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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가 아닌 극복의 복수 (오락성 5 작품성 6)
찬란한 나의 복수 | 2023년 3월 31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임성운
배우: 허준석, 이영석, 남보라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9분
개봉: 3월 29일

간단평
어린 아들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잃은 형사 ‘류이재’(허준석).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는 만료됐고, 가정은 붕괴됐다. 술에 의지해 피폐한 일상을 살던 그는 새로 전출 간 남원에서 ‘엄소현’(남보라)과 그 아들을 만나며 새로운 삶을 기대하게 된다. 희망에 맞닿을 무렵 우연히 지역의 유력자인 ‘임학촌’(이영석)을 만나고 그가 바로 아들을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찬란한 나의 복수>는 자기파괴와 파멸, 파국으로 귀결되는 통상의 복수극과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앗아간 존재이자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증오의 대상을 맞닥뜨린 아빠이자 한 인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형사인 ‘이재’는 아들이 당한 교통사고에 대해 누군가의 복수는 아닐지 줄곧 의심해 온 터다. 단순한 사고가 아닌 의도된 살인은 아닌지, 그는 십수 년을 고통과 절망 속에 자학해 왔다. 영화는 이재의 의심이 희미해지는 순간 ‘범인’이라는 강력한 유인을 등장시키며 의심의 불씨를 재점화한다. 잔인하지만, 세상을 향해 한 발 내딛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아이러니함이다. 한데 범인인 ‘학촌’의 행세가 평범치 않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 3년이나 지난 시점이라 그 어떠한 법적 처벌에서도 자유롭다지만, 마치 자기 잘못을 과시라도 하듯이 유유하게 이재를 도발한다. 이재를 다시 의심의 시험대에 올리는 데 필요한 하나의 장치로 접근한다면 설득되는 지점이다. ‘학촌’역의 이영석 배우는 어눌한 말투로 이재를 희롱하는데 그 연기가 일품이라 이재가 성취하는 파괴가 아닌 극복이라는 ‘찬란한’ 복수에 방점을 찍는 데 크게 기여한다. 베테랑 배우 허준석이 ‘이재’로 분해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달려라 자전거>(2008)의 임성운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차분하게 주제의식을 전달한다.


2023년 3월 31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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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화제작 <더 글로리>를 보고 ‘복수’를 다룬 콘텐츠에 관심이 높아졌다면, 한 번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오락적인 영화를 선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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