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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최초여서 우는 게 아니라 익숙해서 울어준다.
각설탕 | 2006년 7월 26일 수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한국영화 최초로 경주마를 소재로 한 <각설탕>은 그 ‘최초’라는 단어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감동(?)으로 치환하는데 성공했다.

아직까지 경주마의 세계는 한국사회에선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도박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인식 되어 있기에 소녀와 말의 성공신화 혹은, 성장담은 대중 관객에게는 소재의 색다름 그 이상의 흥미는 유발시키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설탕>은 아주 영리하게도 할리우드 감동무비 구조를 그대로 답습해 색다른 소재에서 오는 흥미반감 요소를 말끔하게 제거한 성공작으로 평가받을 듯하다.

극히 몇몇 작품을 빼고 대부분의 동물 영화들이 그렇듯 <각설탕>도 소녀와 말의 이야기에서 삶의 희망과 용기를 먼저 느끼게 하기보다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아내게 만드는 신파를 먼저 내세운다. 결국, 신파는 감동으로 오인 받고 영화는 상업영화로서의 자질을 획득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훌륭한 기수로서의 삶을 꿈꾸고 그 목표에 매진하는 ‘시은’(임수정)과 그녀를 친구로 엄마로 생각하는 말 천둥의 인생 궤적은 충분히 아름답고 슬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까지다. 실감나게 잡아낸 경주 장면은 아름답고 착하기만 한 이 영화에 보태진 미덕일 뿐 기술적/영화적 성취로까지 이어지진 못한다.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경마 세계의 이면은 여성기수 시은의 좌절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말 천둥과의 관계에 관객들이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달리 말해 ‘여성기수’ 경마세계의 ‘이면’ ‘경쟁’ 등 대중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이외의 것들을 오직 시은과 천둥의 ‘관계’를 위해 희생시켰다는 말이 된다. 남자대 여자의 성대결은 폭력적인 선수시스템에서 나온 선정적인 눈요기꺼리로 전락해, 소녀의 성장담은 인위적인 성공담으로 전락한다. 오직 이기기 위해 벌어지는 기수 세계의 암투 또한 악한 사람은 망하고 착한 사람은 복받는다는 식의 고전적 발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경마세계의 이면은 철저히 감동을 가장한 신파를 위해 평면적으로 나열되고 쓰인다.

이 같은 혹독한 평가에 <각설탕>은 반문할지 모른다. 영화는 독하게 참고 있던 눈물을 기어코 떨구게 만드니깐. 하지만 눈물 흘렸다고 해서 감동 받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저 사랑하는 주인 시은을 위해 경주마로서의 본분에 마지막까지 충실했던 천둥의 그 갸륵한 희생이 안타까워 흘리는 연민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엔딩을 위해 차근차근 소재를 이용, 단계를 밟아나간 영화는, 그들이 말하는 감동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영화에 대해 뭔가를 끼적거려야 하는 입장에서 위문장을 고친다면 다분히 ‘신파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된다.’라고 써야 정확한 의미전달이 될 듯.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곧잘 잊게 되는 할리우드 감동무비들을 생각해 볼 때, <각설탕>이 주는 감정적 여운은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소녀의 성장, 동물과의 교감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 끝에 영화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영화는 할리우드의 감동 공식을 그대로 대입했을 뿐 여성기수의 성공서사도 소녀의 성장담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 소녀가 성장하기 위해선 ‘수컷’ 천둥의 희생이 꼭 필요하다는 영화의 구조만 보더라도 <각설탕>은 감동을 가장한 신파무비임에 분명하다.

이환경 감독의 <각설탕>은 분명 ‘최초’인데도 ‘최초’같지 않다.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할리우드 영화들. 한국영화시스템 안에서 탄생했고 한국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왠지 리메이크작을 본 듯한 기분에, 펑펑 흘렸던 눈물이 그세 말라 버린다.

글_ 2006년 7월 26일 수요일 | 최경희 기자
흥행성
79 %
작품성
69 %

-사는 게 힘들어 목 놓아 울고 싶은데 장소가 마땅치 않다면....
-임수정의 눈물연기 지대로 보고 싶다면...
-경마세계에 유독 관심이 많다면.....
-스포츠로써 경마를 즐기고 싶은 경마입문자라면......
-화장 곱게 하는 여성들! 영화 끝날 때쯤 팬더 돼있다. 노메이크업 필수!
-눈물 흘리게 만드는 영화 딱 질색인 사람들.

47 )
gaeddorai
쉽지않았을 제작과정이 눈에 보인다   
2009-02-13 21:26
callyoungsin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2008-05-13 16:18
kyikyiyi
슬프긴한데 재미가 없었어요   
2008-05-09 10:36
qsay11tem
나름대로 감동적이에요   
2007-11-22 13:59
kpop20
익숙해서 우는게 아니라 슬퍼서 운...   
2007-05-27 13:23
kangwondo77
익숙해서 울어주는군요..   
2007-05-04 20:15
kgbagency
아직 못봐서 아쉽다는...   
2007-04-15 17:55
blue7cok
나도한곡받는대...슬퍼.   
2007-01-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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