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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생긴 일, <인 디 에어>와 <유 윌 미스 미>
2010년 7월 22일 목요일 | 소마 이메일



‘인생에서 부조종사는 꼭 필요하지.’
<인 디 에어>의 주인공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의 대사.


공항은 늘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오며 그러기에 누군가들은 재회하고 또 누군가들은 이별한다. 현대의 드라마에서 공항은 꽤 낭만적인 장소가 되었는데, 이를테면 데이비드 린의 [밀회]나 하길종의 [바보들의 행진]을 비롯한 수많은 과거의 영화들의 극적인 이별 장소가 기차역이었다면, 최근의 많은 영화들은 기차역을 대체하는 장소로 기꺼이 공항을 택하고 있다.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영국의 히드로 공항에서만 머물며 [히드로 다이어리]라는 책을 발표한 것이나 대표적인 피카레스크 낭만극인 리처드 커티스의 [러브 액츄얼리]의 첫 장면이 히드로 공항을 찾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잡은 것은 그런 ‘공항’의 드라마 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최근 DVD로 출시된 두 편의 영화 [인 디 에어]와 [유 윌 미스 미] 역시 공항을 중요한 영화적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영화들이다.

제이슨 라이트먼의 [인 디 에어]는 1년에 322일을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다니는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의 이야기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라이언은 진심으로 이 일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역을 돌아다니며 항공사와 호텔의 특급 게스트가 되어 VIP 서비스를 즐긴다. 그러나, 사실 그는 남들을 ‘해고’하러 다니는 사람이다.

[인 디 에어]는 라이언의 정신적 성장이라는 주제를 테마로 삼은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 속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각종 금융 사건으로 붕괴되어 가는 미국 내부의 풍경을 담아낸다. 라이언의 회사는 해고 통보를 대행해주는 회사로, 경제 위기 이후 최고의 호황을 맞이한다. [인 디 에어]는 이런 ‘대행’ 해고의 상황을 꽤 실감나게 묘사하는데, 단순히 코믹하게 묘사하기에는 해고 통보를 받은 사람들의 당혹스런 표정이 너무나 생생한 편인데, 사무실의 집기들이 거의 빠져 나간 망해가는 회사 내부의 모습을 담은 장면들은 스산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인 디 에어]는 로맨틱 코미디의 본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라이언은 소비 사회의 ‘아이’라고 말할만한 인물이다. 그에게 집(Home)이란 ‘불행히’ 머무는 공간이며, 실제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라이언의 집에서 사람의 온기는 쉽사리 느껴지지 않는다. [인 디 에어]는 늘 그렇게 떠돌던 라이언이 마침내 집에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라이언은 대비되는 두 여자를 만나며 변화하는데, 라이언과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닌 쿨한 여자 알렉스(베라 파미가)와 사회 초년병인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그들이다. 나탈리가 도입한 시스템은 안락한(?) 라이언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협하고 알렉스는 인스턴트식 관계에만 익숙했던 라이언에게 ‘사랑’이나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오르게 한다.

[주노]를 만들었던 제이슨 라이트먼은 정확히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정확히 꿰뚫는다. 이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는 할리우드 황금기의 케리 그란트처럼 도회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싱글남을 멋들어지게 연기한다. 라이트먼은 짧은 챕터로 영화를 분절하고, 천천히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전해준다. 물론 라이언에게도 ‘부조종사’는 필요한 법이다.

