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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상업영화의 요건들을 두루 갖춘 <세븐데이즈>
2007년 11월 19일 월요일 | 신어지 이메일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 가장 화려한 타이틀롤을 선보이는 <세븐데이즈>는 비 오는 날의 추격 액션과 영화 후반부의 항공 촬영 장면, 그리고 제목부터 포개지는 데이빗 핀처의 <세븐>(1995)의 스타일이 떠오르는 등 여러 모로 인상적인 장면이 곳곳에 포진돼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줄거리는 과대망상형 연쇄살인과는 거리가 멉니다.

백전백승을 자랑하는 여자 변호사의 어린 딸이 유괴를 당하고, 이 유괴범은 현재 사형 언도가 거의 확정적인 피의자의 변호를 맡아 무죄 판결을 받아내라고 요구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유괴이지만 실질적인 이야기의 진행은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범죄 수사극이 됩니다. 비리 경찰 김성열(박희순)이 위기에 빠진 친구 유지연 변호사(김윤진)을 도와 거친 입담과 액션을 도맡습니다. 살인을 한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 주인공 변호사는 자기 아이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아이를 유괴한 범인은 도대체 누구이며 왜 그런 요구를 한 것일까. 많은 의문들을 안고 영화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다가 마침내 최종 목적지에 무난히 도착합니다.

<세븐데이즈>는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할 수 있을 만한 요건들을 안팎으로 두루 갖췄습니다. 적당히 복잡하면서도 잘 짜여진 추리극("범인은 절름발이다!"식의 한 마디로 간단히 스포일링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범인의 정체가 영화의 전부는 아닙니다)을 기본으로 모성애라는 정서적 이입 포인트를 탄탄하게 깔아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 걸맞는 과감한 신체 훼손 장면의 전시,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지 않도록 중간중간 양념 구실을 해주는 쌈마이 대사들, 그리고 권력형 비리나 유학생들의 마약 복용 문제와 같은 '공공의 적'들에 대한 권선징악에 이르기까지 갖출 건 다 갖추고 나온 영화가 <세븐데이즈>입니다. 12년 전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헐리웃 영화의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말거나, 이 정도 내러티브에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는 연출이라면 전국의 젊은 관객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을만 합니다.

전작 <가발>(2005)과 <구타유발자들>(2006)을 통해 좋은 평가를 얻기는 했지만 대중적인 성공은 맛보지 못했던 원신연 감독이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 듯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가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영화의 내용이나 스타일 면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가장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는 얘깁니다. 의외의 반전들이 무척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나 대사 전달 방식이 지극히 전형적이라는 점에서나 관객들의 정서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선택되어진 결말, 그리고 이미 끝난 영화에 도마뱀 꼬리 같은 주석 장면을 굳이 덧붙여 넣은 부분들은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 보다 낫다'는 한국형 대박 영화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 결과라 볼 수 있겠습니다. 기왕에 목표했던 바를 크게 이루어 다음 작품에서는 흥행에 대한 부담에서 다시 자유로운, 원신연 감독 특유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글_신어지(네오이마주독자)

20 )
fatimayes
여러영화 떠오르게 하는 구성   
2008-05-07 16:05
ldk209
빠르고 넘친다....   
2008-03-02 15:16
egg2
특유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2008-01-11 04:03
firstgun
한국영화 최고의 스릴러물 중에 하나로 불릴만 합니다   
2008-01-07 13:40
lee su in
원신연 감독은 단편 시절부터 이름을 날리던 감독인데, 3번째 충무로 장편 영화에서 성공을 거두네요. 차기작 또한 기대합니다.   
2007-12-08 22:14
qsay11tem
그런데로 볼만했어요   
2007-12-08 15:24
remon2053
김윤진씨 연기 좋았어요   
2007-12-04 11:54
joynwe
최근 흥행작   
2007-12-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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