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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죽음을 알리는 어머니의 외침 (오락성 6 작품성 7)
|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치노늬 추크우
배우: 다니엘 데드와일러, 제일린 홈, 헤일리 베넷, 우피 골드보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1분
개봉: 3월 22일

간단평
1955년 인종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카고에서 엄마 ‘메이미’(다니엘 데드와일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4살 흑인 소년 ‘에밋 틸’(제일린 홈)은 미시시피에 있는 사촌을 만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사건의 용의자는 건장한 체격의 백임 남성들. 하지만 증거는 불충분하고 용의자와 변호인들은 거짓말을 일삼으며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미국 남부에선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려 한다. ‘메이미’는 ‘에밋’의 참혹한 모습을 세상에 공개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로 결심한다.

<틸>은 1955년 미국 남부 전역에 민권운동의 확산을 불러일으킨 ‘에밋 틸 피살 사건’을 피해자 ‘에밋’이 아닌 엄마 ‘메이미’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실화 바탕의 드라마다. 영화 초반은 ‘에밋’이 얼마나 다정하고 상냥한 아이인지, ‘메이미’가 그런 ‘에밋’을 어떻게 키워왔는지 정성스럽게 설명하는 데 할애된다. ‘에밋’이 살해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 ‘에밋’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나 훼손된 시체를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해 사건의 끔찍함을 짐작하게 만든다. 실제 사건에 비해 그 잔인함이 덜하다지만 공분을 일으키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정도다. 그렇게 영화는 분노에 휩싸인 ‘에이미’가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본인의 목숨까지 걸어가며 분투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다만 영화에서 권선징악을 통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해선 안 된다. ‘메이미’를 비롯한 흑인 인권 운동가들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용의자들의 무죄로 흐지부지 일단락됐고 ‘에밋 틸 린치 금지법’은 사건으로부터 70여년이 지난 2022년이 되어서야 통과됐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을 충실이 따른 씁쓸한 결말로 막을 내린다.

<클레멘시>(2019)를 통해 흑인 여성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치노늬 추크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에밋’ 역의 제일린 홈은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했으며 국내에선 크게 알려지지 않은 배우 다니엘 데드와일러가 ‘메이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끝에 제7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전 세계 영화제 2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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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조차 서서히 잊혀져 가는 1955년 ‘에밋 틸 피살 사건’, 67년 만에 드디어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서 재조명됐는데… 잊지 말아야 할 비극적인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다시금 상기시키는 작품
-죄 지은 사람들이 벌 받고,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해소하는 권선징악의 결말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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