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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스마트폰영화 감독데뷔] 일상이 영화다 <데모 테이프> 이선호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이선호는 2010년 배우로 스마트폰영화제에 참여했다. 올해엔 <데모 테이프>를 들고 감독으로 찾아왔다. 내년에도 그를 볼 수 있을까. 출품할 작품 구상이 이미 끝났단다. ‘빠르게 찍고, 빠르게 상영하라’는 영화제 슬로건만큼이나 빠르지 아니한가.

한 시간 후면 작품이 공개 된다. 기분이 어떤가?
얼떨떨하다. 영화제까지 한참 남았구나 생각했는데 금방 와 버렸어요. 사실 영화 촬영 때문에 바빠서 최종 완성본을 못 봤다. 걱정되겠다고? 찍으면서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다른 멘티들이 잘 찍었을 것 같아서 살짝 걱정된다.(웃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그때의 경험이 이번 영화 연출에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래도 처음 연출하시는 분들보다는 편한 부분이 있었겠지. 학교 다닐 때 단편 영화 연출‧촬영‧편집은 물론 현장녹음도 다 해봤다. 영화 현장도 스태프로 있는 친구들도 많아서 낯설지가 않고. 큰 각오를 다지고 했다기보다, 예전에 했던 걸 다시 하는 느낌으로 임했다.

직접 카메라를 잡아봤으니, 일반 영화와 스마트폰 영화의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겠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요즘 촬영 현장에서 과거와 다른 점을 많이 느낀다. 지금은 디지털을 많이 사용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부분의 영화를 필름으로 찍었다. 그때는 필름 로더서부터 촬영 스태프들이 많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데이터 관리를 할 수 있고 적은 인원으로도 촬영이 가능하다. 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 진거지.

기계들이 변할 때마다 어떤 걸 느끼나?
편리해진다는 측면에서는 좋다. 하지만 나는 아날로그가 잘 살아있었으면 한다. 그것 나름대로도 정서와 맛이 있으니까.

이번 멘토스쿨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제작년, 이현하 감독님의 아이폰 영화 <오리진>에 배우로 참여했다. 이후 봉만대 감독님을 채널 CGV에서 방영하는 TV <방자전>이란 작품에서 만났다. 감독님이 “이번에 내가 스마트폰 영화제 멘토를 맡게 됐는데, 네가 아이폰 영화제 참여 경험도 있으니까 멘티를 해 보는 게 어떻겠나”고 하더라. 2년 연속으로 하면 나름 의미도 있고 괜찮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 참가 결정을 하고나서, 어떤 작품을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써서 제대로 된 극영화를 만들어볼까도 생각했는데, 그러려니 심리적 부담이 크더라. 결국 내 일상을 편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선택하게 됐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당시 노래 부르는 거에 꽂혀 있었다. 요즘은 가수들이 연기를 하는 시대잖나. 반대로 배우들이 노래할 수 있는 곳이 뮤지컬이다. 그런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은데, 내가 노래를 잘 못한다. 그걸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으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발성‧발음‧노래를 배워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올모스트 DSLR’ 등 영화 촬영에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어플)이 많다. 하지만 기능적 한계가 아직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신이 어플 개발자라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들 사람들을 위해 어떤 어플을 만들 텐가.
이번에 여러 필터 효과를 내서 영상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스마트폰 어플 사진 기능의 경우 필터 효과를 줄 수 있는 게 많은데, 동영상 쪽은 아직 빈약하거든. 그런데 어플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 않나. 작년 스마트폰 영화를 찍을 때보다 많은 어플이 나와서 놀랐는데, 내년에는 내가 원하는 기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다시 도전하려고.

내년에는 멘토로 참여해 보면 어떤가?
멘토까지는 안 되고, 그냥 일반인 자격으로.(웃음) 예전에는 영화를 영화감독들이나 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도 스마트폰으로 셀카 찍듯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내가 누굴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사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탐나는도다>에서 윗옷을 벗고 목욕하는 장면이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걸로 알고 있다. <데모 테이프>에서도 그렇게 관객을 휘어잡는 강렬한 게 있을까?
처음 목표는 재미 속에 진지함을 담는 거였는데, 시간적 제한 때문에 진지함은 빼고 재미로만 무장하게 됐다. 대신 만들어진 웃음이 아니라 실제 일상에서 나오는 웃음들이다.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겠다 싶은 장면 위주로 편집했다.

실제의 당신은 어떤가? 말을 듣자니, <데모 테이프> 속에는 당신의 모습 중에 진중한 면보다 코믹한 면이 많이 다뤄졌다. 원래의 당신은 진중한 사람인데, 사람들이 이 단편을 보고 ‘아, 저 배우 코믹한 사람이구나” 생각하면 어쩌나.
아닌 게 아니라 오면서 그런 걱정을 했다. 너무 망가진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데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고. 배우라는 직업이 어떻게 보면 물위에 떠있는 백조 같은 거잖나. 영화든 드라마든 잘 포장이 돼서 나오는 거니까. 그랬을 때 나는 수면 아래에 있는 백조의 발을 담았다고 보면 된다. 깊이 있게 보시는 분들은 영화를 가볍게만 보시지 않으리라 믿는다. ‘저, 배우 웃긴 친구인가 보다’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그런 거에 크게 연연치 않으려고.
‘누구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쉽게 배우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맞다. 그래서 감독들도 긴장해야 하고 배우들도 긴장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이번에 보여주려고 한 건 ‘그 어떤 소재도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지점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빨 닦고 밥 먹는 모습도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걸, 영화가 이제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물어봐도 되나?
내 일상을 찍은 거라 제작비가 딱히 들어갈게 없었다. 대부분이 식비였다. 친구들 섭외해서 “우리의 이런 대화를 담으려고 해. 도와 줘. 대신 내가 도미를 쏠게.” 이런 식으로 거의 식비로 쓴 것 같다. 제작지원비로 200만원을 받았는데, 내 생각에 그건 안 넘었다.

이번 영화로 조금 번건가?(웃음)
그런 셈이지. 연출료를 조금 남겼다.(웃음)

오늘 개막식엔 영화에 참여한 친구들도 참여하나?
친구들에게 미안한 게, 나는 10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길 줄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던 거지. 찍어둔 소스가 24시간 이다보니, 30분으로 줄이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데 그걸 다시 10분으로 압축하려니 죽겠더라. 30분까지는 친구들이 들어가 있는데, 10분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사라졌다.(웃음) 친구들까지 보여주면 너무 산만하다 싶어서 나에게 집중한 거지. 이 사실을 얘기 했더니, 친구들이 그러더라. “아는 후배랑 찍어도 씬 들어내는데 감독이면 오죽하겠냐”고.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 때 한국으로 왔다. 이곳에 올 때 계획했던 것들, 기대했던 것들은 만족할만하게 이뤄나가고 있는 것 같나?
가끔씩 상상한다. 내가 다른 선택을 해서 다른 길에 서 있는 모습이 어떨까란 상상을. 내가 최상의 선택만을 하면서 걸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 때마다 깊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선택했기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거다.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 )
leder3
볼때마다 진짜 잘생겻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우결나왔을때도 진짜 멋잇다는 생각했엇는데 머리 기르셔도 아우라는 여전하시네요..ㅋㅋ 부럽습니다 화이팅~1   
2012-03-29 17:3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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