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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이야기! 뽕빨 시리즈! 홍콩에서 공수해온 기봉이 형님 디비디
2009년 6월 2일 화요일 | 소마 이메일


평자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두기봉 최고의 영화는 <흑사회> 2부작이다. ‘트라이어드’ 또는 ‘삼합회’라고 불리우는 중국 범죄 조직단에서 ‘보스’를 선발하기 위해 벌어지는 암투를 그린 이 두 편의 영화는 두기봉 연출의 집약이라고 할 만한 영화들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치밀한 묘사, 홍콩이라는 지엽적인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특유의 미장센 그리고 홍콩의 역사와 정치에 대한 은유 등이 <흑사회> 2부작에는 완벽히 녹아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흑사회>의 DVD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출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결국 그의 DVD를 구하기 위해서는 외국 사이트를 뒤지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마침 필자는 지난 2월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 홍콩 영화 팬들에게 ‘홍콩’은 특별한 도시다. ‘홍콩’은 그리 거대한 도시가 아니지만, 영화는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왔다. 당연히 홍콩의 거리 곳곳은 카메라만 가져다 놓으면 바로 영화의 촬영장이다. 으리으리한 쇼핑몰이 들어선 캔톤 로드는 <첨밀밀>에서 여명과 장만옥이 자전거를 타던 바로 그 거리이고, 세계 최장의 에스컬레이터라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중경삼림>에서 왕정문이 양조위의 집을 몰래 들여다보던 그 곳이다. 거리 구석구석에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점과 카페가 가득하고 스타들이 거쳐 간 가게들이 있다.

그리고 ‘두기봉’은 그 ‘홍콩’이라는 주제를 자신의 영화 속에 가장 구체적으로 그려낸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두기봉은 서극과 오우삼 그리고 임영동이 할리우드로 떠났던 ‘홍콩 반환’이 이루어진 1997년에도 홍콩을 지켰던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역사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어 왔다. 당연히 홍콩에서는 두기봉의 기나긴 필모그래피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DVD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환율 폭등’으로 홍콩의 체감 물가가 만만치 않아 결국 찾던 영화 DVD들을 모두 사올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나름 엄선해서 가지고 온 두기봉의 DVD 세 편을 소개해 본다.

참새 (文雀, Sparrow, 2008) : 가장 우아한 두기봉 영화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던 <참새>는 50편을 훌쩍 넘어서는 두기봉의 기나긴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우아한 영화로 꼽을만한 영화다. 케이(임달화)가 이끄는 4인조 소매치기단이 묘령의 여인 춘리(임회뢰)와 엮이게 되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룬 이 영화는 참새가 케이의 방으로 날아드는 첫 장면부터 두기봉의 뛰어난 미장센 감각을 보여준다.
따지고 보면 일종의 범죄 단체지만 케이가 이끄는 소매치기단은 보통의 홍콩 서민의 외양과 다르지 않다. 작업(?)이 끝나고 홍콩 서민들의 식당에서 모여 애환을 나누는 이들은 작업에서만큼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자신들의 삶에 자족하며 사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위기는 순전히 중국 본토에서 온 춘리라는 여인과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이 지점에서 <참새>는 꽤 묘한 뉘앙스를 뿜어내는 영화가 된다.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케이 일당과 다른 홍콩인들과 달리 춘리는 늘 달리는 이미지로 영화 속으로 표상되며, 실은 케이 일당으로 대표되는 홍콩인들의 일상은 ‘춘리’라는 이질적인 존재로 깨어진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는 중국이라는 강력한 정치 세력에 의해 지배당하는 ‘자치구’로서의 홍콩의 상황을 은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참새>는 이런 흥미로운 정치적 알레고리 외에도 두기봉의 ‘한없이 우아한’ 연출력과 편집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고속 촬영으로 표현되는 비오는 소매치기 대결 시퀀스는 그 최고의 정점에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홍콩에서 출시된 DVD의 영상과 음향 퀄리티는 최근작답게 준수하다. 특히 아름다운 음향 효과가 깔끔히 구현되는 음향 표현력이 인상적이다. 메이킹 필름, 인터뷰, 갈라 프리미어, 포토 갤러리 등 약 50분 분량의 서플먼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서플먼트 대부분에는 중국어와 영어 붙박이 자막이 포함되어 있다.

文雀, Sparrow, 2008


출시사 : Universe
Starring : 임달화, 임회뢰, 임가동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87 Min
Video Format : 2.35: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Audio Track : 광동어, 북경어 / 돌비디지털 5.1 서라운드
지역코드 : 3
디스크수 : 1disc
자막 : 중국어, 영어
서플먼트 : Trailert/Making Of/Interview/GALA Premiere/
Press Conference/Photo Gallery




PTU (PTU, 2003) : 홍콩 밤거리로의 여행

홍콩 경찰 특수대를 의미하는 PTU는 두기봉이 약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짬짬이 만든 개인적인 영화로 유명하다. 2003년은 씨네아스트로서의 두기봉을 크게 알린 해이기도 한데, 이 한 해 동안 두기봉은 위가휘와 함께 그의 가장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인 <턴 레프트, 턴 라이트>와 심리 스릴러물인 <유덕화의 절대초인>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단독연출작으로 고천락, 정수문 주연의 명절용 코미디인 <백년호합>과 이 영화 <PTU>까지 무려 4편의 연출작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임영동의 <기봉적수>를 제작하기까지 했다.

