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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제목보다 덜 슬퍼 안타까운 이야기.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2009년 3월 6일 금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케이(권상우)와 크림(이보영). 이것은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그들의 이름이다. 상대에게서 받은 이름을 부모가 지어준 이름보다 더 친숙하게 여기고, 오랜 세월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온 젊은 남녀.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 분명한 남자 여자의 사랑으로. 하지만 각자의 마음을 ‘사랑해’ 대신 ‘좋아해’로 포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케이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위태롭게 놓여 있다. 그렇기에 크림이 외롭지 않도록 그 옆자리를 채워주려 안간힘을 쓴다. 케이의 선택은 현명하고, 친절하고, 건강한 치과의사 주환(이범수)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크림 역시 주환이 좋다고 한다. 정말로 잘된 일이지만, 크림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서야 하는 케이의 속은 뒤틀리고 눈물로 넘친다. 그리고 이것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른 남자에게 가야하는 크림 역시 마찬가지다.

케이와 크림, 주환의 사랑은 시종일관 담담하다. 그들의 마음 속 안에 어떠한 감정이 도사리고 있건, 속이 얼마나 징그럽게 썩어가건 그들은 상대에게 자신을 삼킨다. 이것은 어찌 보면 슬픔보다 더 슬픔을 위한 장치이다. 절제된 감정에서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어떤 것 보다 더 시릴 수 있는 파급력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영화는 그리 슬프지 않다. 배우들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큰 울림을 주지 못한 채 그 순간의 자리에 머물고, 전체적인 유기성을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감성을 수반한 심플한 대사들이 제대로 제 위치에 놓여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것들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사랑하는 여인이 있고, 다른 남자에게 보내야 하는, 슬픈 남자가 나오는 기존 멜로의 틀과 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못한다. 한 마디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슬픈 이야기일 뿐인 것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시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어려운 틀을 벗어나, 감성적이고 위트 있는 새로운 형태의 시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던 ‘원태연’의 영화 첫 데뷔작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영화감독이라는 명칭보다 시인, 작사가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영화 곳곳의 대사들과 내레이션이 마치 그의 시집을 보는 것 같고, 짙은 감수성의 농도는 현실과 거리를 둔다. 이에 더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과도한 까메오 출연진들의 등장은 주인공들의 슬픈 사랑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여기에 좀 과하다 싶은 음악사용까지. (물론 라디오 PD와 작사가가 주인공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영화에는 첫 멜로 영화를 선보이는 한류스타 권상우와 굵직한 영화에서 히로인이었던 이보영. 여기에 요즘 한창 훈남으로 이미지 급상승 중이신 이범수가 함께 했다. 캐스팅으로만 본다면야 꽤 매력적인 요건이다. 하지만 그들이 영화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꼼꼼히 해냈는지는 앞으로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의 감수성과 눈높이에 달린 것 같다. 과연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되어 눈물 한 자락에 손등을 적실지. 아니면 제목이 가장 슬픈 이야기가 될지.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멜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택이 자못 궁금해진다.

2009년 3월 6일 금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한류스타 권상우를 좋아하는 각국의 분들이라면 뭐...
-자못 분량이 적어 오히려 아쉽지만 이범수는 역시 훈남..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멜로 영화라 반갑나? (참 요즘 드물었다. 맨날~ 스릴러만..)
-원태연 시인, 원태연 작사가, 를 좋아 했던 분들이라면, 그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도..
-오락성 6점. 오로지 ‘이한위’님에게 헌사. 그대는 진정 이 영화의 ‘깊은 산속 옹달샘’
-그동안 보여줬던 뮤직비디오와 달라요.
-혹시 배우들의 확 바뀐 연기력을 기대했나요?
-여러분~ 그동안 까메오가 너무 많이 나오는 영화 보기 힘드셨죠?
-슬픔을 느끼기 전 상업성을 먼저 느끼게 될 수도..
20 )
kisemo
잘봤습니다   
2010-04-11 14:35
naredfoxx
재미 없을 것 같더라..   
2010-01-01 18:02
nada356
잘 읽었어요.   
2009-12-07 21:46
hyosinkim
예상했던,,   
2009-03-13 17:05
ruddk830
역시나 기대됬던., 평가...   
2009-03-13 16:16
m2935
이런 반응에 더 궁금해지는군요.   
2009-03-10 10:32
lita97
길고 긴 뮤직비디오 같기도 했고 눈물이 나올듯말듯 ㅠㅠ   
2009-03-09 21:14
okane100
평가가 너무 안좋네요.   
2009-03-0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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