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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다리처럼 뜯어본 재난영화 열전!
네 가지 키워드로 본, 할리우드 재난영화 | 2004년 6월 14일 월요일 | 심수진, 최동규 기자 이메일

사시사철 찾아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그 가운데 여름이면 꼭꼭 디미는 메뉴 하나가 재난영화다. 올해도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투모로우>를 선보였는데, 과연 관객들이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기에 만드는 것일까, 돈이 너무 남아 돌아 만드는 것일까(이건 좀 심한가?) 등등 마냥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물론 그 대규모 볼거리를 보며, 종종 아이맥스 영화와 비스무레한 짜릿함을 맛보긴 하지만, 적어도 몇 백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서도, 열심히 팝콘만 주워먹게 되는 요상한 심리가 웬지 편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 할리우드가 재난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1960~70년대다.‘재난영화’에는 스펙타클, 휴머니즘, 공포 등 매력적인 소재들이 몽땅 버무려져 있으니, 많은 돈이 들어도 유혹을 쉽게 떨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마음은 굴뚝같아도 기술력의 한계나 소재의 빈곤 때문에 잠시 주춤거렸는데, CG를 비롯한 SFX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한 1990년대 들어, 비로소 찬란한(?)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다.
화재, 외계인 침공, 요상한 동식물의 습격, 비행기나 배를 비롯한 조난 사고, 각종 환경오염, 용암, 태풍, 바이러스 등등 많고 많은 일들로 우리 곁에 찾아왔던 재난영화. 한번쯤 중간점검의 필요가 느껴졌기에, 몇 가지 삐딱한 앙케이트로 요리해 보았다. 각 문항들에 대해 여러분들도 주저없이 의견을 제시해 주시길.

▶얼핏 봐서, 인명 피해가 제일 심해보이는 영화?

<타이타닉>(1997)
감독:제임스 카메론

memory tip: 바다를 무대로 한 최고의 재난 영화 <타이타닉>. 1912년 3월 31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조선소에서 제조가 되어, 역사상 가장 큰 배, 가장 호화스러운 배로 명성을 떨치며 처녀 출항했던 타이타닉호. 하지만 1912년 4월 15일, 새벽 2시 18분에 빙산과 충돌하면서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다. 할리우드에서 관심을 갖기 딱 좋은 소재였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들이 제작되었다.

선정이유: 요건 절대평가라기 보다 상대평가의 기준이 적용된 것. 당시로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고였기 때문. 뭣보다 이 사람, 저 사람 왔다 갔다하며 죽는 모습을 비추는 재난영화들과 비교해 일단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다로 떨어지니, 정말 많이 죽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준다!

<대지진>(1974)
감독: 마크 랍슨

memory tip: L.A를 휩쓴 대지진이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화. 하지만 스토리와 캐릭터가 부조화를 이루고 있고, 주인공이 죽는 결말도 숭고한 희생이 느껴지기보단 개운하지 못한 뒷맛을 남긴다. 악마의 입처럼 갈라지는 도로, 댐폭파, 고압전류에 의한 피해 등 실감나는 스펙터클은 칭찬해줄 만한 부분(만약 DVD가 출시된다면 갈라질때의 땅의 저음이 예술일 것 같다!).

선정이유: 눈이 한껏 높아진 요즘에 보았을땐 엉성한 모습들이 많고도 많지만, 죽는 것으로 따진다면 진짜 많이 죽는다!

▶해당 재난을 가장 장난같이 묘사한 영화?

<아마겟돈>(1998)
감독: 마이클 베이

memory tip: <딥 임팩트>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면서 비교 대상이 됐다. 드라마에 큰 비중을 실었던 <딥 임팩트>와 달리 <아마겟돈>은 철저한 흥미 위주의 재난 영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선발된 요원들은 석유굴착기사들이고, 그들의 훈련 과정과 혜성 폭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지구 운명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도 별다른 진지함을 느낄 수 없는 팝콘 영화. 물론 운석의 집중 폭격에 의해 우주왕복선과 도시가 박살나는 도입부 광경은 볼 만한 편. 운석 한 방에 그야말로 잿더미로 변하는 파리가 기억나시는지.

선정이유: 석유 굴착 기사들이 지구를 구한다? 거기까진 좋다. 그들이 우주선을 몰지 않나 핵폭탄을 취급하질 않나 하여간….

<코어>(2003)
감독: 존 아미엘

memory tip: 미국방부에서 인공지진장치를 개발하면서, 지구의 중심에 자리잡은 핵에서 자장이 멈춘다. 무척 황당하지만, 웬지 실제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이상한 믿음을 심어주는 영화. 심각한 부분마다 보여주는 인물들의 가벼움이 눈에 무척 거슬린다.

선정이유: 자장이 멈춘다고?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고건 좀 오버라고 본다. 그리고 지구를 관통하는 구멍을 어찌 뚫는다고...만약 가능하다면 비행기 대신 지하로 지구 종단 터널을 타고 다니자.