PTU의 플롯은 대략 이렇다. 사복 경찰 로(임설)는 격투 중 총을 분실하고 PTU 범죄반의 팀장인 마이크(임달화)는 로의 전화를 받고 비밀리에 수사에 착수한다. 한편 미심쩍은 낌새를 눈치 챈 다른 PTU 팀이 사건에 개입되고, 한편으로는 삼합회 조직원이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다른 수사팀은 이 사건을 뒤쫓기에 여념이 없다. 결국 이 사건에는 삼합회 조직과 일군의 강도단까지 엮이게 되고 서로 다른 사건들은 서로 얽히게 된다.

마치 요란한 액션 활극을 연상시키는 이런 <PTU>의 플롯은 두기봉이라는 연출자의 손을 거치며, 특유의 리듬을 갖춘 영화가 된다. <PTU>에서 사실 액션 시퀀스는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액션 시퀀스보다 <PTU>라는 영화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은 ‘홍콩의 밤 공기’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놓은 것 같은 특유의 긴장감이다. 등장인물들은 경찰이건 조직범죄단이건 딱히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경찰들은 진술을 얻어내기 위해 교묘한 폭력을 휘두르고, 같은 경찰들이라도 서로를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PTU>는 이런 집단과 집단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긴장감을 절묘하게 담아낸다.

다행히 홍콩판 DVD에는 영문 자막이 지원된다. 대사 량이 그리 많은 영화가 아니므로 감상에 큰 무리는 없는 편이며(필자 역시 영어에 매우 약하다.) 본편의 영상 퀄리티는 그리 많은 예산이 투여된 영화가 아니고 영화 전편이 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관계로 최상의 퀄리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잘 살아있는 편이다. 음향부분의 표현력은 별다른 흠을 잡기 어렵고, 필자가 소유한 1디스크 버전의 서플먼트로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두기봉 감독과 임달화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광둥어로 진행되는 인터뷰에는 자막이 없다. 그 외에는 극장용 예고편과 다른 영화들의 홍보용 예고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PTU


출시사 : Mei-Ah
Starring : 임달화, 임설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88 Min
Video Format : 2.35: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Audio Track : 광동어, 북경어 /
돌비디지털 & DTS 5.1 서라운드
지역코드 : 3
디스크수 : 1disc
자막 : 중국어, 영어
서플먼트 : Trailer/Data Bank/Best Buy/Director․Actor Interview




동방삼협 1,2 (東方三俠, 現代豪俠傳, 1992, 1993)

앞서 두 편의 영화가 ‘현재의 두기봉’을 대표하는 걸작들이라면, <동방삼협 1,2>는 스튜디오에 고용된 ‘상업연출가’로서의 두기봉의 초기 영화에 해당하는 영화들이다.

이 두 편의 영화에서 매염방, 장만옥, 양자경은 미래의 여전사로 분해 악의 무리와 대결을 벌이는데, 두기봉이 드라마를 연출하고 <천녀유혼>시리즈의 연출과 <영웅>등의 액션 안무로 유명한 정소동이 무술 감독을 맡은 <동방삼협 1,2>는 사실 현재의 관점에서 보자면 열악함이 느껴지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미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조악해 보이는 특수 효과와 미술 등은 세련된 현대의 관객들에게는 한 없이 부족해 보이며 특히 이야기의 완결성이 떨어지는 속편은 더더욱 그런 조악함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그러나 <동방삼협>시리즈는 유럽 쪽에서 일종의 ‘컬트영화’ 대접을 받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미래의 여성 슈퍼 히어로’라는 설정이나 독창적인 액션 안무 그리고 한 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운 중화권 스타 여배우 세 명의 캐스팅은 이 영화의 약점을 좀 잊어버린다면 여전히 즐길만 하다.

무엇보다 홍콩판 <동방삼협>시리즈 DVD의 장점은 이 DVD 타이틀이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는 점에 있다. 그 번역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간혹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어쨌든 영문 자막을 번역하면서 봐야하는 당혹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 장점이 있다. 제작 연도가 10년 이상 지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동방삼협> DVD의 영상 퀄리티는 평범한 수준이다. 영화의 상당 분량이 실내나 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관계로 필름 노이즈가 많이 발견되는 편이다. 강력한 스펙의 음향 부분 역시 오래된 제작 연도를 감안해야 할 정도. 서플먼트로는 극장용 예고편이 본편이 담긴 각 디스크에 하나씩 수록되어 있다.


杜琪峰 東方三俠 系列 Johnnie To : The Heroic Trio Series


출시사 : Mega Star
Starring : 매염방, 장만옥, 양자경, 유청운, 황추생, 금성무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85 Min, 97분
Video Format : 2.35: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Audio Track : 광동어, 북경어
돌비디지털 & DTS 5.1 서라운드
지역코드 : 3
디스크수 : 1disc
자막 : 중국어, 영어,일본어, 한국어
서플먼트 : Trailer



9 )
kisemo
잘봤습니다~   
2010-04-03 15:34
loop1434
좋네요   
2010-03-10 19:29
KJCQW
ㅋㅋㅋ   
2009-07-21 16:46
keykym
요즘에는 홍콩영화가 별로인가봐요?   
2009-06-05 08:40
itstrue
옛날 생각 나네~   
2009-06-04 21:47
ehgmlrj
글쎄요..;;   
2009-06-04 07:17
loop1434
역시 두기봉
  
2009-06-03 13:59
joynwe
홍콩 영화의 호시절은 지나갔죠...   
2009-06-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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