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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인지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 (오락성 8 작품성 8)
피아노 |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감독: 제인 캠피온
배우: 홀리 헌터, 하비 케이틀, 안나 파킨, 샘 닐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21분
개봉: 12월 4일

시놉시스

19세기 말, 20대 미혼모 에이다(홀리 헌터)는 아홉 살 난 사생아 딸 플로라(안나 파킨)를 데리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낯선 뉴질랜드에 도착한다. 여섯 살 때부터 말하기를 그만두고 침묵을 선택한 에이다를 세상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는 피아노와 딸 플로라뿐이다. 모녀를 데려가기 위해 해변으로 온 남편 스튜어트(샘 닐)는 에이다에게 생명만큼이나 소중한 피아노를 해변에 버려두고 집으로 향한다. 피아노를 두고 갈 수 없었던 에이다는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이 모습에 반한 베인스(하비 케이틀)는 그녀와 비밀스럽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드는데...

간단평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21년 만에 한국에서 재개봉되는 <피아노>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유일한 여성 감독 제인 캠피온의 작품이다. <피아노>는 땅, 인간처럼 그 가치가 거래될 수 없는 것들을 교환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신과의 거래를 거부하는 마오리족을 대면한 스튜어트는 원주민들이 본인들의 땅 소유권을 자각했다는 사실이 못마땅하다. 땅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인지한 마오리족은 더 이상 스튜어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스튜어트와 베인스 사이에서 물건처럼 거래되던 에이다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자신이 가진 권리와 힘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스튜어트로부터 더욱 멀어진다. 자신을 속박하는 옷을 벗어 던진 에이다는 피아노라는 분신을 통하지 않고도 자신의 욕망과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성적 힘을 이용해 베인스의 질투를 유발하고 스튜어트를 장난감처럼 농락하는 에이다의 모습은 개봉한 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제인 캠피온 감독은 훗날 영화의 엔딩에서 에이다가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록 미수에 그치기는 했으나 에이다의 자살기도는 스스로를 파괴할 권리를 주장할 만큼 확고해진 에이다의 자유로의 의지를 보여준다.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영상.
-인류학자 제인 캠피온 감독이 보여주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모습.
-마이클 니만이 작곡하고 홀리 헌터가 직접 연주한 피아노 선율.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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