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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의 진짜 동력을 얻다 (오락성 8 작품성 7)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 |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 민용준 이메일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팬들에게는 이단에 가까운, 혹은 막연하게나마 지적인 영국 신사 이미지의 탐정 아이콘 셜록 홈즈를 연상하고 있을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도 낯선 인상이었을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해하가는 추리력의 대가라기 보단 호전적으로 주먹을 날리며 본능에 가까운 인지력을 통해서 사건을 예견해나가는 셜록 홈즈는 캐릭터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넘어서는 이질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화된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소설을 빌린 스핀오프라고 이해했을 때 보다 쉽게 받아들여질 만한 결과물이다. 실질적으로 영화의 원안이 된 건 각본에 참여했던 리오넬 위그램의 코믹북이기도 했다.

<셜록 홈즈>는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가상의 캐릭터 블랙우드(마크 스트롱)를 셜록 홈즈에 대적하는 악으로 설정하며 고전적인 추리물을 거대한 음모론의 세계로 확장해낸다. 사교 집단의 수장으로서 국가의 안위까지 위협한다는 블랙우드는 셜록 홈즈에게 액션 히어로로서의 활약상을 덧씌우기 위한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구상한 세계관의 스케일에 비해서 그 대칭점에 놓인 블랙우드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약하여 그 세계관 자체가 낭비가 되는 맹점이 발견된다. 하지만 셜록 홈즈와 왓슨(주드 로)을 버디무비의 구도로 세워 넣으며 위트와 활기를 불어넣으며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전작에서 얻어낸 가능성, 즉 새롭게 재해석된 캐릭터의 활약상을 보다 구체화하는데 성공한 인상이다.

조커의 등장을 알리는 <배트맨 비긴스>의 엔딩처럼 <셜록 홈즈>에서도 코난 도일의 원작에서도 소개되는 셜록 홈즈의 숙적 모리아티(자레드 해리스)의 등장을 예고하며 엔딩 크레딧을 올린다. 이 속편에서 모리아티는 악의 위압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무턱대고 벌려 놓은 인상이 강했던 <셜록 홈즈>의 세계관에 비해서 보다 확장된 전세계적인 음모론을 메우고도 남을 만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괴짜 기질의 천재로 그려지는 셜록 홈즈가 종잡을 수 없는 활력을 구축하는 것과 반대로 차분한 카리스마로 극을 지배하는 모리아티의 존재감은 극 전반에 적절한 서스펜스를 새겨넣으며 영화의 음모론적 세계관을 보다 근사하게 정착시킨다. 셜록 홈즈와 왓슨은 모리아티가 설계한 체스판을 어지럽히고 분쇄하는 모종의 말처럼 움직이는데, 팽팽하게 맞붙는 셜록 홈즈와 모리아티의 대비가 흥미롭다. 자레드 해리스의 중후한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와 주드 로의 왓슨 듀오는 전작만큼이나 활력적인 버디무비의 위트를 자아내고, 가이 리치 특유의 스타일리시로 치장된 액션 시퀀스는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낸다. 특히 중후반부에 고속 촬영으로 묘사되는 숲 속 추격 시퀀스는 이번 속편에서 가장 유려하게 회자될만한 한 수다. 물론 셜록 홈즈라는 내피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외피가 선명하게 눈에 띄는 이 시리즈는 예측불가능한 배우의 가능성이라는 장점과 캐릭터 본연의 매력이 상실된 단점을 여전히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다. 다만 암묵적인 로맨스의 노스텔지어와 후반부의 반전적인 상황을 통해서 자기 희생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야생마와 같은 캐릭터의 성숙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발전적이다. 또한 이질적인 캐릭터의 형태도 두 편의 시리즈를 거듭하며 좀 더 익숙해지는 형세다.

이성적인 추리물의 세계관을 감각적인 액션과 활극적인 캐릭터의 구도로 팽창시킨 이 시리즈는 보다 공고해진 자기 논리를 통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진정한 동력을 얻어냈다. 캐릭터에 관한 프롤로그 같았던 전편에 비해서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진정한 출발점이라 불릴 만한 속편인 것이다.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 글_민용준 beyond 기자(무비스트)    




-‘셜록 홈즈 & 왓슨’이기 전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주드 로’ 듀오의 찰진 버디무비!
-셜록 홈즈 최대의 숙적이라는 모리아티 교수, 근사한 속편의 일등공신.
-가이 리치의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 특히 숲 속 추격신은 명불허전.
-그러니까 이건 아서 코난 도일의 그것이 아니라 셜록 홈즈를 대여한 스핀 오프라고.
-야생마처럼 날뛰는 괴짜 타입의 셜록 홈즈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나의) 레이첼 맥아담스를 그렇게 훅 보내다니. 이것이 정녕 끝이 아닐 것이라 믿겠다.
-반전의 묘미는 있는데, 약간 무리수였다는 건 인정해야 할 듯.
2 )
chorok57
미국 흥행이 생각보다 저조해서 영화도 별로일줄알았는데, 그건 아닌가 보네요.   
2011-12-20 20:16
jini838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ㅎㅎ아이언맨에서도 멋지고 셜록홈즈에서도 멋지고 너무 매력적이예요♥3♥   
2011-12-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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