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한가인이 그녀의 푸르른 청춘 때와 너무도 닮지 않았냐고 많은 이들이 애기하고 있다고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단 한편으로 근 30여 년 동안 청순미의 대명사로 불린 올리비아 핫세가 국내 여자 연애인들의 얼굴과 비교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했지만 이번엔 꽤나 왁자하게 세간을 술렁이고 있다. 세상 모든 가난한 이의 어머니로 회자되고 있는 데레사 수녀로 분해 열연을 펼친 <마더 데레사>가 1월 21일 개봉, 정말이지 오랜 만에 한국 팬들과 조우하기에 그렇다.
아무리 화려한 복장을 드리워도, 아무리 육감적인 몸매라 떠들어도, 고전적 아름다움 기품 속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순수한 청순미의 아우라는, 전국의 책받침과 사진첩을 도배한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혀 훼손되지 않은 채 남자들의 저 깊은 가슴 속에서 간직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저항하지 못하고 인생의 상흔을 굴곡진 주름으로 드러낸 오십줄을 넘긴 아줌마임에도, 분명 청초함이 덜함에도, 우리에게는 늘 그렇게 회자된다. 줄리엣 이후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진 뜸한 활동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상대방의 눈과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지며 심지어 정화시키는 백치미 같으면서도 매혹적인 그녀의 자태가 시간의 방부제로 작용한 탓이다.
그런 그녀가 세상의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준 데레사 수녀로 분해 좀 더 깊고 넓은 감동을 전해주고자 영화로 한국을 찾는다. 80세 수녀의 모습을 오롯이 드러내기 위해 얼굴 곳곳을 인위적으로 깊게 팬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좀 안타깝긴 하지만 세상은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진정으로 존재함을 헤아리게 된다.
저는 25년간 이 역할을 맡기를 꿈꾸어왔습니다. 그녀는 정말 위대한 사람이거든요.
음…데레사 수녀님을 알고 계신 분들에게 제가 데레사 수녀 역으로 준비된 연기자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사랑의 선교회'의 수녀님 몇 분과 이야기하며 본 그분들의 얼굴에 감도는 빛은 나를 몹시 감동시켰습니다.
데레사를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였나요? 당신의 감정을 변형시켰나요?
변하기 위해 4시간 걸리고 다시 돌아오는데 2시간은 걸렸어요. 그것은 매우 힘들었어요. 음…그런 일련의 일은 내가 데레사 수녀님처럼 되어 가는 걸 느끼게 했어요. 그것은 머랄까…정말, 믿을 수 없이 멋지고 자신을 희생하던 마더 데레사의 정신에 접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느낌들은 나를 마더 데레사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데레사 수녀의 삶에 관한 책을 읽고, 그녀에 관한 TV프로그램을 봤습니다. 그녀의 말투와 삶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던 거죠. 캐스팅 이후 매일 최소한 한 시간은 기도를 했고요.
평소 데레사 수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요.
나에게 있어 데레사 수녀는 모든 이의 어머니자 모든 이들에게 순수하게 그리고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할 줄 아는 분이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가지고 있던 마음을 열고 인류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진정한 종교의 개념을 구체화한 분입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외모가 오히려 데레사 역할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도 종종 들립니다.
사람들은 제가 <마더 데레사> 역할을 해내기에는 너무 예쁜 것 아닌가 하고 의문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데레사 수녀님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과연 내가 표현한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고민했지 외모적은 측면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는 Italia Conti Stage School 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드라마 학교에 다녔었어요. 거기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역할을 제안 받았죠.
'줄리엣'이라는 배역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소비했습니까?
엘리노어 고등학교의 Advanced English 9class에서부터였습니다.
모니크, 레오나르도와 난 하루 4시간 매일 두달 동안 대화 코치와 함께 일했어요. 그리고 촬영에 들어갔죠.
내가 조금 더 어렸을 때에는 지금보다 항상 20~30 파운드가 더 나갔답니다. 내 마지막 아이를 출산 후에 나의 신진대사는 바뀌었고 예전보다 식사량이 늘었어요.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잘 먹는 편이고요. (웃음) 물론, 적당한 선에서요. 그리고 저는 체육관에 가는 것과 걷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당신의 눈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더군요, 정확한 색은 무엇인가요?
제 눈은 제가 입는 옷에 따라서 다른데 주로 녹색에서 담갈색이 난다고 볼 수 있죠..
가장 즐겨 읽는 책은 뭔가요?
MM Kaye가 지은 "The Far Pavilions"를 읽는 것을 좋아해요. 책보다 좋았던 적은 없었지만 미니 시리즈로 많이 만들어졌어요. 책이 정말 훌륭하거든요.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하는 동안에는 "소군"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여배우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했을 거 같나요?
8살 때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솔직하게 말하면 더 선호하는 다른 직업은 없어요. 만약 배우가 되지 못했다면 인테리어 장식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인테리어를 즐기거든요.
만약 당신 삶에 관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면, 누가 당신 역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음…솔직하게 말하면, 전혀 모르는 배우가 나를 묘사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이유는 나를 떠올리게 할 배우가 누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웃음)
정말로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을 만나기를 원한다면 누구입니까?
저에게 기회가 생겨서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매우 부끄럽지만 '밥 딜런'을 만나고 싶어요. 난 정말 그가 굉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영국을 자주 방문하는 편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엔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영국에서의 나의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죠. 앞으로도 그런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종류의 캐릭터가 연기하기 가장 좋았나요?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치광이 역이 좋아요! <싸이코4>를 작업하면서 너무나 즐거웠거든요. 코미디를 연기하는 것도 좋고요.
<싸이코4>와 <Undeclared War>에서 악당 역을 했는데, 즐기면서 했나요?
예 악당을 연기 하는 게 너무 좋아요! 범죄자를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쉽거든요!! (웃음)
혹 자서전을 쓸 생각은 없나요?
지금 쓰고 있는 중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제 이야기를 모두가 좋아하길 희망해요. 정말 열심히 살아왔고, 매우 흥미 있는 과정들이었거든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마더 데레사>는 제가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원해왔던 바로 그 무엇입니다. 영화가 잘 되어 아름답게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중이죠. 저는 분명히 그 영화의 일부분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랑스러울 것입니다. 그렇게도 성스럽고 아름다운 누군가를 연기해낸다는 것은 저에게 영광이니까요.
자료제공: 미디어필림인터내셔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