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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 미스터리 시리즈 ‘스위밍 풀’의 범인은?
인터뷰 | 2003년 8월 21일 목요일 | 구인영 이메일


<스위밍 풀>의 출판사 편집장처럼 섹스, 성 정체성, 살인, 자살, 범죄, 미스터리 등 돈이 될 만한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선호하는 프랑스의 젊은 감독 프랑수아 오종은 그러한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비밀을 독특한 스타일로 비틀어 웃음과 유머로 표현하기를 즐겨 왔다. <크리미날 러버>,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 <사랑의 추억> 등 만드는 영화들의 면면마다 극적 전개를 펼치는 솜씨에서 유발되는 팽팽한 긴장감으로는 히치콕을, 관계에서 비롯된 권력의 모티브에서는 파스빈더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낯선 감독에게서 거장의 향기를 느꼈다’같은 경우라고나 할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제가 성황리에 매진 사례를 이루었으며 DVD 6종 세트까지 출시된 바 있는 그의 명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첫 한국 상륙작 <스위밍 풀>.

카트린느 드뇌브, 이자벨 위페르, 엠마누엘 베아르, 파니 아르당 등의 걸출한 배우들을 이끌고 촬영했던 <8명의 여인들>이후 오종 감독은 소수의 등장인물들로 좀 더 개인적이고 간결한 영화를 만들고픈 욕구가 생겼다. 그리하여 외딴 별장의 수영장을 배경으로 상대방을 질투하고 시기하다가 어느새 흠모하고 선망하게 되는 두 여자 사이의 관계 그리고 픽션과 현실의 미묘한 경계를 건드리는 창작자와 창작물의 관계에 관한 영화 <스위밍 풀>을 만들게 된 것.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에서 기묘한 4인조의 한 명으로 열연한 바 있으며 <8명의 여인들>까지 인연이 이어진 뤼디빈 샤니에르, <사랑의 추억>에서 남편이 실종된 후 환상과 현실의 혼란에 빠지는 부인을 연기했던 샬롯 램플링은 이번에도 기꺼이 오종의 뮤즈가 되었다.

영민한 오종 감독이 영화의 막이 내리기 직전까지 숨겨놓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해결에 조금이나마 실마리가 되도록 아래에 ‘영상 추리 소설’ <스위밍 풀> 용의자 또는 공모자들의 진술서를 첨부한다. 영화를 보았거나 아직 보지 못한 여러분들의 추리를 돕고자 하는 의도로.

포스트 누벨 이마쥬를 책임지는 꽃미남 악동 감독
프랑수아 오종

Q: 2002년 작 <8명의 여인들> 이후, <스위밍 풀>을 만들게 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나?(편집자 주: <8명의 여인들>은 작년 크리스마스 국내 개봉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끝내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A. <8명의 여인들>의 경우, 출연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고, 연출과 각색 작업으로 인해 내게 무척 힘든 작품이었기 때문에, 촬영 이후에 일종의 휴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스위밍 풀>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스위밍 풀>은 남부 프랑스의 휴양지를 배경으로, 이미 함께 작업한 바 있는 두 여배우인 샬롯 램플링(<사랑의 추억>), 뤼디빈 샤니에르(<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8명의 여인들>)과 함께 촬영했다. 두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무척 즐거웠다. 영화에 대한 처음 아이디어는, <8명의 여인들>과 상반된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배경도 실외의 경치 좋은 곳을 원했다.

Q:<스위밍 풀>에서 큰 줄기를 이루는 두 여인의 대립 구조에 대해 말해 달라.
A. 처음에는 샬롯 램플링과 젊은 남자로 설정했었는데, 나이든 여인과 젊은 남자라는 설정은 프랑스 영화에 있어 상투적인 구조이다. 그런데 나는 대립되는 두 여인의 설정이 더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8명의 여인들>에서의 카트린느 드뇌브와 엠마누엘 베아르 사이의 관계가 발전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상반된 두 여인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걸 얘기해 보고 싶었다. 샬롯 램플링과 뤼디빈 샤니에르가 상반된 두 여인을 연기하는 것은 흥미로웠다.

Q:<스위밍 풀>은 창작에 대한 영화인데?
A. 자기 투영적인 영화나 창작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첫 번째는 연출자로서의 방법이고, 두 번째는 그것이 화가든, 작가든, 무용가든 간에 어느 특정 예술가와 자신을 동일화 하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은 좀 더 거리를 두고 스스로의 작업 방식을 바라보게 하는데, 나의 경우엔 영국 여류 추리소설가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수월했다. 일하는 방법에 있어서 영국 여류 추리소설가와 나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이때, 나의 작업 방식을 고려하면서 그 캐릭터에 나의 방식을 주입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Q:영화에서 수영장(영화 제목이기도 한 ‘Swimming Pool’)이 상징하는 것은?
A. 다양한 의미 부여가 가능하겠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인물들이 투영되는 영화 스크린으로서의 상징적인 의미였다. 수영장은 줄리의 영역으로, 처음에 사라는 수영장에 들어가는데 시간이 걸린다. 줄리가 영감의 원천이 되기 전까지, 사라는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마침내 수영장이 깨끗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Q: <스위밍 풀>의 ‘사라 모튼’과 당신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A. <스위밍 풀>에서 내 자신과 내 작업 방식이 보여졌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나는 두 가지 연출 방식을 다루어냈다. 그것은 뤼디빈 샤니에르가 연기하는 보다 인위적이고, 활동적인 면과 샬롯 램플링이 연기하는 내적이고, 감정적인 면이다.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두 가지를 조합하려고 노력했다.

