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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산드라 블록, 짙은 감정 연기. 넷플릭스 <언포기버블>
2021년 12월 14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20년간의 수감생활 후 가석방되어 사회에 복귀한 ‘루스’(산드라 블록). 그의 희망은 오직 하나, 어렸을 때 헤어진 동생과 다시 만나는 것이다. 전과자인 그를 대하는 주변의 냉담한 시선과 수십 통의 편지에도 연락 한 번 없는 동생, <언포기버블>은 동생을 찾아가는 루스의 외로운 여정을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지난 10월부터 넷플릭스는 일부 영화에 대해 CGV와 손잡고 이례적으로 선 극장 개봉, 후 공개 방식을 취했는데 <언포기버블>도 그 중 한 작품이다. 지난 10일(금) 공개 후 호평받고 있다.

가석방으로 사회에 던져진 루스가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담당 관리관은 술, 마약, 클럽 그리고 범죄자 접촉 금지 등 엄격한 원칙을 나열하고, 예정됐던 직장은 전과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한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불시에 치고 올라오는 죄책감에 루스는 감옥을 벗어나서도 여전히 고통스럽다.

루스는 그냥 전과자가 아닌, ‘보안관 살인범’이다. 과거 비극적인 사건으로 보안관을 향해 총을 쐈고 친절을 베풀려던 보안관은 사망했다. 경찰을 살해했다는 점에서 루스를 대하는 주변의 시선은 더욱 가혹해진다. 정신적인 편견과 차별을 넘어 폭력 등 물리적인 위협도 서슴지 않는다. 무엇보다 루스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두 형제는 ‘고작 20년 수감생활’은 충분한 죗값이 되지 못한다고 여긴다. 루스를 조용히 처리해 버리자는 형을 동생은 만류하지만, 그 역시 멀쩡한 삶을 영위하는 듯한 루스를 보는 것이 괴롭다.

법적인 형량을 다했다고 해서 그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언포기버블>이 첫 번째 던지는 화두다. 루스를 향한 형제의 원망과 증오의 마음, 그리고 이어지는 테러 획책까지 사적 복수에 대해 동의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공감을 이끈다. 두 번째 화두는 루스가 동생을 찾으려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해서인가이다. 이는 루스와 양부모의 대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인데,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현재 가정에서 행복하게 사는 동생 앞에 살인범 언니가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무표정한 표정과 굳게 다문 입, 공허한 눈동자. <언포기버블>은 루스로 분한 산드라 블록에 의해 오롯하게 완성된 작품이다. 루스의 동선과 시선으로 따라가며 표면 위에 드러난 것 이상으로 그 안에 가라앉은 여러 주제를 생각하게끔 여백을 마련했다. 줄곧 건조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견지하되 때때로 표출되는 감정은 매우 뜨겁다. 죄의식, 회한, 원망, 그리움, 슬픔과 기쁨 등 루스의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던 감정이 응축되어 한 번씩 폭발적으로 토해내는 인상으로 산드라 블록은 짙은 감정 연기를 능숙하게 펼친다.

<스피드>, <당신이 잠든 사이에>부터 <그래비티>, <블라이드 사이드>, <버드박스>, <오션스8> 까지 산드라 블록은 액션, 코미디, 휴먼, SF, 스릴러 등 장르불문한 연기 장인이다. 작품 선구안이 뛰어나 매번 다른 얼굴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산드라 블록이 주연한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도 추천한다. 넷플릭스 집계에 따르면 공개 일주일 만에 4,500만 계정이 시청한 ‘돌풍’을 일으킨 작품으로 매우 색다른 미스터리 공포를 접할 수 있다.

<도주하는 아이>(2019)의 각본과 연출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신예 노라 핑샤이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사진출처_넷플릭스 <언포기버블>

2021년 12월 14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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