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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여자라면? 더 충격적이고 불미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더 길티 | 2000년 10월 9일 월요일 | 모니터기자 - 신지영 이메일

보는 것조차 짜증스러운 소위 막 나가는 인생들이 오프닝 씬이고(요즘 이상하게 즐거운 것만 보고 싶은데...), 어딘가 어색하고 유치한 설정으로 승승가도의 변호사를 보여준다. 여기서 이 영화가 법정싸움을 필두로 하는 스릴러가 아님을 알았어야 했다. 법정싸움은 그렇다치고, 스릴러이긴 했던가?

잘 나가는 변호사, 특출난 능력이 없어도 고임금을 받는 일을 갖는게 꿈인 듯한 야심찬(?) 여비서.
변호사는 잠깐 그녀가 야심을 이루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친절을 베풀고, 여비서 소피는 잠깐 그와 친해지면 여비서 이상의 자리를 좀 빨리 얻을 수 있다 생각했나보다.
소피는 '날 취하게 할거죠?' 라는 대답을 원치 않는 질문을 하며 술을 받아 마시고 두 사람은 이성을 잃고 만다. 그러나 불미스런 관계의 결정적 순간 정신을 차린 소피는 반항을 하고, 뒤늦게 정신차린 변호사는 일을 내고야 만다.

그 날 밤의 상사와 여비서의 불미스런 관계는 순식간에 강간 사건이 되었다. 여기까지도 나는 르윈스키와 클린턴을 떠올리고, 구성애의 강의를 잘 들은 덕에 강간 후 대책이 뭔가를 떠올렸다. '법정 싸움이 제대로 진행될려면 저 여자 얼른 병원 가야 되는데...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옷이 증거가 될려나...?' 그러나 멋진 한판승의 법정싸움을 기대한 나의 바램은 여지없이 깨지고.....

변호사의 자신도 모르던 아들의 등장(대학때 좀 많이 놀았더군여), 우연히 알게 된 소피를 좋아하게 되는 아들, 아들인지도 모르고 아들에게 소피를 죽이라고 주문하는 변호사, 아들 친구인 막가는 애의 소피 살인,,, 법정 싸움이 되긴 좀 엉성한 인물등장이었고, 너무 많은 증거들이 인멸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들기 위해 전개된 전반부는 너무도 지루했다.

스릴러로서의 긴장을 형성할 잘 짜인 이야기 구성도 되지 못하고, 주연이나 조연이나 모두 프로답지 못한 연기였다. 다만 돈에 눈이 어두운 아들의 친구가 소피를 죽이려 샤워실에서 덮치는 씬에서 영화는 그나마 겉모양이나마 힘을 가졌다. 아마도 단편으로 주목받아 광고계에서 유명세를 떨친 감독의 경력이 다급한 씬의 편집에서 빛을 발한 듯... 감독의 이전 작 <무언의 목격자>와 <파리의 늑대인간>을 재미있게는 봤지만 얘기 자체가 주는 재미는 아니었다.

후반부는 죄진 자들, 유죄(guilty)인 자들이 응징되는 내용이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기본에 지지부진했고, 그 원인이 된 응집력 없는 스토리로 전개된 전반부 덕분에 단조로운 결말은 상대적으로 재미있어 보였다. 단순한 법칙, 죄 지은자 벌 받으리라의 단순한 실현. 인과응보因果應報. 권선징악勸善懲惡. 젊은 시절 방탕함으로 생긴 아들의 존재조차 몰랐던 변호사는 여비서까지 강간하고서 정당치 못하게 해고까지 하고, 살인을 모의했다. 양심상 누명을 쓴 아들을 구하긴 했으나 이미 중죄를 진 몸... 아내와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일말의 가책을 느끼지만 여비서와의 사건은 일단락되었다고 안도한다. 순간 영화는 전화 한통으로 마지막 경종을 울려주고 깔끔한 마무리를 한다. 지루하고 정리 덜된 느낌이 강한 전반부에 비해 경쾌하고 재미있는 결말이었다.

※사족, 영화를 함께 본 선배와 나의 직업이 '비서' 아닌가, 나의 상사는 같은 여자인지라 비서인 나와 불미스런 관계가 된다면... 그야말로 불미스럽고 충격적인 영화로 만들어질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2 )
ejin4rang
볼만하다   
2008-11-12 09:36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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