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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별 볼일 없어 보이더니.. 꽤 마음에 드는 ‘완전 범죄 프로젝트’인걸
뱅크 잡 | 2008년 10월 27일 월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살아가는 내내 세상에 순응하여 곧이곧대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건, 아니면 사사껀껀 세상에 삿대질을 해가며 역주행을 했던 사람이건 간에, 누구나 한 번쯤은 제대로 된 완벽한 ‘한탕’을 꿈꿔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것은 ‘꿈’ 또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로 치부되며 당장 번잡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혹은 꽉 막힌 도로에 기름 태워가며 차를 몰고 나가야 하는 드럽고 치사한 현실의 일터에 자리를 내어준다.

하지만 이런 허황한 ‘꿈’들이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는 참 자주도 일어나는 현실이 된다. 물론 다 성공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 있고 잘 빠진 배우가 주인공 일수록 성공의 확률은 커진다. 그래서 그들의 ‘한탕’을 향한 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결국 현실의 보통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대리만족의 기회를 선사하는 조금 부러운 놈들이 된다.

<뱅크잡>은 바로 ‘한탕’의 꿈을 가진 이들이 ‘완벽한 한탕’으로 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처자식 줄줄이 딸린 것도 모자라 빚도 줄줄이 딸려 마음고생 하던 찰나에, 옛 애인인지 친구인지 잘 빠진 여인이 다가와 완전 범죄의 한탕을 제안하니 테리(제이슨 스태덤)의 마음은 동동거린다. 하지만 구미가 철철 당기는 은행 금고 털이 계획을 마다하기엔 현실이 너무 궁핍하다. 결국 그녀(섀프론 버로즈)의 의심스러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테리는 친구들을 불러 모으고, 정신 바짝 차리고 범행 계획에 몰두한다. 하지만 이들 7명은 다른 영화의 일당들과 달리 아마추어 냄새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은행털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준비된 것이라곤 설계도와 땅 파는 기계들 정도다. 여기다 노크 소리에도 숨을 목구멍 밑으로 숨기는 소심함까지 가지고 있으니, 어디다 ‘나 강도요’하면 ‘네~ 그러세요?’ 나오기 딱 알맞다. 그러나 그들은 최선을 다해 땅굴을 파고 결국은 일확천금을 품에 안는다. 하지만 품에 안은 일확천금이 영국 군사 정보국 MI5의 계획아래 목숨을 담보로 대신 수행되어진 것이며, MI5가 그들을 통해 빼내려 한 것이 영국 왕실과 정치계 주요 기득권자들에게 대대손손 치부로 남을 기념비적 음란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이유로 또 다른 존재들의 위협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일확천금을 써보기는 커녕 목숨부지도 힘들다는 것에 거품을 문다.

<뱅크잡>은 극적인 반전요소를 쓰거나 범행의 과정을 비추는데 있어서 감탄을 자아낼 만큼 현란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기 다른 조직이 결국 하나의 사건으로 모아지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완전 범죄 프로젝트’ 영화가 보여 줘야 하는 치밀함을 탄탄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급커브 몇 십번 나오는 추격신이 없어도, 공상과학 영화 보는 듯 한 현란한 기술이 없어도, 지루함 없이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영화 초반 서로 다른 조직 간의 이해관계를 눈치 채려면 충분한 집중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중반부로 넘어 가면서 어떤 금고 하나에 왜 모두다 안달복달 하는지, 이 영화가 마지막에 가서야 뒤통수 한 대 때리고 끝나버리는 ‘한탕’ 영화들과 달리 좀 더 똑똑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영국의 실제 미해결 사건이라는 사실은 더욱 큰 감정적 흥분을 보는이로 하여금 유발시키는 요소이며, 어리숙해 보이지만 착해보이는 은행털이범들의 미래가 꽤 그럴싸함은, 좀 더 유쾌한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겟 어웨이> <단테스 피크>의 ‘로저 도날슨’ 감독은 요즘 한창 액션 부분에서 주가를 달리고 있는 ‘제이슨 스태덤’을 필두로 꽤 유려한 연출을 선보였다. 별다른 화려한 배역진이나 전문가들을 등장시키지 않고도 각각의 팀(은행털이 팀, MI5, 매춘 업자, 경찰, 마이클 엑스 등등)들이 교차되며 나아가는 탄탄한 구성력은 전체를 그리고 이끌어가는 감독의 기지를 보여준다. <뱅크잡>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혹은 예상외의 긴장감과 재미를 던져주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2008년 10월 27일 월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내용 없이 반전만 노린 영화에 지친 당신이여. <뱅크잡>으로 오라.
-여주인공 언니는 참 섹시하고 길쭉하고 지적이라 보기가 좋아.
-실화 기반으로 한 영화, 범죄 스릴러 좋아하는 그대라면 꼭 보아두길.
-<오션스 일레븐>이 딱 스타일이라면. 그것과는 달라요.
-70년대 영국 런던이 배경. 은행 터는데 공상과학 영화를 넘어서는 최첨단을 기대한다면.
-어찌 보면 잔잔한 ‘완전 범죄 프로젝트’ 일수도. 마지막에 끝장나게 뒤통수 때리는 거 기대한다면 다른 영화로 고개 돌리시길.
-우리의 대머리 아저씨! 제이슨 스테이섬의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던 당신이라면...
20 )
kisemo
잘 읽었습니다^^   
2010-05-02 14:39
hsh0101
여전히 실망했음...   
2009-01-07 13:21
ejin4rang
작품성있네요   
2008-12-02 15:23
joynwe
기자평에 비해서는 별로던데...   
2008-11-06 09:05
h31614
꼭 보고싶습니다. 제이슨 스테이덤 액션은 내용을 불구하고 너무 박진감넘치고 지루하지 않게 박력이 철철넘쳐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것같아여   
2008-11-03 17:21
ldk209
제이슨 스테이섬의 액션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확률 높음...   
2008-11-02 18:12
bjmaximus
여주인공 <딥 블루 씨>에서도 참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쉽게 뜨진않더라.   
2008-10-31 08:25
dlftkarhdtk
재밌겠는데요~   
2008-10-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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