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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함과 낭만이 묘하게 뒤섞인 (오락성 6 작품성 7)
6번 칸 | 2023년 3월 8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유호 쿠오스마넨
배우: 세이디 하를라, 유리 보리소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3월 8일

간단평

모스크바로부터 1,067km 떨어진 러시아 최북단 도시 ‘무르만스크’행 기차 6번 칸에서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난다. 모스크바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하는 핀란드 유학생 ‘라우라’(세이디 하를라)는 고대 암각화를 보기 위해, ‘료하’(유리 보리소프)는 계약된 일을 하기 위해 종착지를 향해 며칠을 밤낮없이 달리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6번 칸>은 ‘90년대, 기차여행, 우연히 만난 남녀’라는 면에서 영화 <비포 선라이즈>(1996)가 언뜻 연상되는 작품인데, 그 결은 사뭇 다르다. ‘현실판 <비포 선라이즈>’라는 해외 매체 Variety의 표현처럼 <비포 선라이즈>가 비주얼과 로맨틱한 정서, 위트 있는 대화로 관객을 사로잡은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 영화였다면 <6번 칸>은 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이다. 연인의 갑작스러운 취소로 어쩔 수 없이 홀로 여행하게 된 라우라는 소외감과 외로움, 슬픔 등 자기감정을 추스르기도 벅차다. 한데 기차의 좁은 공간을 낯선 사람, 그것도 보드카를 마시고 있는 무례하기 그지없는 남자와 몇 날 며칠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갈지, 여행을 지속할지 고민하는 그녀다. 반면 남자는 한낱 ‘그림’을 보기 위해 그 먼 곳까지 간다는 핀란드 여자가 궁금하다.

접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남녀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 <6번 칸>은 쓸쓸함과 낭만이 묘하게 뒤섞인 영화다. 황량한 설원을 달리는 시베리아 열차, 추위에 떠는 사람들, 꽁꽁 얼어붙은 설빙의 무르만스크 풍광 등은 영화의 쓸쓸한 정서를 고조시킨다. 반면 공중전화, 90년대 음악과 풍경 등은 감정 표현에 서툴고 어쩌면 시작됐을지도 모를 (둘의) 사랑에 낭만적인 면모를 부각한다.

제빵사 출신으로 핀란드에서는 국민 복서로 불리는 ‘올리 마키’와 그 아내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장편 데뷔작 <올리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2016)로 주목받은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신작으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2021)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고, 작품 감독 각본 여우주연상 등 2022 핀란드 아카데미 유시상 8관왕을 석권했다.


2023년 3월 8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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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로맨스에 식상했다면… 무르만스크행 기차의 이국적인 풍광+서서히 스며드는 인연
-낯선 남자 혹은 여자와 과연 서로 통할 수 있을까? 묘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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