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과 그동안 만난 적은 없었지만, 스크린을 통해 자주 볼 수 있었던 탓인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배우였다. 첫인상 또한 오래 봐왔던 동생처럼 친숙한 느낌이 들어 자칫 말을 놓을 뻔 했을 정도였다.

그동안 많은 매체에서 요구했던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한 모습 보다는 성인이 된 그녀의 여성성을 강조해서 촬영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며 그녀의 캐릭터를 내가 바꾸려고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녀를 보여주면 충분했던 것을.

그녀가 웃음을 머금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가 알던 심은경의 모습으로 돌아와 너무나도 유쾌한 촬영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작고 어리지만 그녀가 만들어온 단단한 모습에서 강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


글, 사진_김재윤 실장(studio Z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