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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의 디비디 디비기!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9년 1월 5일 월요일 | 소마 이메일


'뻥' 음성 해설 들어보겠습니까?

문화란 것은 늘 ‘새로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문화’란 늘 인간이 만들어낸 것에서 유래하기 나름이며,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신(神)들조차도 이집트의 신들의 상당히 많은 요소를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의 예술은 또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모방하고 변형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한국의 영화’는 늘 ‘아버지’를 부정해 오곤 했다. 마이클 케인같은 배우는 <추적>에서 자신이 젊은 시절 연기했던 역을 쥬드 로에게 물려주고, 묵직한 노인 역을 해냈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신성일의 얼굴도 신영균의 얼굴도 보기 어렵다.


 70년대 유행했던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오프닝 타이틀.
70년대 유행했던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오프닝 타이틀.

이해는 간다. 레슬리 닐슨은 젊은 시절 출연했던 SF 영화 <금지된 혹성, 1956>의 연기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특유의 묵직한 발성과 과장된 연기법은 <총알탄 사나이, 1988>에서는 철저히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된다. 사실 한국 영화의 전성기로 불리우던 6,70년대 한국 영화들의 연기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당시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과 문어체적인 대사들은 당시에는 멋진 것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21세기 한국의 젊은 관객들에게는 패러디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래서 90년대 이후의 한국 영화는 그 이전 영화들의 전통을 따르기보다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닮으려고 했고, 그 노력은 어느 정도 상업적인 성공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계가 불황을 거듭하고 있는 최근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올 해 이루어진 그 시도의 결과물들이 ‘만주 웨스턴’을 ‘폼생폼사’ 버전으로 복원시킨 김지운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아시아 첩보물’의 패러디 확대 버전인 류승완의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다.

 불법으로 유통되는 동영상의 자막 파일을 개그의 소재로 삼는 센스...
불법으로 유통되는 동영상의 자막 파일을 개그의 소재로 삼는 센스...

잘 알려진 것처럼 류승완의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다찌마와 리>)는 현재는 거의 자취가 남아있지 않은, 본질적으로 B급일 수 밖에 없는 70년대 한국산(감독 스스로의 표현대로라면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스파이물들) 첩보 액션 영화를 무덤으로부터 불러낸 영화다. 하지만 류승완 특유의 ‘유희 정신’으로 충만한 <다찌마와 리>는 단순히 첩보 액션 영화로만으로 만족하지는 못한다. 이 영화에는 007 시리즈를 기본으로 하는 첩보 액션물을 바탕으로 장철의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와 <외팔이>의 리메이크 버전인 <서극의 칼> 그리고 이만희의 <쇠사슬을 끊어라>를 비롯한 만주 웨스턴의 요소들이 적극 활용되었고(‘황금 불상’), 후시 녹음을 당연시하던 과거 액션 영화들 속에서 배우들의 입움직임과 상관없이 추임새로 넣어지곤 했던 ‘어이쿠'나 ’잘생겼다‘같은 다소 생뚱맞은 캐릭터들의 중얼거리는 대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말하자면 김지운의 <나쁜 놈, 좋은 놈 그리고 이상한 놈>의 영화적 욕망이 만주 웨스턴을 넘어서 세르지오 레오네의 오리지널 스파게티 웨스턴의 ‘폼’을 닮으려했고 결과적으로 이 영화를 보는 (오리지널을 보지 못한)젊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한 것이었다면, 류승완의 <다찌마와 리>는 오마쥬의 대상들을 마구 혼합하고 펼쳐놓은 후, 원본의 조각들을 관객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를 바라는 좀 더 본격적인 ‘영화광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들은 21세기 한국의 관객들에게 시도하기는 좀 위험한 방식이다. 대개 극장을 찾는 한국의 관객들은 과거의 기억들과 ‘단절’되어 있고 어디까지나 영화를 저장하기 보다는 ‘소비’하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잘 생겼다'는 말을 수 없이 듣는 다찌마와 리(임원희)의 얼굴.
영화 속에서 '잘 생겼다'는 말을 수 없이 듣는 다찌마와 리(임원희)의 얼굴.

