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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웃기면서 발칙한! 티빙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표예진 배우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모범택시> 시리즈의 해커 ‘안고은’으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표예진이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원작을 과감하게 비튼, ‘코미디빅리그’, ‘SNL 코리아’ 등으로 코믹력을 입증한 김민경 감독이 연출한 키치한 어른이 동화. 표예진은 ‘부자 남자 만나 팔자 고치려는’ 욕망 캐릭터 ‘신재림’으로 변신해 귀엽고, 웃기고, 섹시한 모습을 맘껏 분출했다. “대놓고 웃기고, 대놓고 로코인데 와중에 클리셰를 팍팍 틀은 점”을 드라마의 발칙하고 차별적인 매력으로 꼽는 표예진을 만났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이하 <나대신>)는 어른이를 위한 동화라고 호평받았는데, 종영한 소감은.
끝났다는 생각이 잘 안 든다. OTT로 릴리즈한 시리즈라 종영했어도 시청할 장이 열려 있어서 더 그런 듯하다. 개인적으로 즐겁게 촬영했고 그만큼 좋은 결과물로 남아서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신재림’은 부자 남자를 만나는 게 목표인 신데렐라를 꿈꾸는 캐릭터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해커 ‘안고은’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전 드라마 <쌈 마이웨이>나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조금씩 경험한 발랄하고 씩씩한 경험을 폭발시켜 볼 캐릭터였던 것 같다. 그간에 쌓인 경험과 선배님께 배운 연기적 노하우 등을 스스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한번 놀아보자고 생각했었다. 일부러 <모범택시>나 <낮에 뜨는 달>과 다른 얼굴을 보이겠다고 작정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면모를 보인 것 같아 만족한다.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인데 해보니 어떻든가. 망가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장면도 자주 있고, 또 CG로 처리한 부분이 많아 촬영하면서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다.
로코 장르가 밝기도 하고, 게다가 <나대신> 자체가 웃긴 부분이 많아서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었다. 그만큼 장난도 많이 쳤고 애드립도 많았다.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대본의 재미있는 포인트를 제대로 못 살리면 어떡하냐는 걱정, 내 코믹 연기가 시청자에게 먹힐까 하는 두려움에 더욱더 열심히 했었다. 아쉬운 부분은 극 중 때때로 등장하는 작은 재림을 연기한 부분이다. 이건 크로마키로 촬영했는데 당시 감독님이 작게 나오니 전신으로 액팅하면 좋겠다고 하셨었다.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잘 몰랐는데 나중에 완성본을 보니, ‘아 좀 더 크게 리액션을 해야 했구나’ 싶더라. 코믹이 너무 과한 것이 아닌지 생각한 부분도 있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과연 감독님의 큰 그림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힘든 장면이나 민망했던 장면을 꼽는다면.
너무 많은데 특히 혼자 하는 씬들이 어려웠다. 대본에 ‘섹시도발’ 이라고 쓰여 있는데 어떻게 해야 섹시할까, (난) 섹시하지 않는데 걱정하기도. (웃음) 또 ‘차민’(이준영)의 상상 장면에서 ‘재림’(표예진)이가 섹시하게 ‘오빠, 빨리..’하는 씬이 있는데, 이걸 나를 어딘가(?) 올려놓은 후 막 흔들면서 찍었거든. 그땐 정말 너무 민망해서 ‘우리 부모님이 보면 울어요’ 하며 농담처럼 말했는데, 다행히 귀엽게 잘 잡혔더라.

처음에는 뭐지 싶다 가도 볼수록 빠져든다는 의미로 ‘민트초코’ 같은 드라마라 불리는데 <나대신>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얼까.
처음 대본을 읽고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일반 드라마 같지 않은 게 지문 하나하나가 발칙하고 세세해서 약간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재미있는 대본에 참여하면 정말 신나겠더라. <나대신>의 차별점은 ‘대놓고’에 있는 것 같다. 대놓고 웃기고, 대놓고 로코인데 와중에 클리셰를 팍팍 틀어준다. 로코라고 하기에는 상상씬을 비롯해 발칙한 면이 많아서 키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또 그 안에서 마냥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때때로 현실감을 보여줘서 마치 내 이야기 같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재림은 ‘대놓고’ 욕망하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접근했나. 또 재림과 닮은 점과 다른 점을 꼽는다면.
대본을 보고 처음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 재림이 응원을 받아야 하는데 ‘남자 만나 팔자 펴보겠다’는 생각에 시청자가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이를 설득하려면 재림의 서사가 탄탄해야 해서 감독님과 작가님이 빌드업을 많이 해 주셨다. 여러 시도를 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재림의 전사 등이 그렇다. 나라면 당연히 스스로 팔자 피고 싶다! (웃음) 생각이 많은 편인 나와 달리 재림은 즉흥적인데, 내향인으로서 사교성이 좋고 밝은 재림을 통해 무언가 해소되는 순간이 많았다. 내가 평소에는 조용하고 내성적이지만, 고집도 있고 일할 때는 좀 까칠해지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연애할 때) 나름 애교가 없지는 않고, (웃음) 재림에 내 모습이 투영된 거라 장난기 같은 부분은 비슷한 것 같다.

방송인 이금희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감칠맛을 더했더라.
대본에 ‘내레이션 금희’라고 쓰여 있길래 궁금해서 감독님께 누구신지 물어보니, 이금희 선생님이라는 거다! 너무나 놀랍고 영광이었다. 팩폭 같은 내레이션을 적절하면서도 우아하게 해 주셔서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잘 살아난 것 같다. 촬영 후 선생님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하게 돼서 감사 인사를 전했었다.

