 질주한다. 고된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강예원, 장르를 넘나들며 그만의 위상을 구축 중이다.

완성된 작품을 관객 입장에서 보니 어떻든가.
너무 힘주며 봐서 그런지 목이 뭉치고 어깨가 아팠다. (웃음) 내가 찍었는데 왜 이렇지? 할 정도로 긴장하며 봤다.

<왓칭>은 지하주차장을 무대로 한 탈출 스릴러다. 시나리오만 봐도 쉽지 않은 역이라는 것을 예상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에 끌렸나.
현실적인 공포가 흡입력을 발휘하더라. 극 중 '준호'(이학주)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인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데이트 폭력을 가하는 인물로 보이기도 한다. '영우'에게 호감으로 다가가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분노하고 엄벌을 가하려고 한다. 게다가 우릴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CCTV에 의해 추적당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지하주차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공포가 크게 다가왔다. 상상만으로 무서웠다.

일각에선 젊은 여성을 피해자로 삼아 그가 느끼는 공포를 부각한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를 보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거다. 하지만 '영우'는 마냥 피해자가 아닌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빌기도 울기도 달래기도 하는 등 여러 행동을 보이는데 감정이 널뛰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죽지 않겠다는 목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 위기를 헤처나가 결국 살아남는 능동적인 인물이다. <왓칭>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지점이다.

검은 초크 목걸이, 붉은 드레스와 붉은 구두 등 '영우'의 의상이 상당히 선정적인 느낌이다. 한편으론 그렇기에 더 강렬한 인상을 야기하는 부분도 있다.
그건 '준호'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드레스를 굳이 입어야 한다면 색상이라도 아이보리 등으로 교체하면 어떨지 건의했었는데.. 피가 묻으면 오히려 너무 튈 수 있다고 붉은색으로 가기로 했다. 목걸이는.. 감독님의 개취(개인적 취향)인 거로. (웃음)

실제 지하주차장에서 촬영한 것 같던데..
지하주차장과 회사 건물 내에서 촬영했다. 5시에 출근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식이었다. 당시 밤낮이 바뀌고 햇빛을 못 보니 체력적으로 매우 피곤하더라. 햇빛을 못 본다고 그렇게 우울감이 올지 몰랐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 전체가 다 힘들어했다. 또 지하라서 덜 추울 거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뼛속 깊이 으슬으슬 한기가 스미는데 진짜 추웠다. 오히려 뛸 때가 더 좋았다니까!(웃음)
 <왓칭> 스틸컷
<왓칭> 스틸컷

촬영 중 부상은 없었는지. 또 갑상선 항증진을 앓고 있다고 들었는데 현재 건강은 어떤가.
중간중간 다치고 까지고... 뭐 그런 건 일상이었다. 이번에 촬영하며 몰랐던 재능을 발견했다. 내가 정말 잘 달리고 카레이싱도 잘한다는 거다. 진짜 잽싸다니까. (웃음) 촬영내내 피곤했는데 햇빛을 제대로 못 보고 밤낮이 바뀐 탓인 줄 알았는데, 촬영 끝내고 병원에 가니 갑상선 항증진이라는 거다. 그런 것도 모르고 촬영 다니는 동안 누구보다 체력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늙었나 보다고 혼자 생각했던 거지. 여전히 약을 복용 중이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졌다.

<왓칭>의 주 관객층을 누구로 예상하나.
평소 '그것이 알고 싶다'와 'PD 수첩' 등을 즐겨 본다. 무섭고 한편으로 피로도를 느끼지만 보게 된다. 왜냐면 문제 인식을 해야 개선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탐사보도 프로를 보면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책임감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옆길로 샛는데, 요즘 젊은 여성들이 의외로 공포 스릴러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왓칭>은 20~40대 여성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로 본다. 늦은 시각 지하주차장에서 느끼는 무서움, 데이트 폭력 혹은 유사한 경험 등 아주 현실 공포로 그들에게 다가갈 것 같다.
 <왓칭> 스틸컷
<왓칭> 스틸컷

<왓칭>에서 현실적인 게 공포만이 아니다. 얄미운 후배, 추근대고 쪼잔한 상사 등 회사생활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더라.
그랬다면 다행이다. 사실 (회사 내에서) 이렇게까지 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거든. 내가 경험이 없으니 직장 다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었다. 친구들을 보며 옷차림이나 말투 등을 참고했다.

예를 들면...
복장만 해도 오피스룩이 평소 내가 입는 것과 좀 다르더라. 또 '영우'가 워킹맘이라 물건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가방을 들었고 칼단발머리들 하는 등 외양적으로 변화를 줬었다. 억지스럽게 보이는 게 싫어서 최대한 이것저것 많이 참고했고 과하지 않게 꾸몄다.

전작인 <비정규직 특수요원>(2016)을 비롯해 전작을 보면 혼자 극을 끌어가는 느낌이 강하다. 솔직히 영화 자체보다 배우가 눈에 띄었는데 어려운 역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 혹은 동력은 뭔가.
음.. 팔자같기도.(웃음) 절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 나 역시 여러 주인공 틈에 묻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데 왜 그런 작품이 없을까(안 들어올까)!

외모만 보면 전혀 짐작되지 않지만, 어느덧 데뷔 20년을 앞둔 중견(?) 배우 위치에 왔다. (웃음) 그간의 시간을 자평한다면.
인터뷰하면서 낯선 기자분이 점점 늘어날 때 혹은 기자 리스트를 보며 아는 분이 많을 때 내가 좀 오래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평이라.. 열심히 살았다, 토닥토닥 정도? 앞으로 지금처럼 열심히 잘 살았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 말이다. 내가 지닌 에너지가 변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와 차기작 계획은. 또 예능에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또 출연할 의향은 없는지.
따뜻한 이야기, 특히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반면 아주 집착하는 여자, 마치 여자 '준호'같은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기도 하다. 극과 극이지만 말이다. 차기작은 이제 회사와 이야기할 때가 됐다. 가능하면 예능보다 영화를 하고 싶다. 예능 '진짜 사나이'는 음.. 개인적으로 내가 갔다 온 적이 없다고 머릿속에서 지우고 부정하는 중이다. 물론 감사하기도 하다.(웃음)

2019년 4월 18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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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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