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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노래, 춤, 요리까지 <스윙키즈> 도경수
2018년 12월 24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도경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돌이켜 보면 ‘다재다능함’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아이돌 가수 EXO로 데뷔해 노래와 춤 실력 모두를 겸비하게 된 그는 4년 전 개봉한 부지영 감독의 <카트>(2014)에서 마트 해고 노동자의 아들 역할을 맡아 영화계에까지 발을 들였다. 그저 한 번의 ‘콧바람’이 아니다. <순정>(2015) <형>(2016) <7호실>(2017) <신과함께> 시리즈까지 6편의 영화에 끈질기게 출연한 끝에 7번째 영화 <스윙키즈>에서는 기어코 첫 주연을 따냈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비판적 꼬리표가 따라붙는 비슷한 궤적의 또래들과 달리, 꽤 단단한 연기력까지 장착했다는 평이다. 게다가 이번 인터뷰에서는 음식 잘하는 어머니께 전수받은 요리 레시피를 언급하며, 언젠가는 요리 관련 자격증을 따보겠다고 말한다. 연기, 노래, 춤, 요리까지 어느 쪽도 아직은 소홀해질 생각 없는, 의욕 가득한 도경수와의 대화를 공유한다.

<스윙키즈>로 첫 영화 주연을 맡아 ‘로기수’역을 연기했다. 이념도 사상도 국적도 다른 다섯 명의 청춘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탭 댄스팀을 이룬다.
이상과 현실이 달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다섯 명의 젊은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가수 활동을 처음 시작하며 안무를 배우던 내 모습과 탭 댄스를 알고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극 중 ‘로기수’의 모습이 꽤 비슷했던 것 같다.

극 중 ‘강병삼’역을 맡은 오정세 말로는, 당신이 탭 댄스를 생각보다 못 춰서 혹시 몸치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고.(웃음)
춤춰본 경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겠지 했는데… 착각이었다.(웃음) 이렇게까지 안 춰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못 췄다. 다행히도 탭 댄스는 일단 발이 바닥에 붙어있는 한 계속해서 연습할 수 있는 춤이었기 때문에, EXO 무대에 올라야 하는 순간에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바로바로 연습을 할 수 있었다. 5개월쯤 연습한 게 결국 습관처럼 남아서 지금까지도 무의식 중에 발을 두들긴다. 멤버들과 같이 있으면 이제 영화 촬영도 끝났는데 그만 좀 하라고들 한다. 탭 댄스가 나한테는 매력적인 춤이지만, 그들에게는 좀 시끄러운가보다.(웃음)

브로드웨이 탭 댄서 자레드 그라임스와 춤으로 맞붙는다. 그는 미군 ‘잭슨’역을 맡아 당신에게 탭 댄스를 전수하는 역을 맡았다.
너무 영광이었다. 영화 현장에서 그가 EXO의 ‘늑대와 미녀’, ‘중독’이라는 곡의 안무를 연출한 미국의 유명 안무와 굉장히 가까운 친구라는 걸 알았다. 내 입장에서는 춤 스승님의 친구였던 셈이다. 동시에 한 작품에 출연하는 대등한 배우로서 연기해야하는 입장이라… 상황이 어렵게 느껴졌다. 과연 5개월밖에 배우지 않은 실력으로 브로드웨이 최고의 탭 댄서와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걸까 싶기도 했고.(웃음) 다행히 그에게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예컨대 다섯 개의 소리를 내야 하는 신에서 네 개의 소리밖에 내지 못 하고 있으면, 체중을 좀 더 왼쪽에 실어보라는 식의 포인트 레슨을 해주셨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 말이 딱딱 맞아떨어지더라.

6.25전쟁 이듬해라는 시대적 배경, 포로수용소라는 공간적 배경, 이념의 각축장이던 당대 ㅏ회 분위기까지 여러모로 당신 세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법한 작품으로 보인다.
일단은 ‘로기수’가 포로수용소 안의 골목대장, 말썽쟁이, 장난꾸러기라는 걸 잘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삼척에 따로 포로수용소 세트를 지었는데 당시 실제 모습이 이랬겠구나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재현된 편이라 연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 미술과 소품, 의상까지 모두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가 그 시절을 직접 살아본 게 아니라… 근본적인 공감은 쉽지 않았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겠다.
감독님이 보여주신 종군기자의 사진들을 보고 당시 상황을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예컨대 펑퍼짐한 옛날 교복 차림에 모자를 껄렁하게 쓴 분의 사진을 보고 아마 ‘로기수’는 이런 인물이 아니었을까… 상상했던 것 같다.

