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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평이한 애니메이션 블록버스터
신밧드: 7대양의 전설 | 2003년 7월 10일 목요일 | 임지은 이메일

“두근두근 울렁울렁 가슴 뛰지만/무섭고도 두려워서 겁이 나지만/신밧드야 오늘은 어디로 가나/우리모두 듣고싶다 얘기보따리.”로 이어지는 만화영화 <신밧드의 모험> 주제가를 기억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을 것. “그런 만화 듣도 보도 못했는데요?”라고 되묻는 ‘진짜 젊은이’나 어린 시절 공부에만 매진했던 천연기념물들은 논외로 치기로 한다. 기분 나쁘게스리... 어쨌든 터번을 둘러 쓴 용맹스런 꼬마 신밧드의 모험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학교 음악 시간에 했던 큰북 작은북의 합주처럼 우리 어린이 여러분의 가슴도 신나게 요동쳤드랬다.

그런데, 이번에 온 신밧드는 차원이 틀리다. “차원이 다른 놈이 온다”는 학원 폭력만화나 괴수 시리즈영화의 단골 카피지만, 어린이용 만화라기보다는 여름용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을 보더라도 별 수 없이 비슷한 반응들이 터져 나올 것. 그만큼 2D(셀 애니메이션)와 3D(컴퓨터 그래픽)를 결합해 창조해낸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의 화면은 이전의 칙칙한 ‘만화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처럼 호쾌하고 시원스럽다.

우선 간략한 내용부터 소개. 너른 바다를 항해하는 해적 신밧드(브래드 피트)는 어느 날 망망대해를 떠돌다 어린 시절의 친구이자 시라큐스의 왕자인 프로테우스(조셉 파인즈)와 마주친다. 왕자의 배에는 시라큐스의 존립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보물인 ‘평화의 책’이 실려있었고, 신밧드는 전혀 영웅답지 않은 “우정 따위 알게 뭐냐” 태도로 보물을 가로채려 한다. 그러나 불화의 여신 에리스(미셸 파이퍼)가 조종하는 괴물을 힘을 합쳐 물리쳐내면서 두 사람은 다시금 우정을 확인한다.

한편 오랜만에 시라큐스로 돌아온 신밧드는 책 도둑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알고 보니 에리스가 신밧드로 변신해 책을 훔치고 그를 함정에 빠뜨린 것. 프로테우스는 신밧드 대신 감옥에 갇히겠다고 나서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신밧드는 할 수 없이 여신의 본거지인 죽음의 땅 탄탈루스로 보물을 되찾기 위한 기약 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한편 그의 모험에 동참하는 것은 늘 바다를 동경해 왔던 프로테우스의 약혼녀 마리나(캐서린 제타 존스).

애니메이션의 발전상을 재확인하게 해 주는 비주얼과 스케일 면에서도 그렇지만,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은 스토리만 보더라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그것과는 다르다. 우선 그리스 신화와 전설, 우화를 비롯해 서양문화에 뿌리깊이 도사린 요소 요소들을 차용해 하나의 새로운 모험담을 창조해냈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을 것. 예컨대 죽음 앞에서 우정을 시험한다는 설정은 한국에도 익히 알려져 있는 <데이몬과 피시어스>의 우화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파멸로 이끈다는 사이렌의 등장도 낯설지 않다. 한편 파멸의 여신 에리스는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는 존재. (막간을 이용한 기억 더듬기.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데 앙심을 품은 에리스가 황금사과를 던지며 “이 사과는 최고의 미인만이 차지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고, 그 때문에 여신들 사이의 불화가 시작되어 결국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졌던 거다. 생각이 나시는가?)

신밧드의 성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또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과는 판이하다. 속물적이고, 바다 사나이 주제에 섬으로 휴양 갈 생각이나 하고 있고, 돈만 밝히고, 심지어는 마리나한테 꽉 잡히지만 않았어도 친구를 죽게 내버려두고 저 혼자 토꼈을 위인. 그러나 신밧드의 좋게 말하면 ‘모던한(일단 고전적인 영웅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면모들 아닌가)’ 성격은 목소리를 빌려준 브래드 피트 특유의 쿨한 이미지와 맞물려 매력적으로 비친다. 사실 주인공 캐릭터들은 브래드 피트를 비롯한 배우들의 표정과 동작에서 모습을 따왔고, 그 탓인지 세 배우의 목소리는 캐릭터와 무리 없이 잘 어울리는 편.

<신밧드: 7대양의 전설>에서 가장 돋보인다고 할 만한 부분은 역시 호쾌한 비주얼이다. 특히 배가 망자들의 나라 탄탈루스로 향할 때의 속도감과 출렁이는 바다의 질감은 압권. 마리나와 신밧드가 얼음 새에게 쫓기는 장면 또한 유쾌하면서 스릴이 넘친다. 그러나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신밧드: 7대양의 전설>은 걸작의 범주에 들지 못하며, 그 안에는 어떤 유일무이한 독특함이 없다. 익히 보아온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변별될 캐릭터만의 매력도 아쉬운 부분. 동전의 양면처럼 안정적이지만 평이한, 다시 말해 ‘무리 없다’는 점이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이자 약점이 될 것이다.

2 )
ejin4rang
신밧드 모험재미있다   
2008-10-16 09:56
js7keien
DownGrade Ver.[알라딘]+[그리스 신화]   
2006-10-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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