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낯설면서도 낯익은 심리 스릴러 ‘프락치’
2005년 4월 28일 목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한국독립영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인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가 지속적으로 해외 영화제들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80년대 학원가의 ‘프락치’였던 청년과 그를 감시하는 기관원의 기묘한 동거를 다루고 있는 영화는, 습하고 축축한 여관방에 갇혀 시간을 죽여야만 했던 두 남자의 팍팍한 일상을 담는다. 결코 얄팍하지 않은 진중한 메시지를 드러냄에도 번번이 웃음을 이끌어내는 <프락치>는 로테르담, 벤쿠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4월 29일부터 개최되는 바르셀로나 아시아 필름페스티발 공식 경쟁부문에도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과 함께 나란히 선정된 상태다. 한편, 국내에 앞서 소개된 네덜란드에서는 1만 명 이상의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주최측은 전한다.

“<프락치>는 무려 7년 만에 완성된 영화다. 독일 유학을 다녀온 1996년 말, 황철민 감독은 귀국 준비를 할 무렵 만났던 실제 학원 프락치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썼다. 󰡐프락치로 지목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던 와중에 독일로 도망 온󰡑 그는 황 감독에게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안겼는데, 그 안에는 운동권 학생들의 결혼식 장면을 비롯해서 안기부 기관원과 함께 여관방에 숨어 지내던 시절이 담겨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그런 생활에 대한 한탄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는 후덥지근한 여름, 정체가 드러난 프락치와 그를 감시하는 기관원이 세상의 눈을 피해 여관방에서 함께 장기 투숙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묘사한 영화 <프락치>의 모티브가 됐다.”

이러한 기나긴 과정을 거쳐 당도한 황철민 감독의 낯설면서도 낯익은 심리 스릴러 <프락치>는 5월20일부터 CGV 강변과 CGV 상암 인디영화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참고로 ‘프락치’는 러시아어로 첩자를 뜻한다. 그러니까 한창 사회변혁에의 열정이 정점에 다다른 80년대 학원가에 프락치를 잠입시켜 정부에 반?하는 행동을 일삼는 이들의 정보를 캐내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부조리한 시대의 상징적 말이다.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