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7호선 지하철이라고 출연 배우들이 입을 모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튜브>. 그러나 사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시작부터 끝까지 달리고, 맞고, 매달리고, 던져지는 육탄 연기를 선보이는 ‘다이 하드’한 액션 히어로 김석훈이다. 그는 자신의 연인이자 동료를 강기택(박상민)의 총에 잃고 3년간 그를 추적해온 집념의 형사인 동시에 배두나와 극한 위기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을 나누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튜브>의 액션 파노라마에 애절한 감동까지 더한다. 시속 140Km의 폭주 지하철 <튜브>를 이끌어가는 배우 김석훈과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내용을 까먹다니, 말도 안된다. 촬영이 길어지고 엄청나게 고생한 작품이라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제작기간이 긴 영화가 무조건 싫은 것은 아니다. 작품 특성상 제작 기간이 짧은 것이 있고 길 수 밖에 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된다. <튜브>는 프리프로덕션 때부터 많은 기다림이 있었던 작품이고, 촬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자금 등 여러 외부적인 요소들로 촬영이 예정보다 많이 지연되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개봉이 연기되는 등 또 우여곡절이 있었고…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다소 합리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된 것 같고… <튜브>를 비롯한 다른 영화들의 제작 상황에 대한 데이터가 잘 모여져서 한국 영화 제작 시스템이 좀 더 정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Q. 최종 완성된 영화를 보았는지? 연기한 ‘장형사’가 제대로 표현되었다는 느낌이 드는가?
최종 완성본은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액션 뿐만 아니라 사랑과 멜로 등 다양한 부분이 들어가 있어 종합적인 작품인 듯 하다.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연기 부분에 대해서는…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이 들진 않는다. 촬영 중 연기하면서 호흡, 테이크 등 많은 것을 신경 쓰고 연기했었는데 워낙 빠르게 편집되어서 그런 부분들이 잘 살지 못한 것 같다. 연기를 한 배우로써는 그런 부분은 아쉽다. 우리 영화의 주인공인 지하철은 정말 잘 살아있는 것 같다(웃음)
Q. <튜브> 포스터 비주얼을 보면 ‘상처투성이 액션 히어로’로서의 장형사가 전면에 드러나 있다. <단적비연수>나 최근 촬영한 <귀여워>등의 영화에서는 여러 인물이 함께 극을 이끌어갔다면 이번엔 혼자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온전한 의미의 ‘주연’처럼 보인다. 부담은 없었나?
장도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별로 어려움이 없었으나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오히려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못하고 항상 앞에 서서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부담감이 좀 있었다.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Q. 기억에 남는 액션 연기가 있었다면? ‘이 장면은 내가 생각해도 멋지다’라고 느꼈던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혹시 정두홍 무술 감독이 원망스러웠던 순간은 없었는지?
정두홍 감독과는 드라마 <홍길동>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원망스러운 감정은 없다. 정감독님은 내가 무엇을 얼마만큼 잘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고, 나도 정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같이 작업하기 아주 편했다.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은 지하철 밑바닥에 매달린 장면, 박상민과의 마지막 대결장면이다. 마지막 대결 장면은 6일간 찍었다. 그리고 과거 회상씬에서 박상민과의 대결씬을 찍을 때 허리 부상을 당했다. 촬영 스케줄 상 그 다음날도 촬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부상의 고통을 무릅쓰고 촬영했었는데 아주 힘들었다.
Q. 코미디(<북경반점>, <귀여워>), 무협액션 (<단적비연수>) 등으로 필모그래피 상의 장르가 다양하지는 않은 편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영화 장르가 있다면?
다양하다고 생각하는데…(웃음) 정통 멜로 연기를 다음 번엔 꼭 해보고 싶다.
Q. 술자리를 즐겨 가진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번 영화 <튜브>촬영시에도 그런 화기애애한 자리가 종종 마련되었나? 에피소드는?
술 좋아한다. 근데 <튜브>에선 술자리가 한번도 없었다.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여유가 없었고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연기였기 때문에 쉬고 자느라 바빴다.
Q. <튜브>는 ‘스피드 액션’을 표방하는 남성적인 영화일 것 같은데, 이 영화 여자 관객들도 좋아할까?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보았을 때는 영화 <스피드>와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완성된 것을 보니 그렇지 않다. 멜로 부분이나 휴머니즘 부분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고 <스피드>와 같은 단순 액션 영화보다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Q.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아 유 레디?> 등의 국내 액션 대작들이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하였는데,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튜브>의 예상 관객 수는?
20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