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그녀를 믿지마세요
서구라가 반해버린 구라걸의 소동극 | 2004년 2월 18일 수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서구라’라 함은 필자의 드넓은 기개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아호이자 애칭이다. 구라걸은 알다시피 사기에 능한 영화 속 김하늘의 별명이고. 그렇다면, 구라보이가 본 구라걸의 영화 <그녀를 믿지마세요>...........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상당히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니 보라는 말씀되겠다.

솔직히, 당 영화, 보기 전까진 그리 기대하지 않았더랬다. 왜긴 왜이겠는가? 로맨틱 코미디라 카피를 박아놓고 겁 없이 관객의 쌈짓돈을 낼름한 종래의 무례하기 짝이 없는 영화들 때문이지. 허나, <그녀를 믿지마세요>만큼은 그게 오판이었을 뿐만 아니라 훈훈한 정과 유쾌한 쾌감의 증진까지 도모할 수 있는 볼 만한 수작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이러한 상찬이 도출되게 됐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뭐, 심화학습까지의 수준은 아니니 편안하게 나짜빠진 자세로 일별해 주시면 되겠다.

우선,
기존의 이 같은 장르의 졸속 기획의 영화들이 안 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듯 중용의 미덕도 없이 오바의 퍼레이드를 주구장창 보여준 바와 달리 구라걸의 영화는 딱 이정도면 되겠다 싶은 적정한 선에서만 긍정적 의미의 오바를 스크린을 통해 날림으로써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깔깔거림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음으로,
주인공들이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그것들은 영화적 배경을 주로 또래의 아이들이 빈번히 출몰하는 공간을 선택해왔고, 주연을 서포트하는 캐릭터 역시 동세대의 젊디젊은 친구들을 포진시켰다. 하지만 당 영화의 배경은 <전원일기>의 양촌리보다는 좀 낫다만 어쨌거나 시골을 주 무대로 삼고, 사이드에 위치한 배우들 또한 동년배의 그네들이 꿰차고 있어야 할 자리에 가족들과 동네어른들을 끌어들인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뽀샤시하고 솜사탕 같은 일회형 단맛을 제공해주지는 않지만 훈훈하고 구수한 오래 묵은 된장 같은 정감어린 정서를 관객의 마음의 옷에 베게 한다. 마치 농촌 로맨틱 코미디라 명명해도 될 만큼....

물론,
위와 같은 두 가지의 영화적 장치가 그럴싸하게 배치되어 있다 한들 코믹멜로에서 특화된 주연 캐릭터와 비중이 덜한 배우들의 연기가 아니다 싶으면 말짱 다 꽝이다. 특히, 미끈한 외양의 이미지만을 무기로 스크린에 처음 나선 강동원이라는 초짜와 아직은 전적인 신뢰를 부여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김하늘이 투 톱으로 나섰다면 더더욱 그렇다. 허나, 그러한 정당한 의구심을 안 정당한 기우로 치부해도 될 만큼 이 둘은 퍽이나 어색하지 않은 멋들어진 호흡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근심을 잠재운다.

게다, 딱히 두드러진 조연이 없는 <그녀를 믿지마세요>에서 관록의 연기자인 송재호와 <자토이치>의 기타노 다케시스런 헤어 스타일로 분해 등장한 할머니 김지영 선생 등 나쎄 드신 중견배우들의 기대치 이상의 활약은, 비중이 덜한 캐릭터들의 쏠쏠한 연기가 조연급 못지않은 힘을 스크린에 불어 놓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남을 만큼 발군 그 자체다.

구라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기녀 영주(김하늘)와 시골에서 약국을 하는 희철(강동원)이 본의 아니게 만나 앙숙에서 응응하는 사이로 발전해가기까지의 기가 막힌 점입가경을 큰 무리 없이 잘 담은 <그녀를 믿지마세요>는, 위에 전언한 바와 같이 각각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돼 완성된 영화다. 물론, 무슨 대단한 메시지와 진한 따뜻함으로 무장해 심장을 두들기는 걸작은 아니다. 결말도 진부하기 짝이 없고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이것만큼은 보장하는 작품이라 자부한다.

매표창구를 넘어 저 멀리 날라간 입장료를 바라보며 돌이킬 수 없는 현실에 분루를 삼키며 똥 밟은 셈 치는 경우, 절대 없을 것이라는 사실.


*살이되고 피가 되는 TIP
시간만 났다하면 미용실에 모여 수다를 떠시는 동네 아줌마니들의 M60을 방불케 하는 경악 그 자체인 화통한 웃음소리와 고추총각 선발대회에 등장해 한 세기에 볼까 말까한 윙크를 두어 차례를 걸쳐 날리시는 느끼 남을 절대 잊지 마시고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정말이지 자지러지고도 남음이다.

4 )
naredfoxx
김하늘 강동원 너무 귀여웠음. ㅋㅋ   
2010-01-01 20:08
ejin4rang
고추총각웃겼음   
2008-10-15 17:14
callyoungsin
김하늘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미워할수 없어ㅎㅎ   
2008-05-19 13:22
js7keien
사기꾼임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는 그녀   
2006-10-06 18:09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