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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 영화여, 진화하라!
보스상륙작전 | 2002년 9월 4일 수요일 | 이메일

최근 한국 코미디 영화의 행보를 보면 위태위태하기 짝이 없다. 한때 근엄한(?) 조폭들이 망가지는 모습에 배를 잡고, ‘조폭’을 한 시대의 신드롬으로까지 만들면서 열광했던 관객들은 이제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조폭 타령에 노이로제가 걸렸다. 변덕스러운 관객들의 입맛을 잘 읽어내는 것 또한 영화인들의 과제 중 하나일 것이나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을 보면 이런 관객들의 취향을 무시한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조폭이라는 식상한 소재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선 ‘조폭 영화’로 낙인찍힌(!) 영화들은 개봉하기도 전에 유치하다고 혹평이 쏟아진다. 남다르다고 강조하지만 뚜껑열면 다 똑같다. 조폭 영화로 분류당한 영화들이 겪는 이런 살인적인(?) 비판을 엎어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네발가락>, <뚫어야 산다>에 이어 <패밀리>까지, 최근의 한국 코미디 영화들은 이런 냉대를 이기지 못하고 하나 하나 쓰러져갔다. 그리고 이런 우려 속에서 또 하나의 조폭 코미디 영화가 개봉하였다. 바로 제목부터 조폭 냄새가 나는 <보스상륙작전>이다.

<보스상륙작전>은 처음부터 절대 조폭 영화가 아니라고 강조에 강조를 거듭했다. 앞서 운명을 달리한 쌈마이 영화들처럼 꽃도 피워보기 전에 별다섯개 평점이 2개로 유지되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스 상륙작전>은 정말 고급스럽고 남다른 웃음을 관객들에게 선사할까? 조폭을 잡기위해 검찰이 룸싸롱을 차린다는 영화 같은(?) 설정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터프가이 조폭 두목과 멍청한 똘마니들, 엉성한 검찰, 쭉쭉빠진 나가요와 웨이터들이 한군데 어우러져 있다. 검찰이 ‘웨이터’가 되고, 여경이 ‘나가요’가 된다? 황당하지만 궁금해진다.

시트콤 전문가답게 김성덕 감독은 웃음의 감칠맛을 살리는 요리법 노하우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TV 교양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패러디한 룸싸롱 교육씬은 씹을 거리를 찾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앉아있는 관객들을 순간 웃음바다로 몰아넣는다. 아차 싶은 다음 순간에 연이어 터지는 망가진 성현아의 코믹 연기와 황당하게 리메이크 된 춤과 노래들-‘빠순이’와 ‘Yes Sir, I can booking’의 가사는 정말 압권이다-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 까메오들의 깜짝 출연-이경실, 김국진 등-역시 웃음을 이끌어낸다. 게다가 코미디라는 장르에 부패한 정부와 권력층의 작태를 비꼬는 양념을 얹어놓으며, 은근슬쩍 사회를 꼬집고 들어가는 모양새 또한 의식있는 코미디로써 갖춰야 할 필수코스를 따르고 있다.

물론, <보스상륙작전>도 다른 영화들에게 쏟아졌던 비판을 모두 피해갈 수는 없다. 상당량의 촬영분이 잘려나갔을 것으로 잠작되는 스토리 전개는 중간중간 맥이 끊기는 느낌이 뚜렷해 하다만 이야기처럼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지나치게 욕설이 남발되는 것도, 전형적인 조폭 이미지 망가뜨리기도, 상투적인 결말과 오버 액션까지도, <보스상륙작전>은 다른 조폭 코미디 영화의 한계를 벗어나는 기적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게다가 조폭과 검사가 알고보면 채팅 친구였다는 설정은 부패한 권력층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진 조폭을 통해 폭력을 정당화시키려는 어불성설이다. 시트콤의 냄새가 진하게 나지만,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니 맛깔나는 대사에 중심을 두는 시트콤의 매력은 줄어들었다.

<보스상륙작전>은 마음놓고 박수치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기존 조폭 영화들보다 깔끔한 구성과 웃음에서 조금이나마 진화하는 한국 코미디 영화를 상상하며 신나게 웃었으니 그걸로도 좋지 않은가.

2 )
ejin4rang
별로였다   
2008-10-16 15:49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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