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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현지에서 만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감독 및 배우
2004년 8월 27일 금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당 영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의 주인공은 제목이 말해주듯 인간이 아니라 기괴망측한 모양새를 띤 저 두 외계 생명체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상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는 없는 법.

가공할 만한 덩치와 괴력을 가진 녀석들의 싸움에 본의 아니게 말려들어 오도가도 못 하고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캐릭터로 우리네 인간은 뭐 그러니까 조연급 정도로 영화에 모습을 드러낸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경우라 보시면 된다.

하지만 앤던슨 감독과 새너 레이선, 랜스 헨릭슨 등 배우들의 긍지는 대단했다. 자신들 역시 팬임을 자처하며 즐겼던 두 시리즈를 결합한 영화에 출연하고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겹고 좋은 기억으로 고스란히 남을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취재단을 몇 파트로 나뉘어 감독과 배우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릴레이 형식으로 산타모니카 해변가에 위치한 CASA DEL MAR 호텔 롬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상당히 왁자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 Paul W.S Anderson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두 놈 다 나쁜 놈일 뿐이다.”

<모탈 컴뱃> <레지던트 이블>로 잘 알려진 앤더슨 감독은 한국나이로 딱 마흔 줄에 들어섰음에도 혈기왕성한 청년처럼 미끈하고 동안을 자랑하는 롱다리의 감독이었다. SF적인 내용과 판타스틱한 영화의 공간이 말해주듯 그는 온통 자신의 머릿속엔 우주괴물이 득시글거린다고 말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이 영화를 어떻게 연출하게 됐나?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지만 에이리언 시리즈는 물론이고 이번 영화에도 비숍으로 등장하는 랜스 헨릭슨을 위해 만들었다 볼 수 있다. 그를 위한 일종의 오마쥬라 생각하면 될 거다.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였던 프라하는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못지않은 무자비한 살인적 추위를 자랑했다고 하던데.
정말이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프라하의 겨울은 정말 춥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프라하를 염두에 두었는지?
보셨다시피 영화의 배경은 남극이다. 환경을 비롯한 여러 조건이 딱 떨어지는 장소를 물색하다 보니 프라하가 적격이었다. 눈이 오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무지 추워 입김도 나오고 괜찮았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두 시리즈의 맥을 정확히 잇는 작품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것 속에 이전 시리즈의 추억을 다시금 재발견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을 거라 본다.
이 영화는 단독적이기도 하면서 두 영화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시리즈를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영화를 즐기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거다. 하지만 두 시리즈를 봤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구석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몇몇 가지는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이미 진화된, 미래화된 모습으로 나온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에이리언3>의 비숍 안드로이드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그를 꼭 빼닮은 과학자 비숍과 리플리의 우주선이었던 노스트로모호와 흡사한 장치가 이번 영화에 등장한다.

프레디터와 에일리언 중에 선과 악이 있는지 궁금하다.
없다. 두 괴물 다 사실 나쁜 놈인 악일뿐이다. 프레데터가 좀더 선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건 녀석의 전사로서의 기질 때문이지 절대 인간적이거나 그래서 그런 건 아니다. 인간과 한 팀이 된 꼴이긴 하지만 프레디터도 영화 전반에는 모든 사람들을 죽인다.

그나저나 에일리언과 프레디터 중 하나를 선택해 싸우라면 누구랑 대결을 펼치고 싶나?
나는 차라리 랜스 헨릭슨과 싸우겠다.(하하하)
음, 그래도 꼭 골라야 한다면 프레데터를 택하고 싶다. 보이는 건 죄다 죽이는 에이리언과 달리 프레데터는 좀 흥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다. 에이리언이 싫은 이유는 일단 침을 너무 흘려서 싫다. 여주인공인 새너 역시 덩치가 산만한 퀸 에이리언과 대결을 펼치는 아찔한 상황속에서도 아무런 불평이 없었지만, 그 녀석이 시도 때도 없이 마구 흘리는 침에 대해서만큼은 정말이지 불만이 많았다.

여배우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들었다.
사실, 많이 어려웠다. 주인공으로 낙점된 새너가 꼭 시고니 위버가 분한 리플리를 모델로 삼을 필요는 없었지만 누구든 그 배역을 맡은 사람은 시고니 위버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랬기 때문에 어려웠던 거 같다.

흑인배우를 선택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인지.
이유는 없다. 그저 그녀가 내가 원하는 캐릭터와 맞았기 때문이다. 시고니 위버가 맡은 역할이나 새너가 맡은 캐릭터 모두 꼭 여자거나 남자여야 한다는 것도 없었고, 또 어떤 인종이 맡아야만 한다는 이유도 없었다.

