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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의 일등공신인 무에타이의 실제 고수 토니 쟈를 전격 접선하기로 마음먹은 후 인터뷰 대상이 대상이니만큼 특별한 인터뷰어를 모실 계획을 세웠다. 무예에 조예가 깊은 이를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수소문한 결과 나름대로 그럴싸한 정보를 입수했다. 사실, 뭐 정보를 입수할 수밖에 없게끔 시간만 났다 하면 알아서 세치 혀가 나빌레라 무도인임을 자처했던 양반이라 굳이 섭외니 뭐니 하며 형식적 절차를 따를 것도 없었다.
자동빵으로 간택 받아 토니 쟈가 숙박하고 있는 호텔로 무비스트 출장전문요원들과 동행한 이는 작지만 예리한 눈을 가진 온리뷰의 이익형 기자로 태권도 4단, 유도 3단, 검도 1단 등 도합 10단이 넘는 각종 무술에 능함을 자랑하는 분이시다. 물론, 외양 새만 봐서는 택도 없는 소리라며 심정적으로 심하게 거부함은 물론이고 아예 동정심까지 유발하는 외모가 아니냐며 따따부따 하실 분 많으리라 사료된다. 허나, 사실이다. 본 필자 역시 끊임없이 의구심의 끈을 놓지 못하며 번뇌했지만 이는 흔들림 없는 진실이니 더 이상 따지시지 말길 바란다.
이처럼 우리의 시작은 창대했다. 배우와 기자가 만나는 공적인 자리임과 동시에 무도인과 무도인이 대면하는 사적일 수도 있는 뜻 깊은 자리. 허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간사라 했던가. 애초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인터뷰는 원만하게 진행될 수 없었다. 워낙이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 한국 팬들을 위해 홍보를 하다보니 당최 원하는 만큼의 시간이 주어질 수 없는 지난한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토니 쟈는 많은 무도인들이 그러했듯 생각보다 체구가 작았다. 화려한 발차기와 아크로바틱한 신체의 리듬으로 큼지막한 스크린을 관장하던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남아시아의 그들과 다를 바 없었다. 거침없는 끝장 액션을 펼치는 야수와도 같은 토니 쟈보다는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했던 한 마을의 심성 좋은 해맑고 순박한 청년의 이미지가 포개지기 십상인 그는, ‘예’를 중시하는 무에타이의 후예답게 성심성의껏 신중하게 말을 건네며 질문에 답했다. 한편, 한국배우 중 전지현을 좋아한다고 이미 밝힌 바 있듯, 그녀에 대한 질문을 살짝 던지자 무지하게 쑥스러워하며 입이 귀에 걸린 만큼 환한 미소와 함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만나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는 말을 28살의 청년 토니 쟈는 남겼다.
신화적인 존재인 이소룡, 성룡, 이연걸에 이어 차세대 무술 액션 영화를 짊어지고 나갈 적자로 평가 받고 있는 토니 쟈는 홍보성 멘트가 다분히 섞인 이 같은 말에 좋아하면서도 적잖이 부담을 느끼는 뉘앙스의 어조를 완곡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마냥 허풍이 아니라는 사실은 영화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가능성의 잠재력을 제 스스로 탐사해 발굴하고자 두 번째 시험대인 차기작 <뚬양궁>이라는 고전 무에타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촬영을 위해 조만간 호주로 날아갈 예정이라 한다. 아무쪼록 건투를 빌며,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준 점 감사드린다.
물론, 이익형 가라사대 “무도인은 무도인을 알아본다”는 남들 다 아는 이야기를 굳이 삼세번씩 해대시며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해준 이기자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씀 전해드리는 바다.
인상적이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한국에 올 때마다 다른 나라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인상적인 모습들이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이번에는 오자마자 ‘봉은사’에 갔었는데 절에 들어갈 때 <옹박> 포스터가 있어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지난 부산 국제영화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옹박>이 처음 공개됐다. 그러면서 이 영화와 액션을 좋아하는 팬들이 생겨났는데 지금 개봉 전인데도 시사회 등을 통해서 뜨거운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태국에서 이런 소식을 접했었는지? 그리고 기분은 어떠했는지?
무에타이라는 무술을 이용한 무(無) 와이어 액션을 태국에서도 처음 시도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상당한 반응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한국 사람들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구나 생각했다. 물론, 너무 기뻤다.
무에타이를 17년 동안 수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에타이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려서부터 액션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이연걸, 성룡이 출연하는 그런류의 영화를 많이 봤다. 그래서 관심이 있었고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저 액션이나 무술이 아닌 예술적인 모습으로도 좋아해서 이번에 영화까지 찍게 되었다.
