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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정치적 투쟁의 장이다” (오락성 4 작품성 8)
헝거 | 2016년 3월 10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감독: 스티브 맥퀸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리암 커닝햄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6분
개봉: 3월 17일

시놉시스

1977년 9월. 영국의 통치를 반대하며 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는 IRA의 보비 샌즈(마이클 패스벤더)는 테러리스트 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는다. 보비 샌즈와 IRA수감자들은 정치범 지위를 인정해 달라며 옷 대신 담요를 두르는 담요시위, 샤워하지 않는 샤워거부 투쟁, 교도소의 위생을 악화시키는 시위를 전개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들을 폭행하는 한편 강제로 샤워시키고 유치한 옷을 입혀 이들의 정치적 투쟁을 인정하지 않는다. 1981년 3월 1일, 급기야 보비 샌즈는 정치범 지위 인정을 위한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자유를 위한 자살과 국가권력의 외면으로 인한 타살의 경계에 놓인다.

간단평

Hunger Strike의 준말로 ‘단식투쟁’을 의미하는 <헝거>는 음식을 먹지 않음으로써 신체를 극단적으로 쇠약해지게 만들거나 죽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투쟁을 의미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기에 누군가 단식투쟁을 해 죽는 순간 의무를 방기한 게 되고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다. 스티브 맥퀸 감독의 <헝거>는 정치 투쟁의 장으로서의 몸, 그리고 단식투쟁의 메커니즘을 포착한다. 배경은 1981년 영국으로 주인공은 ‘보비 샌즈’다. 보비 샌즈는 20C 영국의 통치를 거부하고 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는 IRA의 수장 격으로, 영국공수부대에 맞섰다 테러리스트 혐의를 받아 14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 인물이다. 그는 75명의 IRA 수감자들을 테러리스트가 아닌 정치범으로 인정해달라며 샤워거부, 오물로 교도소를 오염시키는 시위를 벌인다. 그러나 영국정부는 알몸인 이들을 폭행하는 것은 물론 강제로 샤워시키고 성인으로서 입기 어려운 색동옷을 주며 정치범 인정을 거부한다.

그러자 보비 샌즈는 급기야 단식투쟁을 벌인다. 영화는 보비 샌즈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가 어떻게 말라가는지, 그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대사를 극도로 자제한 채, 이미지만으로 보여준다. 그러다 보비 샌즈가 단식투쟁에 임하기 직전, 도미니크 신부를 등장시켜 16분간의 롱 테이크로 열띤 논쟁을 쏟아낸다. 도미니크 신부는 단식투쟁을 하려는 보비 샌즈에게 그것은 무모한 자살이며 신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비판한다. 보비 샌즈는 자유를 위한 투쟁을 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할 뿐 진정한 의미의 자살은 아니라며, 오히려 신은 당신의 오만을 벌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죽음을 불사하며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박하는 것이다. 단연 영화의 백미다. 해위 유수 영화제는 스티브 맥퀸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에 극찬을 쏟아내며 최고의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2008년 해외 개봉한 영화는 제61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그간 조연이었던 마이클 패스벤더를 세계적인 남우주연으로 우뚝 세운다. 이후 이 둘은 <셰임>, <노예12년>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인간의 몸은 정치적 투쟁의 장이다”, 스티브 맥퀸 감독의 말이다. 그의 <헝거>는 단식투쟁과 폭식투쟁 논란을 빚었던 한국의 현재와도 겹쳐지며 진정한 자유와 국가의 의미를 성찰케 한다.

2016년 3월 10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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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정치적 투쟁의 장이다”라는 말을 이해한다면.
-단식투쟁을 할 때 인간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했다면.
-마이클 패스벤더의 열연, 스티브 맥퀸 감독의 데뷔작 보고 싶다면.
-상업영화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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