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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액션 영화 ‘거칠마루’의 모든 것! 1라운드
일반 시사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거칠마루’ 제작 일지 | 2005년 9월 15일 목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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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는 아주 작은 영화 한편이 뜨거운 인기 몰이를 했다. 물론 영화제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욱 그러했겠지만 가공되지 않은 듯 한 액션과 연출이 보여주는 신선함은 예상 밖의 큰 기쁨이었다. 그 영화가 바로 <서프라이즈>를 연출 했던 김진성 감독과 실제 고수들이 함께 만들어낸 <거칠마루>다.

무술에는 다양한 구분이 존재한다. 공격형식에 따른 타격식과 유술식, 공격식과 방어식 그리고 수련방식이나 활용하는 부위에 대한 구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구분들이 가능하다. 이렇게 서두를 거창하게 잡는 이유는 이 모든 구분을 <거칠마루>에서는 모두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8개의 종목의 고수들이 펼치는 실전 격투 대련을 담아낸 이 영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것없고 거칠기만 하다. 실제로도 시사회나 상영회에서도 관객들은 진지하기 보다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 색다른 영화를 즐긴다는 모습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 밖의 가능성 있고 도전적인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난 후의 관객들의 반응은 어느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그런 열광적인 모습이었다.

천장지구 (성홍일)
천장지구 (성홍일)
무사시66 (유양래)
무사시66 (유양래)
비트박스 (최진용)
비트박스 (최진용)
철사장 (오미정)
철사장 (오미정)
청바지 (장태식)
청바지 (장태식)
마시마로 (김진명)
마시마로 (김진명)
살인미소 (유지훈)
살인미소 (유지훈)
모히칸 (권민기)
모히칸 (권민기)
작지만 강한 영화 그러나 흥행은 불투명한 안타까운 영화. 10년간 실전 무술을 연마한 본기자의 마음은 어느 관객보다도 아련하게 <거칠마루>에게 필이 꽂힐 수밖에 없다. <거칠마루>의 선전을 바라면서 각종 사이트와 블로그, 미니홈피를 뒤져 조사한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밝혀주도록 하겠다.

● 제작 일지
<거칠마루>의 시작은 2000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진성 감독은 집에 누어 KBS 인간극장 '무림일기'를 보고 에디슨의 전구가 켜진다. 이거다 싶었던 감독은 방송국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어 장태식의 연락처를 따낸다.

무림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시놉시스(대략 줄거리)작업과 함께 준비에 착수한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는 여러 가지로 앞을 막아 사정상 <거칠마루>의 계획을 미루고 <서프라이즈>로 입봉을 한다.

작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2년 방송사에서 마련한 무림일기의 속편 제작 현장을 따라다니며 영화에 대한 틀을 잡고 감을 익혀갔다. 2003년 1월 드디어 작품에 대한 큰 틀이 잡히고 짧은 문장의 착상이 떠올랐다. 한마디로 필이 와서 정신없이 시놉시스와 시나리오를 써나갔다.

겨울이 가지전 눈밭을 배경으로 촬영을 마치고 싶어 시놉시스를 들고 몇 군데 제작사를 찾았으나 모두 거절당하고 결국 자체 제작하기로 한다. 급한 김에 장태식을 통해 확인해둔 실제 고수들을 캐스팅하면서 각각에 맞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나갔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아리랑 고개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배우들을 불러 모아 작은 매트 하나 깔아놓고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당시 옆 사무실에서는 시끄럽다고 난리들이여서 눈치를 보며 사람들이 많이 없는 시간을 이용했다. 배우들도 무술을 배경으로 영화가 만들어 진다고 좋아하며 자신의 일보다 우선시 해주며 함께 해 주었다.

그러던 중 눈이 녹아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3월 중순경 무조건 촬영에 들어가기로 하고 준비했다.

3월 중순 예정대로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 제작비 3천 5백만 원을 구했다. 만약 잘못되면 살고 있는 집 보증금을 빼기로 했다. 드디어 최종 시나리오가 완성 됐다. 드디어 촬영이 시작 됐다.13회로 계획한 스케줄은 트레일러 차량 씬을 6일 동안 양평 국도 주변에서 찍었고 무술장면을 7일 동안 설악산과 오대산 일대에서 연달아서 찍었다. 2주 동안의 스트레이트 작업이었다. 다행히 3월말까지 눈이 그럭저럭 쌓여 있어서 다행이었다. 마지막 날 오전에 제작비가 바닥이 나서 급히 3백만 원을 구해 저녁 일몰 때와 맞춰 마지막 장면을 마쳤다. 그날 횡RP 송천 회관에서 간단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조촐한 쫑파티로 마무리 했다.

4월부터는 지루한 postproduction 작업이 시작이 되었다. 처음에는 쉽게 끝날 줄 생각했던 작업이 계속 길어졌다. 편집실을 빌려서 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자체 편집 시스템을 한 6백만 원 상당하는 장비로 카드로 질렀다. 촬영한 영상을 편집용 컴퓨터에 입력하는 데만 한 달 반이란 시간이 걸렸다. 불안한 징조는 이때부터 심각하게 나타났다.