결과적으로 <놈놈놈>과 <다찌마와 리>의 흥행 스코어의 차이는 그런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리라. 즉 <다찌마와 리>를 수용하기에 한국의 관객들은 너무 어리거나 전통에 무관심하다. 공효진이 연기하는 ‘금연자’는 호금전의 <방랑의 결투>와 장철의 <심야의 결투>에서 정패패가 연기한 여성 영웅의 이름이고, 박시연이 연기하는 ‘마리’는 70년대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여자 형사 마리>에서 가져 온 이름이다. 하지만 최근의 관객들에게는 <방랑의 결투>도 <여자 형사 마리>도 모두 낯설게만 느껴질 뿐이다. 설사 이름을 알더라도 옛 영화들이 담고 있는 스타일과 현재의 젊은 관객들은 완벽하게 유리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를 본 한 기자가 ‘어설프다’는 평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조잡하고 어설프게 만든 영화를 ‘어설프다’라고 평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기도 하다.
  기상천외한 설원 추격 시퀀스는 웃기면서 시원하다.
기상천외한 설원 추격 시퀀스는 웃기면서 시원하다.

감독이 애초에 의도한 것처럼, <다찌마와 리>는 철저하게 어깨에 힘을 빼고 보는 영화다. 사실 관객 입장에서 이 영화는 ‘오마쥬’든 ‘패러디’든 그리 크게 상관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가 비틀어버린 옛 영화들의 정취는 알면 재미가 배가되지만, 모른다고 큰 문제도 없다. 물론 외국어를 한국식으로 변형시킨 말장난은 과도하게 사용되는 등 호불호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금기시된 과장된 연기를 정색하고 해내는 임원희와 류승범의 연기는 매력적이고, 영화 자체의 장난스러움과 별개로 이 영화의 액션 시퀀스들은 그 자체로서의 완성도는 매우 훌륭한 편에 속한다. 가령 기억을 잃은 다찌마와 리가 ‘무술 비급’을 얻어 수련한 후 마적단들과 싸우는 ‘외팔이’ 액션 시퀀스나 용평스키장을 융프라우라고 우기며 외투를 눈썰매삼아 질주하는 설원 추격 시퀀스의 속도감은 말이 되든 말든 상당한 박진감을 선사한다. 사실 류승완-정두홍 콤비는 <짝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액션’에 있어서만큼은 한국 최고의 장인 정신을 유지하고 있고 그건 힘빼고 만든 <다찌마와 리>에서도 그리 다르지 않다. 물론 과거 한국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스턴트맨이 대역을 연기하고 있음은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것이 <다찌마와 리>가 지향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니 책 잡힐 일은 아니다.

온통 우울한 일들만이 가득하다. 현실의 짜증들을 영화 속에서나마 날려버리고 싶다면 <다찌마와 리>도 꽤 괜찮은 선택인 듯하다. 물론 이 영화는 감정이입 팍하고 볼 영화는 아니다. 킬킬거리고 웃기는 대사들을 흉내 내며 팝콘을 먹으면서 즐기면 딱이다
 영화의 컨셉을 잘 살리고 있는 메뉴 타이틀. 류승완 감독의 왕구라 코멘터리를 놓치지 말자!!
영화의 컨셉을 잘 살리고 있는 메뉴 타이틀. 류승완 감독의 왕구라 코멘터리를 놓치지 말자!!

류승완 감독의 DVD는 늘 완성도를 보장해왔다. 음성 해설은 기본이고 빼곡하게 준비해 온 자료들이 DVD의 서플먼트로 가득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흔히 한국 영화 DVD 타이틀의 최초의 레퍼런스 급 타이틀로 꼽히기도 한다. 이런 류승완 감독 DVD의 전통은 <다찌마와 리>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최근 DVD 시장이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아주 새로운 시도는 없지만 나름 꼭꼭 채운 서플먼트들이 오랜만에 풍족하게 느껴진다.

