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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괴물의 우정에는 좀처럼 실패가 없다 (오락성7 작품성7 입체감7)
프렌즈 : 몬스터 섬의 비밀 3D |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 양현주 이메일

몬스터와 인간의 종을 뛰어넘은 우정은 언제나 감동을 수반한다. 미하엘 엔데 워작의 <네버 엔딩 스토리>, 스필버그의 <이티>로 시작해 <아이스 에이지>를 거쳐 <몬스터 주식회사> <드래곤 길들이기>로 넘어오는 이 이야기는 특히 판타지, SF, 애니메이션에서는 하위 장르로 분류해도 될 정도다. <프렌즈 : 몬스터 섬의 비밀>(이하 <프렌즈>)은 몬스터와 인간 사이에 친구 맺기라는 성공적인 클리셰에 3D를 접목했다. 물론 유사하다고해서 평가절하 할 이유는 없다.

3D 산업에 박차를 가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애니메이션으로서 유일하게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건 저패니메이션이다. <프렌즈>는 현재 전 세계 영화계가 열 올리는 최전선 3D에 도깨비라는 민속적인 요소를 이야기투르기로 결합했다. 1883년 출간된 동화 '울어버린 빨강 도깨비'를 원작으로 삼아 일본 전통의 정서를 녹였다. 저패니메이션은 꾸준히 요괴, 도깨비와 친화적인 일본문화를 실어왔다. 민속우화와 애니메이션가 결합한 성공적인 본보기로는 하야오 월드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물론 유럽풍의 캐릭터나 건물 배경도 많지만)과 <갓파쿠와 여름방학을> 등을 꼽을 수 있다. <프렌즈>의 몬스터 섬을 떠다니는 미생물에서는 하야오 월드의 <이웃집 토토로> 속 마크로크로스케나 <원령공주> 숲속 정령 등의 익숙한 흔적이 지나간다. 하지만 <프렌즈>는 현재 저패니메이션의 거물 지브리와 매드하우스에 빚을 지지 않고 아기자기한 감성을 완성했다.

<프렌즈> 속 인간이 사는 섬과 괴물들이 사는 섬은 지척에 있지만 왕래가 끊긴 지 오래다. 어린 형제가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버섯을 따러 금지된 섬에 방문한다. 몬스터 나키(카토리 싱고)는 인간아이에게 잔뜩 겁을 주고 쫓아버린다. 하지만 형이 도망가는 사이 아기 코타케(신도 유나)는 얼떨결에 섬에 남으면서 몬스터 나키와 인간 아기 코타케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프렌즈>의 몬스터 섬은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가득하다. 건너편 인간들의 세계는 무채색 일색이다. 마치 팀 버튼의 <유령신부> 속 무기력한 인간 세계와 활기찬 유령 세계를 보는 듯하다. 인간들의 눈에 무시무시한 소수자 몬스터가 주인공 자리를 획득하면서 다채로운 색감이 이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쏟아지는 3D 애니메이션 행렬 덕에 입체감은 나무랄 데 없지만 이야기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함량미달 애니메이션도 늘어나고 있다. <프렌즈>는 역설적으로 CG의 재질이 강해지면서 따스한 이야기가 손해를 보는 격이다. 이야기는 단출하면서 강하다. 복잡다단한 갈등을 배제했지만 전체관람가 등급이 무색하게도 진한 감성을 자아낸다. 3D효과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3D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인 어두운 화면을 밝게 해결했다. <아바타>가 전투기와 익룡 토르크의 공중비행으로 유감없이 3D를 발휘했듯이 <프렌즈>는 몬스터의 활강과 점프로 입체감을 십분 발휘했다. 모처럼 어른과 아이와 함께 만족할 애니메이션이다. 그래도 신뢰가 필요하다면 감독의 이름을 보증수표로 제시해도 좋다. <올웨이즈 - 3번가의 석양> 시리즈로 일본 아카데미 각본상 감독상을 수상한 타카시 야마자키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뜨거운 눈물 한 움큼이 아깝지 않은 전체관람가 영화다.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CG빨 날리는 그림체와 '크크섬의 비밀'에 빚진 제목,
-전체관람가보고 무시하지마라. 재밌다!
-안 운 척해도 빨간 눈은 감출 수 없다.
-어딘지 익숙한 이야기가 진부할 가능성도 있다.
-뚜껑을 열기 전, 제목, 포스터, 등급 모든 게 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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