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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무심함의 매력 <군도: 민란의 시대> 강동원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동안이에요.
글쎄요(웃음). 담배를 끊은 지 삼년 반이 넘었어요.

전역 후 4년만의 복귀에요.
설레고 빨리 개봉해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잠도 잘 안 오고요.

<군도: 민란의 시대>를 처음 본 소감은 어떤가요?
신나게 봤어요. 촬영할 때 자주 모니터를 하는 스타일이라 생소한 신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그림이 어떻게 붙었는지를 체크하면서 봤어요.

영화 속 본인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복귀작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준비기간도 길었고 훈련을 4~5개월 했거든요. 하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죠.

복귀작으로 <군도: 민란의 시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일 빨리 들어온 작품이에요(웃음). 사실 제가 감독님께 먼저 만나자고 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은 우유부단 하지 않고 자기 색깔과 세계가 확실해서 좋은 영화를 찍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다음에 같이 작품 할 생각 없냐고 해서 좋다고 했더니 준비하고 있던 단편만 끝내고 시나리오를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같이 하기로 한 작품 생각 때문에 단편은 도저히 못하겠다며 시나리오를 금방 써 줬어요. 디테일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바로 하겠다고 했죠.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영화 안에서 제가 해야 되는 역할이 확실하게 보였어요. 캐릭터에 매력도 느꼈고요. 사실 <군도: 민란의 시대>는 저에게 도전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왜 복귀작으로 분량도 적은 악역을 하느냐, 잘나가는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니가 보이겠느냐, 반대와 우려가 심했어요. 원톱 영화를 하라는 사람도 있었고요. 하지만 저에게는 원톱이라는 것보다 좋은 영화라는 것이 더 중요했어요. 주변에서 워낙 만류하니까 내가 모험을 하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군도: 민란의 시대> 속에서 제가 할 것이 정확하게 보였고 잘 할 수 있다는 오기도 생겼어요.

조윤이 악역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어요.
사람을 더 죽였어야 했나(웃음). 조윤에게 연민이 느껴지니 그런가 봐요. 하지만 연민이 느껴진다고 나쁜 짓이 모두 용납되는 건 아니잖아요. 대부분의 사회 범죄자들도 사연은 있을 테고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사람을 죽였으니 조윤은 당연히 악인이죠. 다만 조윤이 서자 출신에 출세도 못하고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고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사연이 있다고 남을 괴롭혀도 되는 건 아니니까요.

조윤은 아버지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큰 건가요, 아니면 부를 차지하고 싶다는 욕심이 큰 건가요?
인정받고 싶은 것이 크겠죠. 그래서 전답문서를 전부 아버지 이름으로 해놓잖아요. 아버지한테 사랑과 인정을 받아 권력과 부를 물려받겠다는 거죠.

조윤이 윤종빈 감독을 닮았나요?
약간 삐뚤어진 부분이요. 다들 감독님이 지금은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심각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 한재덕 대표님이 저는 좀 더 사회성을 길러야 된다고 했어요(웃음).

조윤의 삐뚤어짐은 어떻게 연기로 표현하려 했나요?
일차원적으로는 화면을 봤을 때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 있을 테고요, 조윤은 세상을 삐뚤게 본다고 생각해서 항상 고개를 약간 숙였어요. 나쁜 짓을 할 때는 즐기면서 하려했고요. 조윤이 사람을 고민하면서 죽이는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전작에서 맡았던 악역들은 사람을 해칠 때 항상 고뇌하지만 조윤은 자기 목적을 위해서는 사람을 무조건 죽이거든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액션에도 심혈을 기울인 걸로 알고 있어요.
조윤은 조선 최고의 무관이고 힘으로 군도를 제압하는 인물이라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시작할 때부터 조윤은 검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캐릭터를 잡을 때 내가 검의 달인이 되어 검을 제일 잘 쓴다고 느껴지면 조윤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4~5개월 동안의 트레이닝 과정이 조윤이 되는 과정이기도 했고요. 액션을 한 컷 한 컷 찍으면서 점점 조윤이구나, 조윤이구나, 되뇌니 나중에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조윤 같더라고요.

촬영하면서 더 신경을 쓴 장면이 있나요?
조윤이 2~30명과 싸우는 장면이요. 감독님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액션 시퀀스니 롱테이크가 있어야 된다고 특별히 부탁했어요. 지금까지 훈련했으니 합만 주어지면 몇 분이든 무리 없이 할 수 있다고 했죠. 그 신을 11일 동안 찍었는데 시간도 가장 많이 걸렸고 공도 가장 많이 들여 찍었어요.

정두홍 무술감독이 대한민국 배우 중 강동원이 가장 칼을 잘 쓴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통으로 검도를 배운 것이 아니라 그건 아닐 거예요. 하지만 훈련은 굉장히 오래했어요. 힘 키우려고 근력 운동도 많이 하고요. 칼을 완벽하게 제어하려고 목검을 하루에도 몇 백번씩 휘두르고 제어하기 시작하면 조금 더 무게를 늘려서 계속 연습했어요.

액션 할 때 대역은 없었나요?
A팀, B팀 나눠서 찍을 때는 스턴트맨 형이 가끔 뒷모습을 연기하기도 했지만 감독님이 선이 달라 티가 나니 웬만하면 제가 뒷모습까지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형이 굉장히 잘하지만 저랑 움직임은 조금 다르거든요. 형은 힘이 있고 저는 유연하고 부드러워요. 아무리 힘을 키워도 형보다는 부드럽더라고요.

