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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프로파간다의 꿈은 물거품으로 (오락성 5 작품성 4)
돈 크라이 마미 | 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 양현주 이메일

<돈 크라이 마미>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도가니 2>로 불린다. <도가니>는 청각 장애아를 상대로 한 아동 성범죄 소재로 올해 상반기 영화계 안팎에 뜨거운 논란을 던졌다. 법이 응징하지 못한 범죄에 대해 십년이나 지나 다시 끓어오르게 한 온도는 분노하기에도 지친다는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돈 크라이 마미>는 특히 올해 주목받았던 사회 고발 영화의 시류를 탔다.

이야기는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사실에 근거한 영화'라고 밝혔듯 최근 데일리 뉴스급으로 보도되는 모든 성범죄 사건에 뿌리가 있다. 주인공은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유림(유선)과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딸 은아(남보라)다. 은아는 새로운 학교의 남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다. 유림은 괜히 재판 비용 까먹지 말고 합의금 받아 보약이나 해 먹이는 것이 차선이라는 형사의 말에 아랑곳 않고 재판을 한다. 하지만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실형을 면하고 2차 성폭행이 이루어진다. 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예고편에도 나오듯 스포일러가 아니다)

90년대 <연풍연가>와 <텔 미 썸딩>을 거친 김용한 감독은 그의 데뷔작으로 시의성 강한 소재를 선택했다. <돈 크라이 마미>는 목정성이 강한 영화다. 사실을 목도하고 울분하여 행동하라는 강령을 주제로 한다. <도가니>로 시작해 <부러진 화살> 등에서 이미 솜방망이로 일단락되는 사법체계에 주먹을 쥐었던 관객이라면 이 익숙한 구도는 낯설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란 친숙한 길목으로만 따르지는 않는 법이다. <돈 크라이 마미>는 메시지라는 마음만 앞선 상태에서 드라마라는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팩을 붙이고 미소 짓는 모녀들의 단란한 일상 앞에 폭력의 수위를 서서히 지피고 서서히 강도를 높이면서 분노의 엔진에 가속도를 밟지만 스크린 바깥까지 미치지는 못 한다.

아교 없이 틀만 존재하는 드라마는 헐겁게 느껴진다. 메시지가 강한 영화란 자칫 교조적인 틀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돈 크라이 마미>가 운용하는 드라마는 최악의 상황들을 나열하지만 불편한 감각을 넘어서 동력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사한 소재를 다룬 구로사와 기요시의 일본 드라마 <속죄>나 조엘 슈마허 감독의 <타임 투 킬>에서 봤던 메시지와 드라마의 화학 작용을 빗대기는 쉽지 않다. 결국 프로파간다가 되고 싶었던 영화는 재연 드라마적 성취를 뛰어넘지는 못 한다. 물리적으로 신체와 정신이 좀 먹는 연기를 해낸 배우들의 열연은 자연스레 사그라진다. 이 극악한 상황 앞에서 함께 분노할 순 있지만 위로 이상의 행동을 촉구시키기는 어렵다. 그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존재론이었지만.

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결과는 차치하고 험한 연기에 임한 남보라에게 박수를
-<도가니 2>가 되고 싶었던 재연 드라마
-전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이혼 변호사는 왜 등장한 건가
-내가 본 건 가편집본인가
5 )
movistar0802
너무 감정 위주의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다면 더더욱 좋을 작품인듯 합니다. 조금 아쉬운 작품.   
2012-11-27 22:23
onlyyeom
'내가 본 건 가편집본인가' ㅋㅋㅋㅋㅋㅋㅋ 아.. 저도 시사회때 정말 그 감정 느꼈던 것 같네요   
2012-11-24 08:26
kmj8490
우리나라 청소년 보호법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되는 영화.... 이 영화를보고 이 법의 실효성에대해 생각하게되었습니다.. 부디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않기를 바랍니다!   
2012-11-22 18:49
movistar0802
미성년자 성범죄가 없는 정말 학생들이 꿈을 키울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불안과 걱정이 없는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성범죄로부터 깨끗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2-11-22 00:17
veloce2
그래도 목적이 현사회를 비판한다는 점은 영화에 정확히 드러나있습니다!! 이영화로 인해 미성년자 처벌과 성폭행범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2012-11-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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