예전에 많이 팔렸던 Alien Vs Predator 만화책에서 빌려온 내용은 없나?
영화의 전체적인 세팅이나 캐릭터 그리고 구체적인 신화 등 만화책에서 따온 것은 거의 없다. 있다면, 프레디터가 에이리언 어미를 잡아놓고 알을 낳게 만들어 에이리언을 사냥할 수 있게 만든 설정, 그건 만화책에서 따온 것이다.

SF 영화를 즐겨 만드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른 장르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지?
이상하게도 난 SF 영화를 만드는 일이 즐겁다. 환상적인 환경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모험적인 이야기를 버무려내는 연출방식이 내 취향과 잘 맞는다.

그렇다면 로맨틱 코메디 같은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들과는 달리 머릿속에 늘 공상이 들어차 있겠다.
하하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내 머릿속엔 늘 우주괴물들이 그득그득하다.

영화의 마지막 반전을 보자면 속편이 나올 법도 하다.
속편을 미리 생각하며 쓴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관객이 누가 이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해서 만들어낸 설정이었을 뿐이다. 어느 누구도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내용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선택.

마지막으로 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믿나?
넓은 우주인데 또 누가 있지 않겠나?


● Sanaa Lathan “에일리언의 침이 너무 싫었다.”

덴젤 워싱턴의 <아웃 오브 타임>에 출연하긴 했지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여주인공 새너 레이선은, 시고니 위버가 분했던 리플리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역할 모델로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숙명적으로 그녀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리플리의 여전사 아우라엔 못 미치지만 무자비한 두 외계 생명체와 맞서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절체절명의 위험을 극복해가는 이 흑인 여배우는 강인한 이미지를 남기기엔 모자람이 없다.

단숨에 주변을 압도하는 남자 못지않은 건장한 육체와 또렷또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단호하면서도 지적인 말투는 딱 좋은 자격 조건에 다름 아니다. 그녀를 이 영화의 인간 캐릭터 중 가장 비중 있는 배역 또는 리플리의 후예로 캐스팅하는데 말이다. 그러니 다분히 전사적 기질을 지닌 프레데터가 아놀드 슈왈츠네거에 이어 그녀의 용맹성을 인정해준 거다.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를 당신의 캐릭터 모델로 삼았는지?
그렇지 않다. 리플리도 나름대로 박진감 있고 멋진 인물이지만, 나만의 스타일로 이번 캐릭터를 창조해내려고 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거친 몸동작이 많은 영화다. 액션 연기를 위해 트레이닝을 받거나 특별한 연습을 했는지.
캐스팅이 되자마자 일주일도 안 돼 영화의 촬영지인 프라하로 갔기 때문에 따로 트레이닝을 할 시간이 없었다. 현지에서 그저 트레이너와 기본 운동만을 했을 뿐이다.

어렸을 때 기계체조를 했다고 하던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건 어떻게 알았나.(웃음)
4~5살 때 기계체조를 했었다. 너무 오래 전에 한 운동이라 이번 촬영에 뭐 육체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촬영 중 힘든 점이 많았으리라 예상된다.
아 너무나 많았다. 암벽을 타는 장면도 힘들었고, 에이리언과 싸우는 신 중 창을 꽂고 도망가는 장면도 육체적으로 고단한 작업이었고, 뭐 이것 외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점이 부지기수였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중 어느 쪽이 그래도 마음에 들던가?
둘 다 정말이지 싫다. 마음에 안 든다. 그 중에서도 에일리언의 침이 너무 싫었다. 내 입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살짝 단맛도 나고 끈적거리고 정말 기분이 나빴다.

당신이 분한 알렉사 우즈 캐릭터는 여전사 못지않은 용기를 가진 탐험가다. 평소 모험적인 스포츠나 취미를 좋아하는지?
절대 아니다. 그런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난 그 영역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다국적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를 해보니 어떻던가?
모두들 잘생긴 미남배우들이다 보니 일하기 너무 좋았다.

영화 속 모습만큼이나 실제로도 상당히 건강해 보인다, 몸매 유지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거 같다.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 내 키가 176cm 인데 이 정도 키에 이 정도 몸매면 지극히 정상이라고 본다. 나만한 키의 친구들은 나와 같이 서면 내가 좀 통통해 보인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마른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그리고 건강함과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그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식사조절을 하는 것뿐이다. 그 외에 다른 건 없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도 장르를 넓게 보자면 SF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F영화가 있다면?
공교롭게도 두 편 다 스필버그의 작품인 < E.T > <미지와의 조우>를 좋아한다. 스릴러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좋아하고.

영화처럼 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믿나?
믿는다. 저 넓은 우주에 우리만 산다는 게 오히려 믿어지지 않는다.


● Lance Henrickson “<에이리언3> 이후로는 에이리언 얘기가 다 끝난 것이라 생각했다.”