액션이 마치 무용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속도를 높이면 아무리 힘을 딱딱 끊어도 옷은 펄럭이니까 무용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옷을 안 입었으면 아마 더 절도 있게 느껴졌을 거예요. 분명 기존과는 힘, 합, 형태, 속도 등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른 액션인데 기존 액션이 연상된다는 분들도 있어서 조금 아쉬워요. 더 힘 있게 해야 했나 싶기도 하고요.
하정우와의 액션 합은 잘 맞았나요?
워낙 작은 칼이랑 큰 칼이 부딪히니까 그 자체가 힘들어요. 저야 큰 칼을 든 입장이니 편하게 했지만 형은 말은 안 해도 힘들었을 거예요.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조윤의 상투가 잘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그 장면을 제일 기대했던 사람은 분장팀장님이지 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촬영할 때 가발이 위로 안 묶여서 애로 사항도 많았고요.

영화 속에서 조윤만 옷도 자주 바뀌고 화려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군도도 옷이 굉장히 많아요. 조윤의 옷도 색채가 조금 바뀌기는 하지만 대부분 옥색과 화이트 톤이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심지어 제일 공들인 옷은 땡추 옷이에요. 전부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꿰매서 누더기처럼 붙여 만든 거예요. 어떤 분은 조윤을 너무 편애 하는 것 아니냐, 왜 조윤한테만 꽃을 날려 주느냐, 하는데 돌무치한테도 꽃을 날렸고 심지어 백성들 얼굴을 보여줄 때도 꽃잎은 날리고 있어요. 꽃잎은 조윤과 도치의 결투를 위한 미장센일 뿐이에요(웃음).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대사가 인상적인데 그 대사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 대사가 아니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 대사가 카타르시스는 있지만 제 대사가 더 좋아요(웃음). 사실 <군도: 민란의 시대>의 가장 큰 주제는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생을 걸어본 자가 있거든 나서 거라. 그 자의 칼은 받겠다’라는 제 대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군도: 민란의 시대>는 암울한 시대에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했던 남자와 주류가 되지 못했으나 세상을 바꿔보고자 하는 군도의 대결이잖아요.

말을 재밌게 하는 것 같아요.
나이도 조금 들고 아무래도 형들이랑 계속 어울리다 보니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하정우와 작업하면서 많이 친해졌을 것 같아요.
정우형은 성격 좋기로도 유명하잖아요. 함께 작업한지 1년 밖에 안 돼서 아직 가장 친한 형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감이 있지만 지금도 가끔 술 한 잔씩 해요. 정말 좋은 동료이자 형이죠. 형도 저를 좋아해주고요.

하정우가 강동원은 맛집 투어를 즐긴다고 하더라고요.
낙이 없으니까요. 연기 끝나면 사실 산 속에서는 낙이 없어요. 모여서 고스톱을 칠 수도 없으니까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거죠. 은어가 제일 쇼킹했고 메밀을 워낙 좋아하는데 괜찮은 막국수 집을 발견했어요. 스스로 인터넷 검색을 잘한다고 자부하거든요. 그런데 저랑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봤어요. 윤종빈 감독! (웃음)

산에서 심심했을지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는 산채가 정말 멋있었어요.
실제로 세트를 채석장 안에다 지어서 완전 리얼하죠. 산 가운데가 다 깎여 있어서 저도 가보고 깜작 놀랬어요. ‘이런 데가 있어요? 도대체 뭐에요?’ 그랬더니 안 쓰는 채석장이더라고요.

극 중 조윤은 아버지의 사랑을 원하는 인물인데 실제로 본인은 어떨지 궁금해요. 아버지와 함께 여행도 가나요?
경상도 집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을 간다? 상상할 수 없어요(웃음). 서울도 사실 그러기 힘들잖아요. 경상도 쪽은 더해요. 제가 아들이 생긴다면 함께 가는 건 몰라도 경상도 쪽은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해도 아버지는 절대 안가요. 갔다 온나, 그러죠(웃음).

10년 전 세계 최고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 인터뷰를 읽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그만큼 잘하고 싶다는 포부였어요. 상업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연기자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지금도 세계 최고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대 초중반부터 항상 이야기 하지만 할리우드를 가는 것보다 아시아 시장을 만들고 할리우드에 대항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거든요. 지금 아시아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꿈이 실현 되어가는 과정이 신기하기도 해요.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_김재윤 실장(studio ZIP)

3 )
duri01
저는 군도에서의 조윤을 보고나서야 강동원이 그 배역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비주얼이 진정으로 역에 녹아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관객평, 흥행성과와 상관없이 정말 매력적이라 생각했어요. 가벼운 연기보다 이런 온몸으로 발산하는 연기가 강배우한테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십여년의 노력으로 이런 괜찮은 배우가 되어가는구나 했습니다.   
2016-02-04 20:53
kiori5hd
강동원이란 매우를 너무나 잘 표현한 작품. 악역도 이렇게 멋있게 만들 수 있는 배우. 눈빛 하나하나가 예술. 그리고 만화속 주인공처럼 너무나 잘 그려진 외모와 분위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그래서 강동원 강동원 하나 봅니다   
2014-08-11 22:07
tkddmsaka
한국영화사에 지워지지않을 멋진 악역이였습니다
조윤역할에 최선을 다한 느낌이 묻어납니다
아시아영화시장이 커가는데 중심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2014-08-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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