아리랑 고개 사무실의 운영이 어려워 집 근처 작은 오피스텔로 이사를 했다. 제작비가 바닥난 상태였고 추가 펀딩이 어려워졌다. 겨우겨우 카드 빛을 갚아가며 살얼음을 위에서 후반 작업을 해 나갔다. 그런 시점에서 편집을 하면서 영화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수정을 했다. 나레이터가 추가가 됐고 추가 촬영이 진행 됐다. 하지만 가 편집본의 시사후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 상당히 낙담을 했다.

결국 가을이 되어갈 무렵 모든 것을 포기하고 테이프를 창고에 넣어 버렸다. 차선책으로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됐고 갑자기 애니메이션에 필이 꽂혀 시나리오 공모에 도전 입상이 되어 그 상금으로 생활을 유지 했다. 해가 바뀌어 2004년이 되어 심기일전하여 쪼금만 더 가보기로 했다.
무일푼이었던 상황에서 우연히 맘씨착한 녹음실 기사를 만나 녹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겨우겨우 돈을 마련해 편집 기사를 찾아 액션 편집을 맡겼다. 3월말에는 1년 만에 엔딩부분 보충촬영을 같은 장소로 갔는데 눈이 하나도 없어 포기하고 오던 도중 원주 인근에서 기적같이 3시간 정도 함박눈이 쏟아졌다. 망설일 것도 없이 촬영이 시작 했다. 헌데 촬영을 마칠 무렵에는 눈이 하나도 없이 녹아 버렸다. 정말 천운이었다.

6개월의 시간을 편집 기사를 괴롭혀 액션 편집이 비교적 잘나와KT다는 평가를 받아 다시 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추가 구성과 마무리 작업까지 의외로 순조롭게 마쳤다. 음악이 문제가 됐는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 봤지만 막대한 선불을 요구하는 관계로 사실 그 사람들에게는 적은 금액이었을 것이지만... 그러던 중 무명의 작곡과 대학생을 만나 한 달만 무료로 해달라고 꼬셔서 시작했지만 5개월 이상 걸렸다. 나중에는 전화도 받지를 않을 정도였다.
후반작업에 촬영하면서 펀딩 받았던 정도의 돈이 들어가면서 가산이 거덜 났고 거의 폐인 모드로 들어갔다. 6개월을 기다린 후에 녹음 작업을 시작했으나 지엄한 스타 단편영화들에 밀려 주말과 일명 메뚜기 녹은(자투리 시간 녹음)을 병행 해 가며 야간 녹음과 무작정 대기하기로 버텨 내며 10월 초에 녹음을 마쳤다.

다행히도 서울 독립영화제 특별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됐고 축하의 말을 들었다. 2005년 1월 스폰지라는 배급사가 정해지고 본격적인 개봉 준비를 하게 됐다.

● <거칠마루>의 첫 이야기는 이러했다.

네티즌에게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무술사이트 무림지존에 어느 날 한 공지가 뜬다. 그리고 사이트 토론장은 발칵 뒤집어지고 네티즌들은 흥분하며 술렁이기 시작하는데. 드디어 모든 네티즌들이 고대하던 거칠마루님(ID)이 세상에 모습을 내보이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그는 거의 신화적인 존재로 해박한 무술지식과 무술인으로서의 고매한 인격으로 네티즌의 전폭적인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고, 사람들은 그만큼이나 그의 존재를 알고 싶어 했다.

한편으로는 그는 자칭 고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주 공개적인 결투 신청을 받아왔지만 번번이 사양하곤 했었다. 드디어는 사람들이 그가 가공의 인물은 아니냐는 의심을 계속 보내기 시작하고, 그는 결국 공개적으로 자신을 공개하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결투를 받아들인다는 의미 보다는 자신과 겨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를 허락하고 상호 대련의 합을 통해 무술 수련을 해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상 이는 비밀에 쌓여있던 고매한 무림의 지존인 거칠마루가 전격적으로 공개 결투를 받아들인 것으로 네티즌에게는 결과적으로 해석된다. 대신 대련의 방식은 자신이 정하겠다고 말한다. 동시에 서로의 무공이 한 단계 상승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거라고 말하며 글을 마감하는 거칠마루. 겨울 어느 날 서울. 한 장소에 주차 된 봉고차로 나타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덟 명의 남자들.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서로 눈치를 살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결국 거칠마루는 보이지 않고 목적지를 알려주며 모처로 떠나라는 거칠마루의 전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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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리 없이 봉고차를 타고 출발하는 8명의 남자들. 물론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는 처음으로 만나는 사이고 각자 개성이 강한 고수들이라 조용하게 가기는 힘들다. 자기소개를 하자말자 여러 설전이 오가고. 급기야 차를 세우고 주먹질까지 오간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 산속에 뒤늦게 도착한 차량. 그러나 한참이나 거칠마루의 다음 행동지침은 오지 않고 사람들은 초조해 하기 시작한다. 한참만에야 다시 거칠마루로부터 연락이 오고 대결의 방식을 설명해준다. 자신은 온 8명의 사람들 중 자신과 대결할 자격을 갖춘 오직 한 사람에게만 대결을 받아주겠다고 말하며 그 사람을 뽑는 방법은 너희들이 서로 상의해서 정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거칠마루.