상대역 ‘문차민’역의 이준영 배우가, 당신이 너무 꼼꼼하게 열심히 준비해서 놀랐다고 하던데.
내가 대본을 여러 번 보면서 아이디어 등 필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별것 아닌데 준영이가 봤을 때는 ‘저 누나 열심히 하네’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호흡을 맞춰보니 어떻든가. 키스씬도 많은데… (웃음)
실제로 보면 다정하고 귀여운 부분이 있다. 애드립을 같이 만들기도 하는 등 촬영이 진행되면서 호흡이 정말 좋아졌었다. 진짜 ‘재림’과 ‘차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렇게 키스씬이 많은 건 처음이라, 게다가 <나대신>은 발칙한 드라마라 그냥 뽀뽀가 아닌 키스라서 (웃음) 경험이 (나보다는) 많은 준영이가 좀 더 리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주 편했던 게, ‘전날 뭐 먹였냐고 하면 전날 먹은 게 무슨 상관이야, 나 양치 잘했다’면서 장난칠 정도였다.

신데렐라 동화의 ‘못된 새엄마와 새언니’를 완전히 비튼 설정도 <나대신>의 인기에 한몫하는 것 같다.
대본에서 제일 마음에 든 부분이 그런 가족 설정이었다. 원작과는 달리 재림은 그렇게 사랑받고 있음에도 스스로 못 느낀다는 부분이 안타깝더라. 새엄마와 마주할 때 눈물이 핑 돌기도 했고, 특히 싸운 후 다시 집에 들어왔을 때 나눈 대화와 분위기가 아주 따뜻하고 좋았다.

욕망 캐릭터 ‘재림’처럼 당신이 욕망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내게 제일 큰 욕망이자 이루고 싶은 건 항상 작품이다. 무언가를 이렇게까지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한 건 작품밖에 없는 것 같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잘했을 때) 그만큼 기쁨도 커서 매 순간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로서 포부나 추구하는 방향성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겠지만,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에 참여할 때 뿌듯하고, 이를 처음 느낀 작품이 <모범택시>였다.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자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좋았다. 단지 재미나 오락만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훈) 오빠는 파이브까지 하자고 하는데 (<모범택시> 시즌3은 현재 준비 중) 오빠가 너무 바빠서 체력이 될까 싶긴 하지만 (웃음), 참여한 배우로 또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너무 좋아하는 시리즈라 오빠만 버티어 준다면 늘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대신>에 담긴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마지막 내레이션 중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이게 우리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도록 자존감을 높이고, 이를 격려하는 거지. 남자 잘 만나서 잘살아 보겠다는 의존적인 캐릭터였던 재림이 점차 스스로를 챙기게 되고 그러면서 진정한 가족을 이루게 된다. 왕자님이 유리구두를 신겨 주는 게 아닌, 자기 손으로 유리구두를 신는 인물, 스스로 백마 탄 전사가 된다는 점이 좋았다.

스스로 추구하는 모습이 있다면.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대화할 때 똑똑하기보다 현명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데 나 역시 그랬으면 한다. 현명해지려면 많이 배워야 하고 또 그만큼 연륜도 쌓아야 하겠지만, 항상 이 생각을 놓지 않고 있다. 현명한 사람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분이 우리 엄마다. 큰 고민이 있는 경우 항상 엄마와 대화하며 그 답을 얻고, 그래서 엄마를 닮아가고 싶다. 최근에 <나대신>을 재미있게 보셨다면서, ‘우리 딸이 저렇게 애교가 많았나, 연애할 때는 저렇게 되나?’ 하고 새로웠다고 하시더라 (웃음) 평소 장녀이기도 하고, 경상도 집안이라 좀 무뚝뚝하고 털털한 편이거든.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그 안에는 현생을 사는 젊은이들의 녹록지 않은 현실이 녹아 있어 공감도를 높인다. 그들에게 <나대신>이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나.
언급한 것처럼 취업이나 먹고살기 힘든 어려운 세태 같은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있다. 재림은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남자 잘 만나서 잘살아 보자’는 목표까지 세우겠나.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재림이 매력적이었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가만히 있기보다 뭐라도 움직이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게 준비된 완벽한 때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대신>을 보고 ‘부닥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그런 부닥칠 용기가 있었기에, 승무원에서 ‘연기’로 노선을 틀 수 있었겠다
진심으로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당시 정말 이것저것 열심히 준비했었다.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극 중 재림처럼 뭘 해도 자꾸 태클 걸리는 현실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대신>에 공감할 사람이 많겠다고 생각하기도. 그간 배우가 된 계기가 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승무원의 반복적인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배우는 작품마다 다른 역할을 하니 매번 도전의 연속일 것 같았고 이 점에 끌렸던 것 같다.

당시 막연히 회사(소속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방법을 몰랐었다. 그러다가 가만히 있으면 누가 날 알아봐 줄까 싶어서 프로필을 직접 무작정 돌리고 다녔었다. 수십 군데 됐던 것 같은데, 힘들었지만 무언가 목표가 생겼고 이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는 자체로 신났었다. 다행히 지금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거기서 작은 성취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때의 내 선택을 칭찬하고 싶다. (웃음) 꾸준히 열심히 해 나가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진제공. 티빙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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