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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타임
슬슬 스릴을 즐길 채비를 해 볼까? | 2004년 3월 9일 화요일 | 김작가 이메일

불륜만한 스릴러가 또 어디 있겠는가?
불륜만한 스릴러가 또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만큼 뼈아픈 배신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곧 믿음이란 말로 정의되기 때문에 배신은 그만큼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 믿음 때문에 쉽사리 배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랑. 이런 사랑과 배신 때문에 여기 한 사내가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기 일보직전의 상황에 놓여있다. 그래도 여전히 한 가닥 사랑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게 인간이니 어찌하리. 더욱더 위험한 수렁으로 빠져드는 수밖에.

아직 위험에 처하지 않은 사내의 상황은 이렇다. 매트(덴젤 워싱턴)의 직업은 경찰. 뚜렷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아내 알렉스(에바 멘데스)와는 별거중이고 아내가 법원에 이혼청구를 한 상태다. 마지막 짐을 가져가겠다고 통보한 아내 역시 경찰이다. 백인 아내와의 실패 때문인지 지금 매트는 앤(산나 라단)이라는 흑인 여인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앤은 남편이 있는 여인으로 매트와 불륜관계인 것이다. 경찰로서 매스컴도 타고 주변사람들의 신망이 두터운 매트. 하지만 가정사나 개인사는 이처럼 신망이 아닌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뭐 한마디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씀.

이제 매트가 위험한 상황에 빠져드는 과정이다. 남편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견디며 살아가는 앤. 매트는 어떻게든 그런 앤을 보호하고 싶어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죽을병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스위스에 가서 수술을 하면 나을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하지만 여기에는 감당할 수 없는 돈이 필요하다. 앤은 남편이 자신 몰래 들어둔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려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자 마지막 선물이라며 매트가 자신이 죽고 나면 보험금을 타게끔 돌려놓는다. 이 얼마나 세심하게 바라던 사랑의 배려인가. 그러나 앤이 던진 마지막 한마디가 결정적으로 상황을 바꿔놓는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이나마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 위해 몰래 도망치겠다는 것이다. 결국 매트는 앤이 죽게되면 보험금을 타 다시 채워 넣겠다는 생각으로 경찰서의 공금을 빼돌린다. 역시 세상만사 돈이 문제다. 돈이 개입되면서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앤의 소식이 두절되고 그날 밤 그만 앤과 남편의 시체로 추정되는 시체가 불에 탄 채 발견된다.

믿어주기엔 너무 의심스러운 이 남자
믿어주기엔 너무 의심스러운 이 남자
이때까지 영화는 비교적 평범하게 진행돼 왔다. 매트와 앤의 스릴 있는 애정행각을 빼고 나면 특별히 일이랄 것도 없는 상황으로 너무 사전 설명이 장황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나 이 장황했던 상황 하나 하나가 서서히 매트를 죄어오는 상황으로 돌변하면서부터 영화는 속도감을 내기 시작한다. 일단 이웃집 할머니가 그날 밤 주위를 어슬렁거렸다는 사내의 몽타주를 그리는데 매트랑 비슷하다.

앤의 통신 기록 조회와 당분간 찾으러 올 줄 몰랐던 돈까지 찾으러 오겠다니 그야말로 매트가 방화범일 수밖에 없는 적절한 상황이다. 여기에 앤의 죽음 뒤에 보험금을 탈 운명이니 그야말로 범인으로 몰리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기를 향해 있는 모든 화살을 동료들이 보지 못하도록 절묘하게 가리는 순간의 긴장감. 이제 비로소 영화는 스릴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대로 당할 수만 없었던 매트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들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기 위해 기억을 더듬으며 사건을 역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단추 한번 잘못 끼워 처음부터 다시 옷을 입어야 할 상황이다. 알렉스가 수사를 책임지게 되는데 남편으로서는 몰라도 경찰로서는 철석같이 믿었지만 왠지 조금씩 수상한 낌새를 차리고 매트를 주시한다. 첫 단추부터 다시 끼기로 작심한 매트는 앤의 병을 진단한 의사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간다. 자신과 함께 찾아갔던 앤의 주치의가 가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매트를 속인 것일까? 앤 일까? 그녀의 남편이라면 시체 하나는 앤이 맞지만 다른 하나는 남편의 시체가 아닐 것이다. 혹은 앤이 가짜 주치의와 짜고 한 짓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매트는 돈도 찾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느슨했던 발단과 달리 스릴과 속도감이 서서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카메라 역시 빠른 클로즈업으로 이런 속도감을 뒷받침한다. [하이 크라임]에서 이미 반전의 묘미와 스릴러의 긴장감을 경험했던 칼 프랭클린 감독은 스릴러에 일가견이 있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마지막까지 쉽사리 범인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설령 범인이 나타난다고 해도 매트는 어떻게 그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끝까지 밀고 간다. 사실 매트는 필자가 범인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뒤집을 것인가에 더 걱정이 앞설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덴젤 워싱턴이란 인물이 한 몫 했다. 그동안 모범적이고 착한 흑인의 대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직맨으로 등장했던 그가 아니던가. 하지만 [트레이닝 데이]에서부터 선과 악, 혹은 정직과 일탈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인물을 보여주면서 그에게서 또 다른 캐릭터를 발견했었다.

이 영화에서도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이 너무나 다른 인물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 것인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단서를 제공한다. 스릴러 영화는 관객과의 두뇌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관객들이여 너무 이리 꼬고 저리 꼬아 생각하지 말기를. 영화 중반에 스스로 범인을 지목하고 결말에 그 범인이 실제 범인이었을 때 희열을 느끼는 관객을 아직 보지 못했다. 매트가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가는지 따라가다 보면 깔끔한 스릴러 한편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3 )
ejin4rang
스릴있다   
2008-10-15 17:06
callyoungsin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스릴러 한편   
2008-05-19 11:42
ldk209
굳이 맞추려 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   
2007-01-16 21: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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