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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오락성 7 작품성 6)
테이큰 2 |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2년이 흘렀다. 파리 한복판에서 인신매매 당했던 킴(매기 그레이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연애놀이에 푹 빠져있다. 전처 레노어(팜케 얀센)는 남편과의 소원해진 관계에 신경 쓰느라 킴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이래저래 그 날의 사건을 뼛속까지 품고 있는 건, 킴을 구하기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었던 브라이언(리암 니슨) 뿐이다. 딸에게 안 좋을 일이 생길까 안절부절 못하는 이 남자는 요즘말로 ‘딸 바보’다. 영화는 이스탄불에서 휴가를 즐기던 브라이언이 전처와 함께 납치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리듬을 탄다. 납치범의 정체는 1편에서 킴을 사창가로 팔아넘기려했던 인신매매범의 아버지다. 브라이언에게 아들을 잃은 이 아버지는 분노로 가득 차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복수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세상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복수도 상대를 가려가며 해야 한다는 사실을. 위기에서 탈출한 브라이언의 눈에 살기가 돋는다.

잊고 있었다. 브라이언이 실은 <대부>의 돈 꼴레오네 만큼이나 인정사정없는 인물이었음을 말이다. 그가 보여준 살 떨리는 부성애에 감탄해 4년간 잊고 있었을 뿐이다. 기억을 떠올려 보라. 이 남자는 지독한 워커홀릭에 동정 따윈 모르는 냉정한 요원(인간병기)이었다. 피를 동반한 그의 잔인한 응징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용인되는 폭력이었을 뿐이다. 만약 그가 ‘악당’이었다면. 그랬다면 우리가 <테이큰>에게 느꼈을 감정은 통쾌함보다 처절함에 가까웠을 것이다. <테이큰 2>는 사람의 본성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는 영화다. 브라이언의 ‘파괴본능’이 가족의 위기 앞에서 다시 폭발한다. 적에게 납치된 이후의 브라이언은 흡사 슈퍼히어로 같다. 복면에 포박된 채 끌려가는 상황. 청각과 방향감각과 촉감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 내는 브라이언은 ‘인간 내비게이션’이 따로 없다. 전화기 하나로 딸을 여전사로 변신시키는 능력은 또 어떤가. 그의 정체가 배트맨을 훈련시킨 ‘라스 알굴(리암 니슨)’ 이었다 해도 믿을 판이다. 리암 니슨이 전편에서 선보인 논스톱 액션에 매료됐던 관객이라면, 업그레이드된 규모만큼이나 강인해진 그의 액션 퍼포먼스에 92분을 60분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주인공은 진화했으나, 오합지졸 악당들은 도리어 퇴화해 버렸다. 깨져버린 균형아래 희미해진 건 긴장감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식으로 적을 섬멸해가는 주인공에게서 1편에서 느꼈던 인간적인 면모를 찾기란 쉽지 않다. 주인공이 죽을 고비를 맞았을 때보다, 악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오히려 더 초초해지는 이상한 현상이라니. “복수의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영화 카피를 ‘올해의 카피’로 선정하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테이큰 2>에 필요했던 건 ‘아빠의 진화’가 아니라, ‘악당의 업그레이드’였음이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얘기하듯, <테이큰 2>는 <테이큰>(2008년)의 성공에 어느 정도 발목 잡히는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건 전작보다 차기작에 오히려 더 포박당해 있는 영화라고 말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이 덜했던 <테이큰>은 거칠 것이 없었다. 목표를 향해 무섭게 질주했다. 그것은 <테이큰>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테이큰 2>는 생각이 너무 많다. 악당과 싸우는 와중에 3편을 생각하느라 스스로를 제약한다. 뛰다가 만 격이다. 마지막 순간, 브라이언답지 않은 선택은 후속편을 위해 남겨둔 찌꺼기 같아 뒷맛이 텁텁하다. 그럼에도 <테이큰 2>가 추석에 즐기기 제격인 오락 영화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말이다

2012년 9월 27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복수의 상대를 잘못 골랐다!’를 ‘올해의 카피’로 선정하고 싶다
-부전여전. 연약했던 킴이 달라졌어요.
-이유야 어쨌든, 추석용 영화로는 최고!
-슈퍼히어로 아빠, ‘허당’ 악당. 실력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결말이 허무하도다! 3편을 염두에 두느라 몸을 사리는 느낌
-1편의 성공으로 인해 부쩍 높아진 기대감
12 )
expert819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작품인것 같은데,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2편은 리암니슨이 미리 계획된 모의실험을 했던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딸의 도로주행실력을 키우고, 본인의 액션감각과 청각을 테스트 하는 차원에서 말이죠.
3편이 나올지 어떨지 모르지만, 본 레거시나 레지던트이블 시리즈의 전처를 밟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리암니슨이 올해 60이라고 하던데, 방부제를 드셨는지 목소리도 좋고
그 나이에 액션연기하는것도 놀랍고, 멋지게 나이먹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2012-10-07 23:32
illudia
너무 기대 안하고 보면 재미있을 듯~~   
2012-10-06 10:05
zizondero
스릴있었어요~   
2012-10-06 03:08
jjanga07
테이큰1은 정말 재미있었지만...   
2012-10-05 17:40
strength007
무지 보구 싶습니다. ^.~ 액션과 진한 부성애.. 가족의 사랑을 동시에 느낄수 있다구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2-10-05 13:02
geniusdh81
기대했던 것 보다는.. 약간 아쉬운 평이 많군요...   
2012-10-05 09:54
dlqudwls1
먼치킨 영화라는건 테이큰1때무터 알았고, 일단 호쾌한 액션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최적의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뷰대로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스릴러 영화도 아니고, 나의 기준에서는 딱 맞는 영화가 아니지 싶습니다.
아쉽게도 금세 1위를 내주긴 했어도 뒷심을 발휘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테이큰 시리즈에서 작품성을 바라는건 욕심이지 싶습니다.
철저히 상업적으로 킬링타임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기대감이 상승할거 같네요.   
2012-10-04 09:32
hidol
적이 너무 약한거냐 아니면 국민아빠 리암리슨이 괴물처럼 강해진거냐 >.<
기대치를 좀 낮추면 추석영화로써는 괜찮았어요   
2012-10-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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