탭 댄스에 빠진 ‘로기수’는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동료 세력 사이에서 인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른바 ‘미제 춤’을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을 주변에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그럴 때는 내가 받는 스트레스 상황을 떠올리곤 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일에 더 몰입하고 싶은 상황이지만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그 심정을 이해한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스트레스가 있는가.
여러 역할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 곳에 백 퍼센트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도전을 진짜 좋아하는 편이라 무엇이든 한 가지에 꽂히면 그걸 계속해서 파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지금 이 상태에서 시간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분명 더 깊은 곳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고 다른 일로 넘어가야 할 때가 많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형>(2016) <7호실>(2017) <신과함께> 시리즈 등 최근까지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 다행히도 연기력 논란은 많지 않았고,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연기 활동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회사에 나와 이름이 같은 이사님 한 분이 계시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서로 거의 비슷하다. 지금까지는 의견 충돌이라고 할 것조차 없었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원일병’은 오히려 그분 덕분에 선택할 수 있었던 역할이다. 심리적으로 너무 취약한 상태에 놓인 관심 병사 역할인 데다가 군대 경험도 없어서 제대로 연기할 자신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그분께서 용기를 주셨다.

<카트>(2014)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스윙키즈>가 무려 7번째 작품이다. 어엿한 배우처럼 느껴진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조인성 형은 이제 밥은 니가 사라면서 농담을 하시더라.(웃음) <안시성>(2017)과 <스윙키즈> 촬영 시기가 겹쳐서 현장에 놀러간 적이 있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편이다. 또 EXO 멤버 7명 모두가 <스윙키즈>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 다들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면서 응원을 해줘서 뿌듯했다. 단체 문자 방에서 ‘로기수’의 사투리를 따라 하며 장난을 치고, 멤버 중 몇 명은 탭 댄스를 배워보고 싶다고도 하더라.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특정한 우선순위가 생길까.
욕심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어느 한쪽만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든 최대한의 노력을 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취미생활이 있는가. 요리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들었다.
가수,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요리사가 됐을 것 같다. 그 정도로 관심이 굉장히 많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요리 관련 자격증을 따고 싶다.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셔서 이미 많은 레시피를 받아둔 상황이다.(웃음)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것도 꽤 재미있다. 일식 중에는 밥 위에 장어구이를 올린 히츠마부시라는 음식이 있는데, 장어 대신 소고기를 올리고 마치 오차즈케처럼 말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봤더니 멤버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더라.(웃음)


레시피 개발이라… 꽤 창의적인 취미다.(웃음)
그런 데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다. 주어진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일상생활이 많지 않다. 힘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가 만든 요리가 맛있으면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도경수라는 아티스트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가수로서, 배우로서, 요리사로서(?) 모두 지향점이 있다. 최근 거미 선배님의 콘서트를 갔다. 항상 무대 위의 플레이어 입장에서 공연을 준비해왔는데, 관객 입장에서 타인의 콘서트를 보는 기분은 굉장히 남다르더라.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래를 불러준다는 게 마냥 행복했다. 그러면서 느꼈다.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될 때까지 노래를 해야겠다고. 배우로서의 지향점은, 내 연기를 보는 모든 분에게 에너지를 드리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대중의 공감을 끌어낼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그럼 요리사(?)로서...는?(웃음)
자격증을 따야지!(웃음)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소소하게 행복한 순간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휴가를 받았다. 무려 6일간이다. 아직 뭘 할지 정하지 못했다. 굉장히 설렌다. 침대에 누워있기만 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2018년 12월 24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 (www.facebook.com/imovist)

사진 제공_SM엔터테인먼트

1 )
gemma92
스윙키즈~ 보러 가야겠네요. 도경수님도 응원합니다!   
2019-01-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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