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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 죽인다
버추얼 웨폰 | 2002년 9월 18일 수요일 | 구인영 이메일

일견 안스럽지만, 점점 러닝타임이 흐르면서 어느새 영화에 빠져든 속마음은 ‘언니들, 너무 멋져~’를 외치고 있다. 이 영화는 <석양천사>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으며 자랑스런 한류열풍의 주인공인(장국영도 눈독을 들였다는 아름다운 외모!) 송승헌의 출연으로 기대와 궁금증을 모아왔고 최근엔 헐리우드 메이저인 콜롬비아 트라이스타가 전 세계에 배급하는 홍콩영화라 해서 또 한번 관심의 대상이 되는 <버추얼 웨폰>이다.

가히 홍콩판 <미녀삼총사>라 불러도 좋을 만큼 서기, 조미, 막문위라는 홍콩 최고의 미녀 배우 3인방이 몸을 아끼지 않으며 완벽한 ‘무기’ 그 자체가 되어 발레 동작인지 발차기인지 모를 후까시 만점의 예술 액션을 소화한다. <로미오 머스트 다이>,<키스 오브 드래곤>과 <더 원>등의 무술감독이었으며 헐리우드로 건너가기 전엔 <방세옥>과 <영웅>을 연출하며 양자경과 이연걸 등의 액션을 다루었었던 베테랑 원규 감독의 호된 호령이 들리는 듯 하다. 세 여배우들은 맨주먹과 각종 총, 일본도 등을 장비하였고, 하이힐을 천장에 박고 거꾸로 매달려 총을 쏘아대고, 난간을 타고 바닥으로 뛰어내렸으며 날렵한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와 유연한 허리돌리기는 기본으로 갔다.(서기와 조미가 연기한 자매는 웃고 장난치는 망중한에도 와이어 액션으로 밀고 당기고 넘어뜨리며 논다. 둔하디 둔한 필자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멋져 보였다...) 게다가 어쩌면 그렇게 모두들 한결같이 몸매를 드러내는 짧고 타이트한 패션이라니.

<버추얼 웨폰>은 ‘월드 파노라마’라는 이름의 신개념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프로그램의 창시자인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컴퓨터 업계의 거물에 맞서는 아름다운 킬러-해커 자매 린(서기)과 수(조미), 그리고 그녀들을 쫓는 자신만만하고 야심적인 사복 형사 홍(막문위)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색이 짙은 액션 영화’이다.

<미녀삼총사>, <와호장룡>, <공각기동대>등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설정과 액션 장면들이 등장하는 만큼 스토리의 전개는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을 밟아간다. 하지만 영화는 필자가 ‘토끼뜀 자매애’라고 이름 붙인 린과 수의 갈등과 화해, 의미심장한 시선 교환으로 시작된 수와 홍형사의 대안적 관계(둘의 신체접촉이 있다는 것만을 밝혀둔다)를 감정선의 축으로 삼아 현란한 액션 스펙터클 비주얼의 달성과 함께 드라마의 핍진성까지 어느 정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젖어들게 하고 관객을 <버추얼 웨폰>의 이야기 구조 안에서 머물게끔 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가진 기본기를 갖고 있다.

혹시, 송승헌은 사정이 생겨서 출연하지 않았느냐고? 그런 건 아니지만, 송승헌이 연기하는 린의 애인 얀은 영화의 드라마적인 성격을 완성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특히 한국말로 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그의 입에 억지스럽게 덧씌워진 중국어 대사는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지만, 서기의 매력적인 눈빛 연기는 운명으로 받아들인 아버지의 복수라는 필생의 과업과 평범한 한 여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소망 사이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어 둘의 로맨스는 그런대로 애절하게 느껴진다. 아슬아슬하지만, 드라마의 구조를 지켜 나가고 있다. <소림축구>이후 다시 한번 내한하여 국내에서의 높은 인기를 재확인하고 돌아간 조미 또한 여리고 철없는 동생의 모습에서 아버지와 언니의 복수를 위해 일본도를 들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긴’ 칼부림 혈투까지 치루어내는 강한 여인으로 돌변한다. 그리고, 과연 엘리베이터 장면에서 건장한 장정 용의자 3명을 간단히 제압해버리는 막문위의 발차기는 카리스마 그 자체이다. 세 여배우 중에서 유일하게 슬로우 모션을 걸지 않고 날 것 그 자체로 승부를 본 케이스. <버추얼 웨폰>은 팝콘을 들고 웃고 즐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오락영화다. 물론 다리 찢기와 칼싸움 연습을 조금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3 )
ejin4rang
그런대로 봐줄만 합니다   
2008-10-16 15:47
pyrope7557
섹시한 그녀들의 화려한 액션 좋았어용....   
2007-07-19 15:24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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