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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깊게 패인 주름 사이로 피어나는 구수한 향수
아부지 | 2009년 7월 13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그 이름 아버지. 일에 지쳐 술 한 잔 걸치고 하루 동안의 고단함을 잊어버리는 그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 어머니의 포근함과는 반대로 무뚝뚝하고 말이 없는 아버지는 언제나 자식들에게 엄하고 무서운 존재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홀로 삶의 고통을 짊어지며 슬픔을 내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감춰져있다.

배해성 감독의 <아부지>는 감독 개인의 추억을 소재로 시작된 영화다. 70년대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평생 농사일만 했던 아버지와 공부를 좋아하는 아들의 갈등을 그리며 학교에서 준비하는 연극으로 인해 서로의 닫혔던 마음을 연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 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던 <워낭소리>와 비슷한 맥락을 취한다. 늙은 소와 함께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농사를 인생의 업으로 삼고 묵묵히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두 영화 모두 관객에게 잊었던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부지>는 더 나아가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부자였던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추억의 산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밥 대신 술찌개미(막걸리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먹거나 고무신으로 엿 바꿔 먹었던 기억. 동네에 미친 사람이 돌아다니고 코 흘리게 친구가 있다던가 하는 이런 사소한 모습들은 영화가 표방하고 있는 정서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구조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연극을 통해 화해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학교는 아버지의 공간과 더불어 또 하나의 이야기에 한축을 담당한다. 점심을 굶어야 하는 제자를 위해 자신의 도시락을 내어주는 선생님의 모습을 영화의 첫 에피소드로 넣으면서 부자지간의 사랑 못지않은 스승과 제자간의 애정을 내세운다.

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전무송은 그 등장만으로도 무게감을 준다. 깊게 패인 주름, 그 미간으로 보이는 세상의 못마땅함, 느릿느릿 하지만 힘차고 강한 대사톤 등 각각의 요소들이 그를 우리들의 아버지로 인식하게 만든다. 선생님 역할의 박철민은 영화 <스카우트>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볼 수 있었던 특유의 대사 패턴을 고스란히 내뱉으면서 정감 있고 유쾌한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또한 아역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배역에 충실히 연기를 한다. 이번 연기가 처음인 그들은 전라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특색을 제대로 살린다.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꾸밈없는 모습들이 영화에 잘 스며들어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다소 이야기가 분산되어 있는 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다. 70년대 시절의 향수를 이용해 극적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좋지만 자주 쓰여 맥락이 끊기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리고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자살이란 극단적인 표현과 아버지의 힘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맥 풀린 사건 결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부지>가 풍기는 향수가 싫지 않은 이유는 오늘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향의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향으로 대변되는 아버지. 이제 작아진 어깨를 감싸드릴 때가 온 것 같다.

2009년 7월 13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4060들의 영화가 나왔다.
- 농촌의 아들, 딸이라면 무조건 올인!
- 언제나 반가운 박철민의 감초 연기
-젊은이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옛날 옛적 이야기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에피소드의 향연
15 )
kisemo
잘봤습니다   
2010-03-31 16:26
nada356
이런 영화가 떠야 하는데.   
2009-12-04 16:52
hoya2167
그래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영화가 아닐까요   
2009-07-29 10:12
skdltm333
감동있는 작품일거같아요..   
2009-07-16 20:33
justjpk
아버지, 어머니 라는 존재는 항상 감동이..   
2009-07-16 16:47
keykym
어떤 작품인지 궁금은 하네요? 지루하지만 았다면..   
2009-07-15 08:47
gaeddorai
너무 소박할것같아서 기대자체가 안됨   
2009-07-14 23:14
wnsdl3
평이 별로 안좋네요..   
2009-07-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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