<아나콘다>(1997)
감독: 루이스 로사

memory tip: 실존하는 뱀중 가장 크다는 ‘아나콘다’를 영화로 끌어들였다. 거의 돌연변이 수준의 왕뱀을 한 여전사가 물리친다는 설정이 좀 그렇다. 군대를 이끌고 와도 부족할 판에 말이다. 동물이 나오는 재난 영화 중에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선정이유: 아나콘다가 아무리 커도 날라다니지는 못하지 않을까. 폭포를 거꾸로 역류하는 뱀을 본적이 있는가? 아나콘다는 최고 7.6미터에 107kg인데 너무 크다.

▶재난극복방법이 가장 황당했던 영화?

<볼케이노>(1997)
감독: 믹 잭슨

memory tip: 같은 소재를 다루었고,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단테스 피크>와 비교되는 영화. 화산을 우선 폭발시키고 보는 <단테스 피크>와 달리 서서히 위험을 노출시키다가 한꺼번에 분출된 용암이 도시를 휩쓰는 장면은 실제 화산 활동처럼 실감난다. 하지만 용암이 분출하고 나면 CG가 엉성하다는 것이 단점. 장르 영화의 전형성을 보이는 사건 전개와 인물 설정 등도 아쉽다.

선정이유: 흘러내리는 용암을 소방차의 물로 다스린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콘크리트 바리게이트로 길을 만들고, 그걸 이용해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한다. 호오~진짜, 진짜 이게 가능할까.

<화성침공>(1996)
감독: 팀 버튼

memory tip: <쥬만지>의 래리 프랑코가 제작했으며, 각본은 그림카드제작회사의 카드시리즈 내용을 기초로 조나단 젬스가 썼다. 보통 사람들의 관습적인 기대를 과감히 묵살하고, 인류 문명을 간단히 조롱해버리는 팀버튼표 영화. 폼잡는 영웅(?)들이 등장하는 <인디펜던스 데이>류의 미국 우월주의 영화에 찬물을 끼얹는 악동스런 영화다. ‘이게 뭐 재난영화야’ 하지 마시라. 마지막에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이 충분히 말해주니 말이다.

선정이유: 온갖 최첨단 무기를 다 써도 여간해선 죽지 않는 못생긴 가분수 외계인들. 그래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으니,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컨트리 음악에 머리가 팡팡 터져 죽게되는 황당한 해결책이 있었던 것. 정말 팀 버튼식 해결책이 아닐 수 없다!

▶등장인물이 제일 불쌍하게 죽는 영화?

<죠스>(1974)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memory tip: 해양소설 전문가 피터 밴츨리의 원작 소설은 다소 안티적이고 아웃사이더적인 경향이 강했지만 영화 <죠스>는 여러차례 각색 작업을 거치면서, 스필버그 특유의 가족주의가 덧붙여졌다. 미국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그해 아카데미 편집상, 사운드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영화 속에 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웠던 영화. 아직도 비슷한 아류작들이 나오는건 이유가 있을텐데, 요 식인 상어의 맛은 뭘까.

선정이유: 죠스의 첫 피해자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해변에서 연인과 뜨거운 정사를 나눴던 한 여인. 흥분(?)도 식히고, 더위도 날릴 겸 시원하게 밤바다를 헤엄친 것까진 좋았으나, 식인상어에게 무참하게 몸통이 뜯기고 만다. 그 모습을 본 연인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고.

<얼라이브>(1993)
감독: 프랭크 마샬

memory tip: 1972년 안데스 산맥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조난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조난당한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인육을 먹으며, 72일간을 견뎠으며 이중 29명이 죽고, 16명이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비행기 추락을 겪은 뒤, 사투를 벌이는 설정만으로는 단순히 재난 영화로 볼 수도 있지만, 인육을 먹는 과정이 담겨져 재난이 아닌 재앙영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생존자의 증언에 입각한 프랭크 마샬 감독의 사실적인 연출과 에단 호크 등 주연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많은 반향을 일으켰었다.

선정이유: 튼튼한 비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어쩌면 복이다. <얼라이브>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인육은 절대 입에 댈 수 없던 사람들은 점점 쇠약해지면서 결국 죽게 되니 말이다. 흠, 그래서 죽는 사람들도 불쌍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인육을 먹어야 했던 사람들도 피눈물났으리~

12 )
loop1434
좋네요   
2010-02-27 22:50
h6e2k
타이타뉘익~   
2010-01-30 23:51
ldk209
볼케이노... 대체의 재난영화는 그 전형성을 따라간다....   
2008-09-07 12:11
qsay11tem
작품성이 돋보이네요   
2007-11-27 12:52
kpop20
타이타닉 최고   
2007-05-18 22:51
bjmaximus
'아나콘다' 제일 큰 게 10미터가 넘고,30미터짜리도 있다는 전설이 있음.   
2007-03-05 10:47
asdf466
asdf   
2007-02-09 16:03
js7keien
CG와 연출력의 결정체가 빚어낼 수 있는 장르, 재난영화   
2006-10-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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