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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대체 문제가 뭐요?
프리퀀시 | 2000년 11월 27일 월요일 | 모니터기자 - 현시내 이메일

가족영화의 공통적 주제는 결국 "모든 사람들의 안식처는 가정이니, 목숨걸고 가정을 지키자!"이다. 천재 맷 데이먼이 그 뛰어난 두뇌를 갖고서도 MIT 청소부 정도의 인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청순해 보이기만 하는 심은하가 잔혹한 Hard-Gore 살인을 즐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존(짐 카비젤 분)이 여자친구와 잘 지낼 수 없고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그를 끔찍이도 사랑했던, 그리고 그가 그렇게 끔찍이도 사랑했던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가정의 파탄으로 주인공은 말 그대로 '우울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프리퀀시]는 그래서 이 남자의 삶을 뒤엎어 보자는 짜릿한 제안을 한다. 모든 불행의 근원이었던 아버지의 사고를 막아보자고. 이미 우리나라에서 지태와 하늘이를 맺어줬었던 HAM을 통해 운명의 전복을 시도한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의 덕분인지, 아니면 운명의 장난인지 아버지의 운명은 바뀌게 되었고 영화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을 하게 된다. 부시를 닮은 데니스 퀘이드 -갑자기 너무 늙어버린- 와 짐 카비젤의 운명개척이 바로 이 영화의 전체적 내용이자 주제이다.

'가족', '가정'이라는 단어는 불가침영역을 갖고 있는 절대성이다. 절대 파괴되어서도 또는 침해되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는 소재부터도 '따뜻한', '가슴을 적시는' 이라는 단어로 시작하고, 영화내용도 기승전결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위에서 잠깐 등장을 한 부시로 대표되는 미국 백인 우월 - 보수주의의 강화로 인해 이러한 가족영화의 등장은 사회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고 하겠다.

중도우파인 클린턴과 고어가 진보당에 속해있는 너무나도 '안정된' 미국사회는 그들의 보수성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근거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헐리우드내에서의 가족영화의 증가는 이러한 정치적?사회적 배경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가족영화는 '안정'에 기초한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프리퀀시]는 여타의 가족영화와 달리 매우 '스펙터클'한 영화이지만, 그래도 결국은 '아버지의 회생 - 아들의 성공 - 행복한 가정'이라는 틀에 머무르게 된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제 미국인들도 가족영화가 식상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는가!"라고 여겨지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천성은 못 버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퀀시]가 재미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영화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비록 '동감'에서도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나 과거와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소재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수성 하에서 가능한 소재여서 좀 유치한 듯해도 화려한 컴퓨터 기술로만 잘 포장하면 관객들에게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 더하여 [프리퀀시]는 시나리오가 탄탄하여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 매끄럽게 이루어졌다. 이 영화가 그저 '따뜻하고 감동적인'가족 영화가 아닌 '액션'과 '감동'이 결합한 '잘' 만들어진 영화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탄탄한 시나리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정리를 해보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프리퀀시]는 '잘 만들어진 감동이 있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가족영화'이다. 게다가 영화라는 매체의 특수성에 아주 충실했고 영화적 즐거움을 최대한 보장하는, 그래서 보고 나면 보람이 있는 영화가 바로 프리퀀시이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가족영화의 한계성, 그리고 전형적인 구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소심함은 조금은 실망스럽다. 휴...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것이 헐리우드가 살아가는 방법인 것을. 그래서 결론을 말하자면 누가 나에게 "[프리퀀시], 괜찮았어?" 라고 물어보면 꼭 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할 수도, 그렇다고 재미없다고 혹평하기도 애매한 좀 불만이 남는 영화였다는 소심한 말밖에 못하겠다.

2 )
ejin4rang
괜찮네요..   
2008-11-10 09:13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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