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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몽환적인 농성 (오락성 7 작품성 7)
가가린 |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파니 리에타르, 제레미 투루일
배우: 알세니 바틸리, 리나 쿠드리
장르: SF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8분
개봉: 12월 22일

간단평
러시아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서 지은 프랑스 파리 외곽의 가가린 주택단지는 과거 사람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상징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가가린의 철거가 결정되고, ‘유리’(알세니 바틸리)와 이탈리아에서 온 소녀 ‘다이아나’(리나 쿠드리)는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가린>의 주인공이자 배경인 저소득층 주택단지 가가린은 1960년대 초반 공산주의 선전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흑인, 집시, 도시 빈민들은 수 세대에 걸쳐 그곳에서 평생을 보냈고, 가가린은 거주민들에게 단순한 공간 혹은 선전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건물과 거주민, 거주민과 거주민들은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한 끈끈한 유대로 얽혀있다. 그중 가가린에서 나고 자랐고, 이름마저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 ‘유리’인 10대 흑인 소년에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남루한 건물은 꿈이자 우상이기까지 하다.

영화는 가가린으로 표상되는 꿈과 희망을 지키려는 ‘유리’가 벌이는 고요하고 특별한 농성을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가가린은 ‘유리’의 상상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신비로운 우주선이 된다. 청소년과 이주민의 인권, 철거 난민, 주거권 등 프랑스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SF적인 상상력과 환상적인 비주얼로 풀어낸 감독은 남미 출신의 파니 리에타르와 제레미 투루일이다. 두 감독이 지난 2014년 공동 연출했던 동명의 단편을 확장해 만든 장편 데뷔작 <가가린>은 칸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세자르상 최우수 장편 데뷔작, 아테네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뤼미에르 영화제 최우수 장편 데뷔작 등을 석권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예 알세니 바틸리가 ‘유리’ 역을 맡아 담백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끈다.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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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이주민의 인권, 철거 난민, 주거권 등 프랑스 사회의 병폐를 어떻게 SF로 풀어냈을지 궁금하다면
-어리고 빈곤한 흑인 소년의 힘으로는 막기 어려운 국가적 결정, ‘유리’에게 이어지는 고난들을 보며 한숨과 눈물이 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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