그리고 그는 자신의 무술에 대한 모든 상상과 비기를 전부 전수 받을 것이며 진정한 무도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은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하며, 자신이 이미 각자에게 보내준 목걸이 8개를 모아 자신에게 보여주어야 자격을 확인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거칠마루의 발표가 끝나자 긴장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곧 그 나머지 한명을 정하는 방법을 받아들여야 하느냐의 격론이 벌어지고 결국 무제한 토너먼트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로 정한다. 비록 반나절 동안의 버스여행 이였고 신경전과 여러 다툼도 있었지만 무술동료로서의 정이 서로 간에 녹아들었던 일행은 갑자기 서로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당황한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피할 수는 없는 법.

여기저기 흩어져 수군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어느새 하나 둘 슬쩍슬쩍 사라지기 시작하고. 결국 차에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의식이 진행되려는 것이다. 강원도 산골. 눈 덮인 조용한 산하에 바람만 불고 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참가자들의 피비린내 나는 결투가 벌이기 시작한다. 입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 온몸에서 땀으로 증발되는 하얀 수증기. 사나이들의 거칠고 피 튀기는 산과 강과 계곡을 이어지는 대 추격전.

결국 최후로 두 명이 남게 되고. 해는 서산에 걸려있는 가운데 최후로 처절하게 이어지는 강자 두 명의 길고 긴 결투.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목걸이를 받아 들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 최후의 승자.만신창이가 된 허탈한 모습으로 너른 설원에 홀로 선 최후의 살아남은 자.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거칠마루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고... 결국 거칠마루는 가공의 인물이란 말인가? 그들 모두는 오늘 하루 농락을 당한 것일까? 결국 거의 포기하고 산을 떠나려는 찰라 멀리 눈보라를 헤치고 희미한 뭔가를 발견하는 멈춰서는 최후의 승자. 과연 거칠마루는 무슨 말을 하려고 젊은 청춘들을 이 산으로 불러들여 하루 종일 그들끼리 싸움박질을 하게 만든 것일까?

●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거칠마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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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영화의 새로운 전형의 프로젝트실제 무술인들의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현역 국가대표와 각 종목의 역대 챔피언들이 직접 무술 연기하는 작품을 통해 택견, 유도, 복싱, 무에타이, 우슈, 가라데, 합기도 등의 무술 중에 어느 무술이 가장 강한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와이어나 그래픽이 없는 실제 그대로의 무술연기 실현과 눈속임이나 가짜가 아닌 진짜무술의 정수를 보여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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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 존재하는 무협PC방에서 밤을 지새우며 온라인 게임에 열광하며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구하며 친구와 애인도 온라인으로 만나고 교통하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 그들에게 디지털 상의 온라인은 만나고 놀고 생활하는 그들의 삶 그 자체이다. 그러나 한편 여전히 전국의 수많은 무술도장에서는 최고의 고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 아날로그적인 맨몸으로 땀 흘리며 맹연습을 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공기처럼 호흡하는 온라인상의 세계와 전통적으로 육체를 통해 자신을 연마하고 수련하는 무술의 세계. 과연 이 두 가지 대척점에 있는 삶의 상이한 방식이 어떻게 영화 속에서 만날까를 보여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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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영화의 새로운 시선장편 디지털 영화는 왜 보통 예술. 실험 영화로 인상 지어질까. 더 재미있고 관객에게 좀 더 다가갈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들을 녹여내고자 관객에게 친숙한 그리고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재를 개발하여 디지털의 틀 속에 담으려 했다. 무협이란 소재를 가지고 요즘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각자에게 우리 젊은이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심어 본다면 영화를 보고 즐기는데 관객과 더 친숙한 영화로서 무리가 없을 것이다. 더불어 초저예산으로 만든 디지털영화로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전형을 만들고 나아가 다른 디지털영화의 재생산 기회를 열어준다면 더 좋을 것이다.

● ‘거칠마루’란 무슨 의미인가?
신라시대 화랑의 이름으로 역사책에 나와 있다. 비슷한 말로 '거친마루'라는 말이 있는데 '용감한 소년'이라는 뜻이다. 이번 영화 제목으로 ‘거칠마루’를 정한 이유는 그냥 그대로 낱말 뜻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의미상 풀이한 조어인데 '거칠다'라는 순수 우리말에서 나오는 터프함. 거침. 그리고 역시 순수 우리말인 '마루'의 '높은 곳'이라는 뜻을 조합해서 '거칠고 터프한 우두머리' 즉 "싸움의 짱"을 만든 것이다. 나아가 "무술의 고수"라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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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라운드로..

1 )
qsay11tem
좀 난해한 작품이에여   
2007-11-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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