잔잔한 수면에 파장을 일으키는 팜므 파탈로의 변신
뤼디빈 샤니에르

Q: 단 한 명을 상대로 한, 그것도 여배우와의 공연(共演)은 어떠했는지?
A. 단 둘이 상황을 이끌고 그것을 공유해야 하는 한, 한 명의 여배우와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루베롱에서 스탭들 모두와 함께 지내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마치 한 가족과 같았다. 샬롯은 자신의 역을 무척 맘에 들어 했고, <사랑의 추억>에서도 함께 했던 프랑수아 오종 감독과의 작업 역시도 좋아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

Q:누드 연기에 대해
A. 이미 전작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에서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게다가 그동안 몸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정작 어려웠던 점은… 그 장면에 어떻게 감정과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Q:프랑수아 오종의 작업에 있어서 영화 <스위밍 풀>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A. 이제까지의 작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일 것이다. 이 영화는 현재까지의 그의 영화들에 나타나는 두 가지 양식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데, 즉, 줄리(뤼디빈 샤니에르 분)로 표현되는 작위적이고 인공적이며 양식화된 면과, 사라 모튼(샬롯 램플링 분)을 통해 그려지는 자연적인 면이라고 할까.

Q:프랑수아 오종과의 작업은 어떠했는지.
A. 프랑수아 오종 감독과의 관계는 3편의 영화를 함께 하면서 발전해 왔다. 첫번째 영화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을 했을 때, 난 겨우 19살이었고 작은 비중의 역을 맡았었다. <8명의 여인들>의 경우, 프랑수아는 나에게 8 명의 인물들을 관찰하고 배치하는 연출의 기회까지 주었다. 그리고 <스위밍 풀>에서 그는, 내가 여러 가지에 도전할 수 있게 했다. 영어로 연기해야 했던 것은 물론, 이제까지 했던 것과 전혀 다른 역이 맡겨진 것이다.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나의 의견을 상당 부분 인정해 주었기 때문에 캐릭터의 설정이 보다 쉬웠었다.

신경질적인 영국인 미스터리 작가, 숨겨진 욕망과 매력
샬롯 램플링

Q: ‘사라 모튼’이라는 캐릭터의 완성에 어느 정도나 기여했나?
A. 우리 두 사람(프랑수아 오종 감독과 샬롯 램플링)이 함께 만들어 냈다. 프랑수아는 함께 작업하는 것에 능숙하고,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촬영에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함께 캐릭터를 구상해 왔기 때문에, 촬영을 시작했을 때 나는 프랑수아 만큼 캐릭터를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한 몸과 같았다.

Q:영국 추리 소설가라는 캐릭터는?
A. 글쎄…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겠지? 덕분에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루스 렌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그들은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졌다. 거만하고, 성질이 고약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의 세계는 매우 불안정하고 고독한 거라는 걸 알았다. 나는 그들처럼 보이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옅은 메이크업을 하기로 결정 했다.

Q:뤼디빈 샤니에르는 어떤 배우인가?
A. 그녀는 정말 매우 세련된 배우다. 개방적이며 활달한데다 자유로운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우리는 매우 잘 지냈다. 더불어 샤니에르는 비록 속으로는 염려하며 자신 없어 하기도 하지만 정작 일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해물들을 피할 줄 아는 똑똑한 배우이기도 하다.

Q: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국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A. 오종 감독은 영국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고, 영국인들과 상당히 잘 지내는 것 같다. 만약 당신이 프랑스인이라면, 영국인과 잘 지내기 힘들 것이다. 나는 영국인이면서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양쪽을 다 알지만, 만약 내가 프랑스인이라면 솔직하고 개방적인 듯 보이면서도 내면을 감추고 있는 영국인과 잘 지내지 못 했을 것이다. 오종 감독은 영국인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영어로 영화를 찍고자 했고, 영국 배우들을 캐스팅하고자 했으며, 영국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고자 했다. 로케이션 장소였던 루베롱은 풍경이 무척 아름답고 날씨가 좋다. 그곳은 영국인들이 프랑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자료협조: 프리비젼)

6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21
mckkw
줄리 이쁘고 몸매도 좋고...   
2007-12-05 23:41
qsay11tem
안봄   
2007-08-09 20:58
kpop20
스위밍풀 봤어요...   
2007-05-27 11:43
soaring2
그러게요~ 안보신분들에게 추천합니다~   
2005-02-13 12:32
cko27
흠. 그렇군요 .근데 스위밍풀도 진짜 스릴러하면 빠지지않는 작품성있는 영화인데.. 안보신분들 보시길.^^   
2005-02-0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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