일단 류승완 감독과 김정민 프로듀서가 진행하는 음성 해설이 독보적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두 사람은 자신들이 ‘후시 녹음’ 영화의 코멘터리가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호주’까지 와서 녹음을 한다고 ‘뻥’을 친다. 그리고나서는 오프닝 시퀀스의 러시아 공관 장면을 섭외하기 위해 러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힘이 들었다고 말한다. 물론 ‘뻥’이다.(러시아 공관 장면은 강남의 레스토랑에서 촬영되었다.) 그리고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 계속 이 영화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촬영한 ‘대작’ 영화라고 우긴다. 주의 깊게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초반부쯤에 알아채겠지만, 순진한 관객이라면 딱 속아 넘어가기 쉽다. 끝없는 ‘뻥’ 음성 해설은 영화의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보여지는 NG 장면들이 모두 의도한 것이라는 것까지 이어지다가 마지막 순간에야 ‘뻥이었다’는 고백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인 류승완 감독
인터뷰 중인 류승완 감독
 오버 연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임원희
오버 연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임원희

 '국경 살쾡이'로 출연한 류승범
'국경 살쾡이'로 출연한 류승범
 특별 출연한 '리쌍' 멤버들과 류승완 감독
특별 출연한 '리쌍' 멤버들과 류승완 감독

 '후시 녹음'을 열심히 하고 있는 우리의 히어로
'후시 녹음'을 열심히 하고 있는 우리의 히어로
 영화 속 CG 장면을 보여주는 서플먼트
영화 속 CG 장면을 보여주는 서플먼트

 뮤직 비디오 속의 리쌍과 타블로
뮤직 비디오 속의 리쌍과 타블로
 '시사회' 메뉴에서 잠시 만나는 정우성
'시사회' 메뉴에서 잠시 만나는 정우성

그 외에도 서플먼트가 수록된 두 번째 디스크에는 30여분 분량의 ‘작전내용(메이킹)’, 음향 녹음과 폴리 작업을 담고 있는 ‘후시녹음’, 미술, 의상, 소품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올로케이션’, NG, CG, 예고편, 뮤직비디오, 포토갤러리 등의 피쳐릿 등이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초회 한정판에 제공되는 O.S.T는 별도의 디스크로 함께 수록되어 있다.

<다찌마와 리> DVD의 영상 퀄리티는 아주 훌륭한 편은 아니다. 전작이었던 <짝패>와 마찬가지로 수퍼 16mm로 촬영된 이 영화는 색감이 화려한 대신 어두운 장면 등에서는 필름 노이즈가 잘 드러나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영화 자체가 우수한 화질보다는 조악함을 선호하는 영화이니만큼 큰 흠은 되지 못한다. 전체적인 영상은 일부 장면의 잡티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깨끗하다.

돌비 디지털 5.1 서라운드를 지원하는 사운드는 꽤 우수한 편이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완전 후시녹음은 아니고 호흡 같은 경우는 동시 녹음 소스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비교적 잘 정제된 녹음 상태가 잘 전달되는 편이고 약간 과장된 음향 표현 역시 만족스러운 편.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감독:류승완 ㅣ주연:임원희, 공효진, 박시연, 황보라, 류승범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ㅣ
음향 Dolby Digital 5.1 Surround
더빙 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상영시간 99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8년 ㅣ출시일자 2008-12-03


Special Feature
- 본편 코멘터리 (류승완 감독, 김정민 프로듀서)
- 작전내용(메이킹)
- 후시녹음(ADR+폴리)
- 올로케이션(미술,의상,소품)
- NG
- CG
- 예고편
- 뮤직비디오
- 시사회현장
- 포토갤러리
- Original Sound Trcak CD


2009년 1월 5일 월요일 | 글_소마(무비스트)

855 )
eunsung718
ㅋㅋ잘보고가요   
2010-09-07 11:31
kisemo
잘봤어요~   
2010-04-22 17:18
loop1434
굳   
2010-03-10 19:33
KJCQW
잼나요   
2009-07-21 16:50
wjswoghd
카리스마죠   
2009-05-27 19:13
gurdl3
재밋엇어요   
2009-05-02 23:29
kyikyiyi
다찌마와리 재미있는데   
2009-04-08 10:12
callyoungsin
이거 재미잇게 봣어요   
2009-04-0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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