아만다 스데르스의 [유 윌 미스 미]의 형식적인 스타일은 [러브 액츄얼리]와 비슷하다. 드골 공항에서 서로 스쳐가거나 우연히 만나게 될 개개의 사람들이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들은 깨달음, 이별, 재회, 사랑, 죽음 등의 일을 겪게 된다. 하지만 [러브 액츄얼리]가 ‘사랑’이라는 감정의 로맨틱한 측면에 철저하게 집중하는 것에 비해 [유 윌 미스 미]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희노애락’라는 본질적인 주제에 접근하는 편이다. 특히 영화의 수미쌍관(首尾雙關)을 책임지는 줄리아(캐롤 부케)의 에피소드는 이 영화의 본질적인 주제를 확실히 보여주는 에피소드인데. 말기 암 환자인 줄리아는 항암치료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일종의 자살 여행을 떠나게 되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면서, 어렸을 때는 친했으나 현재는 사이가 좋지 못한 두 딸에게 자신의 사랑의 메시지를 차근 차근 준비하는데, 영화는 그런 줄리아의 힘겨운 심경을 포착하기 위해 애를 쓴다. 특히 공항에서 줄리아는 작가인 앙리(삐에르 아르디티)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결심을 바꿀 기회를 얻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정한 당초의 진로를 바꾸지 않는다. 이 에피소드는 [유 윌 미스 미]라는 영화의 일종의 균형추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유 윌 미스 미]는 사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묵직하게 담아내는 줄리아의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꽤 밝고 경쾌하다. 아니, 사실은 줄리아의 에피소드는 그녀가 뮤즈가 되어 끝이 없는 슬럼프에 빠져있던 괴팍한 작가에게는 새로운 창작의 전기를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어두운 내용만을 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서로 느슨하게 이어져 있는데, 대부분은 ‘사랑의 절묘함’을 예찬하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수십 년 만에 첫사랑을 만날 용기가 부족했던 할머니는 퀘백에서 파리로 날아오며, 이제 더 이상 그 때 그 시절의 외모를 가질 수 없는 나이 든 자신의 외모를 비관한다. 또 드골 공항에서 간절히 첫사랑을 기다리는 할아버지는 특이한 외모 때문에 공항 경찰서에 연행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한편으로는 딸과의 이별을 준비하던 남자와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려던 여자가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는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다.

두 편의 DVD의 영상 퀄리티는 아주 훌륭하지는 않지만 꽤 깔끔한 편이다. 약간 짙은 색감을 통해 차분함이 두드러져 보이는 [인 디 에어]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이 꽤 뛰어난 현장감을 만들어내는데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해 공항의 공간감 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유 윌 미스 미]의 색감은 약간 더 화사하게 느껴지는데, 영화 전반에 전체적으로 원색이 좀 더 활용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시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서라운드 활용 빈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서플먼트로는 [인 디 에어] DVD에는 감독인 제이슨 라이트먼과 촬영 감독 등 스탭들이 참여한 음성 해설이 눈에 띈다. 제이슨 라이트먼은 이 외에도 삭제 장면 메뉴에서도 약 15분 여에 이르는 삭제 장면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하고 있다. 그 외에는 인상적인 타이틀 시퀀스에 대한 피쳐릿과 예고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유 윌 미스 미]에는 아쉽게도 아무런 서플먼트가 들어있지 않다.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감독 제이슨 리트먼
주연 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 / 베라 파미가 / 안나 켄드릭
더빙 영어, 태국어 Dolby Digital 5.1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광둥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화면비율 1.85:1 Anamorphic Widescreen
상영시간 109분
등급 15세 관람가
지역코드 3
제작사 파라마운트/CJ 엔터테인먼트/아트서비스
출시일자 2010-06-24
스페셜 피쳐 - 코멘터리 : Writer-Director : Jason Reitman, Director of Photography: Eric Steelberg, First Assistant Director: Jason Blumenfeld / Shadowplay: Before The Story / Deleted Scenes / Teaser Trailer / Theatrical Trailer




유 윌 미스 미 You Will Miss Me


감독 아만다 스데르스
주연 케롤 부케 / 삐에르 아르디티 / 안느 마리빈
더빙 프랑스어 Doby Digital 5.1 / Doby Digital 2.0
자막 한국어, 영어
화면비율 1.85:1 Anamorphic Widescreen
상영시간 92분
등급 12세 관람가
지역코드 ALL
제작사 대경DVD
출시일자 2010-05-28










29 )
ohye91
제 인생에도 부조종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2010-08-25 21:47
seon2000
잘봤어요   
2010-08-23 17:04
mvgirl
인디에어 다시봐도 좋을 것 같은...   
2010-08-20 19:29
pa2ge
잼나겠네요   
2010-08-16 22:58
sexyori84
조지쿠르니는 나이가들수록더멋지네요 ㅋ   
2010-08-16 11:20
puregirl1023
잘봤습니다~   
2010-08-11 02:17
cwbjj
잘 봤습니다~   
2010-08-10 02:22
freshhunya
잘봤습니다.   
2010-07-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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