이름은 모를 지라도 비디오 영화나 각종 영화를 통해 우리와 꽤나 구면인 랜스 헨릭슨에게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미 오래 전 <에이리언2.3>에서 인조인간으로 등장해 비참한 말로를 맞이해야만 했던 비숍 캐릭터의 전사(前史)를 말해주는 당 영화에 출연했다는 뜻 깊은 감회도 그렇지만 아예 이 영화가 그를 위한 오마쥬 차원에서 시작됐다고 앤더슨 감독이 밝혔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늘 긴장시킬 수밖에 없는 매서움 눈빛과 냉정함 그득한 얼굴 표정과 달리 랜스 헨릭슨은 따뜻한 인간미가 절로 느껴지는 젠틀맨에 가까운 배우다. 특히나, 그 낮게 깔리며 주위를 감싸 안는 매력 만점의 목소리는 배우로서의 그의 존재감을 더더욱 단단하게 받쳐준다.

얼굴로 사람 판단하지 말고, 화면과 실물은 천양지차다 라는 생활밀착적 금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와 닿는 순간이었다.

당신은 에이리언 시리즈에 인조인간 비숍으로 등장했었다. 에이리언을 다시 만나리라 생각했었나?
10여 년 전에 데이빗 핀처가 감독한 <에이리언3> 이후로는 에이리언 얘기가 다 끝난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감독인 폴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도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고, 몇 년 후에 후편을 만들어도 좋겠다고 말해줬다. 에이리언 이후로는 작은 영화에서만 일을 해왔는데 그러던 중에 폴이 가장 먼저 나를 초대해줘 너무 기쁘고 고맙다.

당신을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하던데.
부분적으로 나를 위해 써주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에이리언 시리즈는 완전히 끝난 줄 알았는데 폴에게 연락이 와 정말 많이 놀랐다.

이 영화는 인조인간 비숍의 기원의 바탕이 되고 있다.
그렇다, 비숍에 대한 경의 표시라 볼 수 있다.

에이리언에서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서도 죽임을 당한다.
나는 이번영화뿐만이 아니라 많은 영화에서 죽임을 당했다. 나를 보면 괜히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지...하!하!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수도 없이 많았을 거다.
나는 공포증이 많은 편이다. 특히, 밀폐공포증이 있는데, 작은 공간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신이 에이리언 시리즈뿐만 아니라 이번 영화에도 있더라. 그래서 적잖이 고생했다.

앤더슨 감독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정말 젠틀맨이다. 보통 윗선에서부터 나쁜 분위기가 떨어지면 맨 아래 있는 사람에게까지 그 여파가 전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큰 역할이던 작은 역할이던 모든 사람들을 편하게 그리고 귀하게 대해준다.

영화배우로서의 경력이 이젠 꽤 된다.
그동안 여러 영화를 많이 했다, 흥행이 괜찮았던 <밀레니엄> <파우더> 등등 그래도 특히 기억에 남는 영화는 존 우(오우삼) 감독과 함께 했던 <하드 타겟>이다. 오우삼은 정말 멋진 감독이다.

앞으로는 어떤 배역을 맡고 싶은지?
악역이라도 좀 존엄성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최근에 맡은 역들은 처음에는 악역처럼 보이나 나중에는 선한역이 되는 배역이 많았다. 나름대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진짜 랜스 헨릭슨은 어떤 사람인가?
글쎄, 아마 내 아내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싶다. 연락을 한번 해볼 텐가? 하하!
나는 그저 보통사람일 뿐이다. 4살과 17살짜리 딸이 있고, 일을 안 할 때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일 뿐이다.

에이리언이나 프레데터와 같은 외계 생명체가 있다가 믿는가?
글쎄다, 우주는 넓기 때문에 우리 외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L.A 산타모니까= 서대원 기자

10 )
mckkw
이 영화 다시보니까 재밌다   
2008-02-13 18:35
qsay11tem
볼만한 영화였어요   
2007-11-27 11:24
kpop20
내 취향은 아닌   
2007-05-18 11:08
khjhero
보지도 못했고.....별로 보고싶지도 않은...ㅡㅡ;   
2005-02-15 20:39
soaring2
별로인 영화였습니다   
2005-02-13 14:12
cko27
전 솔직히 이제 괴물영화 안통할듯.-_;   
2005-02-06 17:53
jju123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런식에 에스에프물의 영화를 언젠가는 만들수잇다는 만약에 만들게 댄다면 좀더 사실적이고 내용면에서 뛰어난 영화가 우리손에 의해서 만들어졋으면 하는 입장임니다~   
2005-02-05 19:42
jju123
너무 난잡한 컴퓨터 그래픽 외계생물체애대한 사실적인 묘사에만 주력한 좀 지지분한 느낌이 드네여   
2005-02-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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