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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을 압도하는 청각, 쑥 빨려드는 덴마크 스릴러 (오락성 8 작품성 8)
더 길티 |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구스타브 몰러
배우: 야곱 세데르그렌, 예시카 디나게
장르: 스릴러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88분
개봉: 3월 27일

시놉시스
재판 중인 사건으로 경질돼 신고 전화를 받는 긴급상황실 업무에 배정된 경찰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는 다음 날 진행될 최종 재판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하다. 하지만 걸려온 전화 속 여인 ‘이벤’(예시카 디나게)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직감적으로 그가 납치됐다는 걸 깨닫는다. ‘아스게르’는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며 범인을 잡고 피해자를 구하려하는데…

간단평
<더 길티>는 영상보다 소리가 더 중요한 영화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카메라는 러닝타임 대부분 전화를 받는 주인공의 얼굴에 고정돼 있고 종종 단조로운 긴급상황실 내부를 비출 뿐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납치된 피해자의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관객은 그의 음성과 전화 속 소리에 의존해 수백 가지의 장면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영상은 한자리에 묶여있는 주인공을 비추지만 관객의 상상 속 시야는 납치된 차량이 향하는 덴마크 북부 지역, 피해자의 아이들이 사는 집, 사건 조사를 보조해줄 친구의 동선까지 제약 없이 오간다. 급박한 상황을 통제하려는 주인공과 수화기 너머의 답을 기다리는 관객의 상호작용이 심장을 조여오는 긴장감을 빚어낸다. 스릴러 장르 영화의 기능을 톡톡히 해내는 영화는 상황의 전말을 드러내는 결말 부에서 기어코 관객의 복잡한 감정까지 끌어낸다. 두 눈 앞에 어떤 자극도 전시하지 않고 오직 소리 만으로 고도의 상상력과 감정 이입 욕구를 끌어내는 수작이다. 제34회 <선댄스영화제>, 제47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서 작품을 먼저 접한 관객들 대다수가 <더 길티>에 관객상을 안겼다.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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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긴급상황실 전화 통화로만 진행되는 사건, 시각적 자극 없이도 수많은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 보여주는 작품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어도, 스타가 없어도, 유명 감독 연출작이 아니어도 후회 없을 덴마크 스릴러, 긴장감 즐기는 영화 마니아라면 놓쳐서는 안될 작품
-스릴러 장르의 미덕 중 하나는 관객을 긴장하게 만드는 화면과 시각적 자극이라면, 내내 주인공 얼굴만 비추는 카메라와 당신의 궁합은 썩 좋지 않을 수도
-잡다한 상념이 너무 많은 현실, 불쑥불쑥 이런저런 생각이 치고 들어와 집중하기 어렵다면.. 자막으로 지나가는 중요 단서 놓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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