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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영화를 만들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다 <썸머 워즈>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
썸머 워즈 | 2009년 8월 13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흥행으로 <썸머 워즈>의 개봉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한국과 더불어 일본에서 개봉 했을 때도 흥행 성적이 좋았다. 그 만큼 관심도 집중되었고, 두 나라 모두 ‘신작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느냐?’ 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사실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전작을 좋아해주신 분들을 다시 즐겁게 해 드려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썸머 워즈> 작업에 들어갔을 뿐이다.

앞부분에 나오는 켄지와 나츠키의 로맨스 요소가 잘 스며들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개봉한 후 연애물 영화를 잘 찍을 것 같다며 주위에서 연애소설을 갖다 주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차기작으로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다행이도 주변 분들이 내 생각에 동의해 줘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썸머 워즈>에서도 켄지와 나츠키의 로맨스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로맨스가 주축이 되진 않는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SF영화는 아니지만 인생의 여러 가지 감정들을 담아냈고, <썸머워즈>에서도 인간의 연, 가족들의 정 그리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그려내려고 했다. 로맨스는 단지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전작은 각기 다른 시간의 충돌을 보여줬다면 <썸머 워즈>에서는 실재 세계와 OZ라는 세계가 충돌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 <썸머 워즈>에서도 전혀 다른 세계를 충돌시키며 나타나는 대비의 재미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디지털과 대가족과의 대결. 액션 영화 주인공이 대가족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설정은 아닐 것이다.(웃음) 하지만 이런 대비감을 통해 얻는 재미와 더불어 두 세계다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서로간의 공존을 표현하고 싶었다.
<썸머 워즈>는 대가족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영화와는 반대로 일본의 핵가족 문제들을 여과 없이 다루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가?
일본의 가족 문제는 심각한 상태이다. 현실적으로 부모 자식 간에 거리감이 커져서 생기는 일들이 많다. 이로 인해 점점 사회와 가족의 변화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때문에 가족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들은 즐겁게 그리려 노력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특징상 사회성을 파헤치는 이야기 보다는 좀 더 밝은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만약 현실의 가족들이 너무나 행복하다면 반대로 심각한 문제를 찾아 영화를 만들지도 모른다.(웃음)

<썸머 워즈>에서 화투를 중요한 대결의 소재로 택했다.
화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은 별로 없을 것이다.(웃음) 중요한 대결의 소재로 화투를 쓴 이유는 아무래도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 실재로 할아버지께서 직접 가르쳐주셨고, 온 가족이 화투를 즐겼던 추억이 있다. 그래서 가족의 의미를 부합할 수 있는 화투를 집어넣게 되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화투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칠 줄은 모른다. 오히려 화투는 일본보다 한국이 더 활성화 되어 있다고 알고 있다.

솔직히 필자도 외할머니께 화투를 배웠다.
(웃음)진짜로! 한국이나 일본이나 조 부모님들이 많이 가르쳐 주는가 보다.

화투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1:1 격투나 야구 경기 등 대결이라는 모티브를 많이 사용한다.
대결이라는 것은 남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의미 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적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한다. 또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내 가족 안에서도 적이 존재할 수 있다. 내안에 있는 적, 약점과 싸워 나가고 자신과의 대결에서 이긴다는 것은 성장의 모티브와 일맥상통한다.

그럼 감독이 생각하는 성장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넘치는 생명력이 성장의 힘이라 말할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생명력을 그려왔다.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가 좋아지거나 실패를 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여러 번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 행동 안에서 생명력이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당신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운동력이 뛰어나고 돋보인다.
맞다. 운동력을 돋보이기 위해 캐릭터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코토는 펌프소매 옷을 입는 것으로 디자인 했다. 원래 딱 붙어야 하는 옷인데 일부러 크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달릴 때 옷깃이 펄럭이도록 하여 운동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뒤에 있는 썸머 워즈 포스터를 가리키며) 잘 뛰지는 않지만 켄지도 펌프소매 옷으로 그렸다. 또한 개인적으로 여성의 다리에 넘치는 생명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 속 소녀들을 달리게 만드나 보다.(웃음)

OZ의 세계에서는 한국어 이외에도 다양한 언어가 나온다.
OZ의 글로벌한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넣었다. 특히 일본과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이기에 분명히 OZ와 같은 가상공간 안에서 한글이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유럽에 여러 나라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알파벳 문자로 표기하기 때문에 영어와 독일어만 썼다. 이외에 중국어 아라비아어를 사용해 언어와 문자상의 글로벌함을 표현했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반세계와 더불어 OZ세계에서도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여야했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진노우치 가족을 세계의 축소판이라 생각했다.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가족의 인물들도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며 다양한 캐릭터로 표현했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비해, <썸머 워즈>는 각각의 연령대별로 나눠지는 인물들의 매력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성우의 중요성은 크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류스타 중 성우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한참을 고민하다) TV를 전혀 안 봐서 어떤 배우가 있는지 모른다. 새벽 4시에 하는 뉴스만 본다.(웃음)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라 송강호나 배두나 등 좋아하는 배우는 많다. 하지만 성우는… 잘 모르겠다.
기자회견 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속에서 한국사회를 나타낼 때 글로벌한 가치관과 미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 한국사회를 이해하게 된다. 많은 이들을 향해서 열려있는 글로벌한 표현 방식이 매력이라 말할 수 있고 나 또한 봉준호 감독의 매력을 닮아가고 싶다.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일본에서도 이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대답을 못했다. 나는 단순히 일을 좋아한다. 일 자체로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일본에 돌아가면 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썸머 워즈>를 만날 한국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다.
먼저 일본과 거의 같은 시기에 한국에서 개봉한 다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썸머 워즈>는 일본의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시골에도 이와 비슷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따라 가족 간의 정 또한 유사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한국 분들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라 생각하고 영화를 보시면 즐거움을 얻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꼭 가족과 함께 보셨으면 좋겠다.

2009년 8월 13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09년 8월 13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1 )
kwyok11
성장영화   
2009-08-14 06:08
mvgirl
볼만한 애니메이션으로 기대중   
2009-08-13 23:52
ooyyrr1004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은 가족영화로군요 ~   
2009-08-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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