각 나라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무술들이 있다. 한국에는 태권도와 태견이 있고 일본에는 가라데, 유도, 검도가 있다. 브라질에는 카포에라가 있다. 미국에 복싱, 러시아엔 삼보가 있다. 중국의 쿵푸, 태국에는 무에타이가 있는데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무술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나라들의 무술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본능 즉 자연을 바탕으로 한다고 본다. 무에타이는 무에타이를 하기 전에 의식을 치르게 된다. 다시 말해, 예의를 좀 더 중요시 하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무에타이는 다른 무술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무릎과 팔꿈치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무에타이에 무기술이 있는 것을 몰랐다. 헌데 영화 속에서는 무기술을 보여주고 있던데
무에타이 경기에서는 무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무에타이의 일종인 무술 끄라비끄라는 봉술과 검을 사용하는 동작들이 있다. 거기에서 차용을 했다.
영화를 보면 단봉술이 나온다. 짧은 막대 두개를 사용하는 단봉술은 예전에 이소룡 영화의 <용쟁호투>를 연상시킨다. 단봉술은 필리핀의 마장 기법이라는 무기술에서 나온 것인데 그 무술에서 인용을 한 것인가? 아니면 무에타이에도 단봉술이 있는지 궁금하다.
단봉술이 나오는 장면 그것은 태국의 무에타이에 있는 기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일반적으로 무에타이에서 쓰는 그런 단봉은 아니고 그냥 가벼운 소재로 사용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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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처음 듣는 이름이다. 잘 모르겠다.
최영의 선생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 나라의 고수들과 대련을 펼쳤는데 그가 가장 두렵게 느꼈다고 알려진 무술이 무에타이였다. 그리고 킹코브라라는 예명을 가진 태국 무도인 이 그 대상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킹코브라에 대해 알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 옛날 사람은 잘 모른다.
영화를 보면 힘이 있는 파워와 기교가 느껴진다. 요즘 이종 격투기가 유행이 되고 있는데 혹시 출전을 한 경험이나 출전할 의사가 있는지?
한번도 이종 격투기를 해본 적은 없다. 출전할 의사도 없다.
예전에 <어벤져>라는 영화가 있었다. 공수도 미들급 챔피언 출신인 장 끌로드 반담이 주연을 했던 영화인데 그 영화에서 보면 무에타이 시합을 한다. 손에 끈을 묶고 거기에 유리 가루를 묻히는 모습이 나온다. 실제로 무에타이 시합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가?
옛날에는 무에타이 선수들이 주먹에 유리 가루를 묻히고 시합을 하기도 했다는 것을 이야기로만 들은 적이 있다. 요즘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에는 성룡이나 이연걸 등이 있다. 21세기가 지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21세기를 이끌어 갈 새로운 무술가이자 액션 스타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은 그분들보다 너무도 부족하다. 성룡이나 이연걸은 아직도 나의 우상이다. 그러므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영화를 관람하고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토니 쟈의 무술 기량을 너무나 많이 보여준 것 같다. 다른 액션 영화를 촬영을 한다면 어떠한 액션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무에타이에는 기술이 너무나 많다. 나도 모를 정도로 많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것은 정말 일부분이다. 또 옛날 무에타이와 현대식 무에타이가 상당히 다르고 두 종류 모두 기술이 다양하다. 아직 보여주지 않은 기술은 너무나도 많다.
일단은 다음달부터 옛날 무에타이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뚬양꿍>이라는 영화를 찍을 계획이다.
<옹박>을 보게 되면 관객들이 무에타이를 배우려고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영화에서 보인 무에타이를 흉내 내어서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무에타이를 정식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만약에 영화를 보고 정말로 무에타이를 배우고 싶다면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 즉 선한 마음, 정신을 함께 배워야 할 것이다.
한국 배우인 전지현을 좋아하는 것으로 안다. 전지현을 알게 된 계기와 느끼는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하고 이번에 홍콩에서 6월 3일 전지현의 새 영화가 개봉을 하게 된다. 관람할 의사가 있는지?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전지현의 다양한 모습을 보았다. 그런 점이 상당히 재미있고 연기력도 좋다고 느꼈다. 이번에 새로 개봉하는 전지현의 영화는 무척 보고 싶지만 스케줄 문제가 있어서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쑥스러워 하며)
26일 국내 정식 개봉을 하는 <옹박>이라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한국 팬들에게 간단하게 소개해주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와서 봤으면 좋겠다. 7년 동안 리얼한 액션을 선보이고자 많은 고생을 겪으며 노력해 만든 영화다. 정말 광고처럼 와이어가 사용되지 않은 영화이다.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인터뷰: 온리뷰 이익형 기자
녹취 및 정리: 서대원, 최동규 기자
촬영: 이 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